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 교사' 백석, 1936년 미공개 사진 3점 발굴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시인 백석(1912~1996)의 미공개 사진 3점이 발굴·공개됐다. 백석 전기 '시인 백석'(전 4권·흰당나귀 출간)의 저자이자 백석 자료 수집가인 송준(50)씨는 함흥 영생고보(永生高普) 교사 시절인 24세 청년 백석의 사진 3점을 16일 조선일보에 공개했다.

새로 공개된 사진은 모두 1937년 3월 발행된 영생고보 졸업앨범에 실렸다. 백석은 1936년 1월 시집 '사슴'을 출간하고 그해 4월 영생고보 영어 교사로 부임했다. 따라서 이 사진들은 부임 첫해인 1936년 모습으로, 영어 교사이자 문예반·축구부 지도교사로 활동했던 '모던 보이 백석'의 당시를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다. 영어 강의를 하고 있는 백석의 사진은 '멋쟁이 백석'의 풍모를 잘 보여주고 있는 기존의 1937년 사진과 상당히 유사한데, 이번 사진이 1년 전 모습이다. 당시 영생고보 학생들뿐만 아니라 인근 함흥고보 학생들 사이에서도 백석은 유명했다고 한다. 전기 '시인 백석'에서 영생고보 1939년 졸업생인 김희모는 "너무도 잘생긴 모습에 반할 정도였다. 머리는 올백을 하고 연회색의 산뜻한 양복을 입은 모습이었다. 당시에 학교 선생들은 사회의 지도층 인사였기 때문에 존경을 받았지만, 나이 어린 백석 선생님은 시인으로 그리고 그 외모로 더욱 유명했다"고 회고했다.

평북 정주 출생인 시인은 193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조선일보 기자·영어 교사 등을 지내다 6·25 이후 고향이 있는 북에 남았고, 북한 정권의 냉대 속에 마지막에는 양치기 생활을 하다 생을 마감했다.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국수' 등 평생 100여편밖에 발표하지 않았지만, 대중뿐만 아니라 시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으로도 반복해서 꼽히고, 그를 다룬 석·박사 학위 논문만 최근까지 600여편이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