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야 놀~자] 고령화와 경제성장은 어떤 관계가 있나요?

생산가능인구 1%p 줄면 경제성장률 5.2%p 하락〈조선일보 2012년 11월 8일자 B4면〉

고령화·저출산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이 내년부터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체 인구 가운데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줄면 경제성장률이 큰 폭으로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최근 우리 경제가 과거 일본처럼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경기 회복 지연, 유로존 재정 위기 등 외부적 요인들이 수출 주도형 한국 경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인구 고령화라는 내부적 요인이 저성장을 점치는 주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인구 고령화가 무엇이며, 국가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고령화 사회를 맞아 어떤 대응책이 필요한지 알아보겠습니다.

◇인구 고령화가 무엇인가요?

인구 고령화란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인 고령(高齡) 인구 비중이 증가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젊은 인구가 줄어드는 한편으로 의료 기술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것이 주된 원인입니다.

인구 고령화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닙니다. 21세기 들어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그 진행 속도가 선진국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입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총인구는 2010년 4941만명에서 2030년 5216만명까지 늘어나지만, 그 뒤로는 저출산의 영향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2050년에는 4812만명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입니다.

인구의 연령별 구성도 급격히 바뀝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저명한 환경학자 미국 다트머스대학 도넬라 메도스(Donella Meadows) 교수의 '세계가 100명의 마을이라면'의 비유를 인용해 보겠습니다.

2012년 우리나라가 100명이 사는 마을이라고 가정하면 이 가운데 어린이(0~14세)는 15명, 청년과 어른(15~64세·생산가능인구)은 73명, 노인(65세 이상)은 12명이 됩니다. 어른 73명이 돈을 벌어 노인 12명을 부양하니 어른 6명이 노인 1명을 먹여 살리는 셈입니다.

그런데 2050년이 되면 우리나라의 절대 인구 자체가 줄어들어 96명이 사는 마을이 되고, 이 중 어린이는 10명, 청년과 어른은 50명, 노인은 36명이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마을의 총인구는 4명만 줄지만,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는 23명이나 줄어듭니다. 어른 50명이 벌어 노인 36명을 부양해야 하니 결국 어른 2명이 노인 1명 정도를 부양해야 하는 셈입니다.

이렇듯 인구 고령화 현상이 진전되면 일할 사람이 줄어드는 반면, 부양해야 할 사람은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국가 경제적으로 큰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인구 고령화와 경제 성장은 어떤 관계가 있나요?

인구가 줄면서 고령층 인구가 늘면 나라 경제엔 큰 영향을 미칩니다. 다시 앞의 마을의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2012년 우리나라가 100명의 마을이고 이 중 '생산가능인구'라고 부르는 15~64세가 73명 살고 있습니다. 이 중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49명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활동 참가율(경제활동인구/생산가능인구)이 67%(49÷73)라는 점을 반영한 가정입니다.

그리고 이 마을에서 일하는 사람은 저마다 1000원의 가치가 있는 물건을 생산한다고 가정해 봅니다. 그럴 경우 마을의 총생산은 4만9000원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100명의 마을 사람들이 이 소득을 동일하게 나누어 갖는다면, 1인당 소득은 490원입니다.

그럼 2050년에는 어떻게 될까요? 우선 2050년에도 1인당 생산성이 2012년과 같은 1000원이고, 경제활동 참가율도 67%로 2012년과 같다고 가정해 봅시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2050년에는 마을 전체 인구는 96명으로 줄고 생산가능인구는 50명으로 감소합니다. 그리고 생산가능인구 중 67%인 34명만 일을 합니다. 일하는 사람이 줄어드니 마을의 총생산이 3만4000원으로 줄고, 1인당 소득도 350원(3만4000원÷96명)으로 줄어들 것입니다. 이렇듯 인구의 고령화는 경제의 총생산과 1인당 국민소득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소득이 줄어든 만큼 소비도 줄어듭니다. 기업이 물건을 만들어도 팔리지 않으니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기업은 투자를 꺼리게 됩니다. 기업의 수익성 악화는 주식시장에도 나쁜 영향을 주어 주식 등 금융자산의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또 주택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게 됩니다. 또 국민의 소득이 줄어들면 정부의 세금 수입이 줄어들어 정부 재정이 악화됩니다.

◇인구 고령화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요?

인구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양적인 개선과 질적인 개선이 동시에 요구됩니다.

우선 양적 개선 방안으로는 첫째,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율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둘째,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인구를 늘리면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일하는 여성을 늘리는 게 가장 좋은 방안의 하나입니다. 현재 일하는 여성은 50%에 불과한데, 이를 높이기 위해서는 육아시설을 확대하고,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셋째,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년을 연장하고,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며, 재교육 제도를 확충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질적인 개선 방안은 어떤 게 있을까요? 생산성을 높이는 게 가장 좋은 방안입니다.

앞서의 예에서는 2050년의 1인당 생산성이 2012년과 같은 1000원에 머무르는 경우를 가정했습니다. 그러나 1인당 생산성을 1500원으로 높일 수 있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인구가 줄어들더라도 2050년 총생산은 5만1000원, 1인당 소득은 531원이 돼 지금 수준(총생산 4만9000원, 1인당 소득 490원)보다 더 높아집니다. 이렇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육 시스템을 개선하고, 기술 투자를 확대하며, 창의적인 기업을 육성하는 정책이 추진되어야 합니다.

과거에는 인구 문제라고 하면 주로 과도한 인구 증가로 인한 부작용을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인구 증가율을 웃도는 생산성 증가를 실현함으로써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고민하는 인구 고령화도 대응책을 잘만 마련한다면, 40년 후 현재를 돌이켜 봤을 때 '불필요한 고민을 했었다'고 회상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쉽게 배우는 경제 tip : 생산가능인구

일을 하고 돈을 버는 등 경제활동이 가능하다고 간주되는 15~64세 인구를 말합니다. 생산가능인구(labor force population) 중에서 실제 일을 하고 있거나, 구직 활동을 하는 인구를 경제활동인구라고 합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한국의 전체 인구 중에서 생산가능인구는 72.8%이고,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1.1%, 0~15세 유소년인구는 16.1%의 비중을 각각 차지하고 있습니다. 2050년에는 생산가능인구가 52.7%로 줄어들고, 고령인구는 37.4%, 유소년인구는 9.9%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퀴즈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인 고령(高齡) 인구 비중이 증가하는 현상을 '인구 ○○○'라고 말합니다.

▲응모 요령: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12월 26일(수) 오후 5시 마감, 12월 28일(금) 당첨자 발표

▲경품: 도서문화상품권 1만원권(25명, 각 1장)

〈지난회 정답: 구두개입〉

도서문화상품권 당첨자(고영주 김고은 김말순 김미현 김인철 김자현 김택영 남석현 변재근 신중식 어경선 유경열 윤숭 이당헌 이민숙 이영호 이종옥 이진선 전영애 정길자 정주식 조현주 최경민 현나영 황선영)

자본시장연구원·조선일보 공동기획
기사 문의는 (02)3771-0631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