괴물같은 실 탄소섬유
입력 : 2012.12.13 21:51
강철보다 10배 강하지만, 무게는 5분의 1
비행기부터 컴퓨터까지 '꿈의 신소재' 탄소섬유 전쟁
-탄소 섬유로 미래를 지배하라
"가볍게 이동하며 연비는 향상" 항공기·車에 주로 쓰였지만 이젠 아파트·풍력발전도 사용
-한국, 일본을 잡아라
도레이 등 日업체들이 세계 빅3 꾸준한 투자로 34년만에 이익
태광·효성 등 한국도 뛰어들어… 일본처럼 길게 보고 승부해야
지난 9월 IT업계에 애플이 맥북과 아이패드 외장재로 신소재를 사용할 것이란 소문이 퍼져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애플의 새 제품이 소재와 디자인 혁신을 주도, 또 한 번 시장을 뒤흔들 것이란 내용이었다.
얼마 뒤 일본 IT 웹사이트인 맥오타카는 애플이 이 신소재를 사용한 자전거 제조업체 대표를 복합소재 수석 엔지니어로 채용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입을 닫아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소문은 신빙성을 더했다.
여기서 말한 신소재는 탄소섬유(Carbon Fiber)다. 강철보다 강도는 10배 높으면서 무게는 5분의 1에 불과해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거의 100%에 가까운 탄소원자로 구성된 섬유로 한 가닥의 탄소섬유 실에는 수천 가닥의 탄소섬유가 꼬여져 있어 강도가 높다.
◇팽창하는 탄소섬유 시장
탄소섬유는 1970년대 초반 첫 상용화된 이후 비행기·스포츠카·스포츠 용품 등 특수제품에만 사용됐다. 가격이 비싼 탓이었다. 그러다 최근 기술력이 발전해 가격이 조금씩 낮아지면서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일반 승용차·건축재·풍력발전기·IT 기기 등으로 사용처가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독일탄소섬유협회는 올해 4만2000t이었던 전 세계 탄소섬유 수요량이 오는 2020년엔 13만t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얼마 뒤 일본 IT 웹사이트인 맥오타카는 애플이 이 신소재를 사용한 자전거 제조업체 대표를 복합소재 수석 엔지니어로 채용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입을 닫아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소문은 신빙성을 더했다.
여기서 말한 신소재는 탄소섬유(Carbon Fiber)다. 강철보다 강도는 10배 높으면서 무게는 5분의 1에 불과해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거의 100%에 가까운 탄소원자로 구성된 섬유로 한 가닥의 탄소섬유 실에는 수천 가닥의 탄소섬유가 꼬여져 있어 강도가 높다.
◇팽창하는 탄소섬유 시장
탄소섬유는 1970년대 초반 첫 상용화된 이후 비행기·스포츠카·스포츠 용품 등 특수제품에만 사용됐다. 가격이 비싼 탓이었다. 그러다 최근 기술력이 발전해 가격이 조금씩 낮아지면서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일반 승용차·건축재·풍력발전기·IT 기기 등으로 사용처가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독일탄소섬유협회는 올해 4만2000t이었던 전 세계 탄소섬유 수요량이 오는 2020년엔 13만t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탄소섬유를 가장 많이 쓰는 분야는 항공기 산업이다. 항공사와 비행기 제조사의 고민은 경량화(輕量化)다. 항공사 원가 분석에서 항공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대에 이른다. 연비를 향상시키지 않으면 원가 압박을 받기 십상이다. 그래서 항공사들은 연비 향상을 위해 기존 알루미늄 대신 탄소섬유 복합소재로 몸체를 대체하고 있다.
보잉사의 B787의 경우 항공기 동체 및 주날개의 탄소섬유 복합소재의 사용 비중이 약 50%를 차지한다. 에어버스도 탄소섬유 복합소재 비중을 25%로 높인 A380을 본격 생산하고 있다. 아직 본격화되지 않고 있으나 자동차의 경우도 차체에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사용할 경우 무게가 약 30% 정도 가벼워진다. 풍력발전 산업에도 탄소섬유 사용량이 늘고 있다. 최근 풍력발전의 추세는 대형화다. 바람개비 역할을 하는 블레이드(날개)가 무거우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기존 유리섬유 플라스틱 대신 보다 가볍고 튼튼한 탄소섬유 복합물이 블레이드 제작에 투입되는 이유다.
토목건축용으로도 사용된다. 교량에 금이 가거나 일부 수리를 할 때 가볍고 강도가 좋은 탄소섬유 복합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아파트나 빌딩을 리모델링·증축할 때도 각광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중을 늘리지 않고 수직 증축을 하려면 철근 사용을 최소화하고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그 자리에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10년 후 가장 많이 사용될 곳은 자동차다. 자동차 산업에서 연비를 향상시키기 위한 경량화는 필수다. 또 천연가스·수소에너지 저장탱크에 사용하는 탄소섬유량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탄소섬유가 얼마나 확산될지는 가격에 달려 있다. 현재 이 섬유의 가격은 일반 철의 6배 이상이다. 2030년쯤이면 그 격차가 약 두 배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섬유 가격은 현재 ㎏당 20달러. 앞으로 이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 탄소섬유 대중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보잉사의 B787의 경우 항공기 동체 및 주날개의 탄소섬유 복합소재의 사용 비중이 약 50%를 차지한다. 에어버스도 탄소섬유 복합소재 비중을 25%로 높인 A380을 본격 생산하고 있다. 아직 본격화되지 않고 있으나 자동차의 경우도 차체에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사용할 경우 무게가 약 30% 정도 가벼워진다. 풍력발전 산업에도 탄소섬유 사용량이 늘고 있다. 최근 풍력발전의 추세는 대형화다. 바람개비 역할을 하는 블레이드(날개)가 무거우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기존 유리섬유 플라스틱 대신 보다 가볍고 튼튼한 탄소섬유 복합물이 블레이드 제작에 투입되는 이유다.
토목건축용으로도 사용된다. 교량에 금이 가거나 일부 수리를 할 때 가볍고 강도가 좋은 탄소섬유 복합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아파트나 빌딩을 리모델링·증축할 때도 각광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중을 늘리지 않고 수직 증축을 하려면 철근 사용을 최소화하고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그 자리에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10년 후 가장 많이 사용될 곳은 자동차다. 자동차 산업에서 연비를 향상시키기 위한 경량화는 필수다. 또 천연가스·수소에너지 저장탱크에 사용하는 탄소섬유량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탄소섬유가 얼마나 확산될지는 가격에 달려 있다. 현재 이 섬유의 가격은 일반 철의 6배 이상이다. 2030년쯤이면 그 격차가 약 두 배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섬유 가격은 현재 ㎏당 20달러. 앞으로 이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 탄소섬유 대중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후발 주자 한국의 추격
탄소섬유 산업은 현재 일본과 미국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 대만, 터키 등에서도 일부 생산하지만 미미한 양이다. 일본 도레이·테이진·미쓰비시레이온 등 '빅3'가 전 세계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도 탄소섬유 생산국 대열에 올랐다. 효성이 내년 상반기부터 연간 2000t 규모의 탄소섬유를 생산할 계획이다. 효성은 2020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1만7000t으로 생산규모를 늘린다는 구상이다.
앞서 태광산업은 한국 업체로는 처음으로 지난 3월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일본 도레이사의 100% 자회사인 도레이첨단소재(구 도레이새한)도 내년 초 생산을 목표로 경북 구미에 2200t급 공장을 짓는 중이다.
업계에선 한국 업체가 일본 기술을 따라가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도레이 같은 일본 업체는 이미 부가가치가 높은 항공우주 등에서 진입 장벽을 높게 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투자를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 도레이 역시 그런 과정을 거쳤다. 도레이는 1971년 탄소섬유 복합재를 처음으로 상용화한 이래 2004년까지 이 사업을 '신제품 및 기타 사업부'로 분류했다. 가능성만 보고 30년 이상을 투자한 것이다. 처음엔 활로가 없어 낚싯대·테니스라켓·골프채 같은 스포츠 용품에 진출했다. 그러다 이익을 내기 시작한 게 34년 만인 2004년이었다. 2006년부터는 보잉 787기 동체에 탄소섬유를 독점 공급하기 시작했다.
한국 기업의 특징은 목표를 세우면 그 기술을 따라가는 데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반도체·철강·조선 등이 그렇게 성장했다. 한광석 효성 상무는 "한국 업체가 직접 생산에 나서면 국내 산업계에도 관련 시장이 크게 열릴 것으로 본다"며 "선발 업체와의 기술 격차는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탄소섬유 산업은 현재 일본과 미국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 대만, 터키 등에서도 일부 생산하지만 미미한 양이다. 일본 도레이·테이진·미쓰비시레이온 등 '빅3'가 전 세계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도 탄소섬유 생산국 대열에 올랐다. 효성이 내년 상반기부터 연간 2000t 규모의 탄소섬유를 생산할 계획이다. 효성은 2020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1만7000t으로 생산규모를 늘린다는 구상이다.
앞서 태광산업은 한국 업체로는 처음으로 지난 3월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일본 도레이사의 100% 자회사인 도레이첨단소재(구 도레이새한)도 내년 초 생산을 목표로 경북 구미에 2200t급 공장을 짓는 중이다.
업계에선 한국 업체가 일본 기술을 따라가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도레이 같은 일본 업체는 이미 부가가치가 높은 항공우주 등에서 진입 장벽을 높게 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투자를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 도레이 역시 그런 과정을 거쳤다. 도레이는 1971년 탄소섬유 복합재를 처음으로 상용화한 이래 2004년까지 이 사업을 '신제품 및 기타 사업부'로 분류했다. 가능성만 보고 30년 이상을 투자한 것이다. 처음엔 활로가 없어 낚싯대·테니스라켓·골프채 같은 스포츠 용품에 진출했다. 그러다 이익을 내기 시작한 게 34년 만인 2004년이었다. 2006년부터는 보잉 787기 동체에 탄소섬유를 독점 공급하기 시작했다.
한국 기업의 특징은 목표를 세우면 그 기술을 따라가는 데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반도체·철강·조선 등이 그렇게 성장했다. 한광석 효성 상무는 "한국 업체가 직접 생산에 나서면 국내 산업계에도 관련 시장이 크게 열릴 것으로 본다"며 "선발 업체와의 기술 격차는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