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NCE
노후 자산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소심한 투자에서 벗어나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시도해야 한다. 은퇴 연령이 앞당겨지고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이즈음, 핑크빛 미래를 위한 자산관리법을 소개한다.
조진희 하나은행 행복디자인센터 센터장
은퇴 후 자산관리의 성공 비결은 저축과 투자의 연결
은퇴 후 자산을 늘려가는 데 저축만큼 중요한 것이 투자다. 정기 소득에서 소비를 최대한 줄여 자산을 모으는게 저축이라면, 투자는 미래의 수익을 위해 현재의 자금을 지출하는 것. 저축한 자금을 투자로 계속 연결시키는 것이 바로 은퇴 후 자산관리의 성공 비결이다.
모든 투자는 위험이 수반되기 때문에 자신의 위험 감수 성향에 맞는, 그리고 수용 가능한 범위에서 선택해야 한다. 안정성만 추구하다 보면 주식시장이 상승세에서 하락세로 돌아설 때는 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반대로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돌아설 때는 투자기회를 상실할 수도 있다는 사실. 지난 몇 년간 지나친 안전자산 선호로 위험자산 비중이 많이 축소된 상태이므로 2013년에는 전자보다는 후자에 주의할 만하다.
투자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원금 손실 위험은 분산 투자(포트폴리오), 장기 투자, 그리고 적립식 투자를 통해 어느 정도 관리가 가능하다. 투자기간을 장기로 가져간다면 위험자산의 수익률이 안전자산의 수익률을 상회한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100-나이’는 위험자산에 대한 적정한 투자비중을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투자법칙이다. 이는 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비율만큼 위험자산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은행 예금이나 투자기간 3년 미만의 적립식 펀드 같은 단기 투자에 익숙해 있는데, 은퇴 자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 장기 투자와 더불어 위험자산에도 분산 투자해야 한다.
최성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소장
소득절벽(Income Cliff), 가교연금으로 건너자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평균 은퇴 연령은 53~54세. 미국·프랑스·독일 등에 비해 적게는 7년, 많게는 10년 이상이나 빠르다. 더욱이 직장인들이 노후를 기댈 수 있는 국민연금의 수령 시기는 60세에서 65세로 단계적으로 늦춰지고 있다. 은퇴가 무엇인가? 직장에서 물러나면 할 일은 물론 소득도 없어지는 것 아닌가. 만약 50대 초반에 은퇴한 후 65세에 국민연금을 수령한다면 무려 10년 이상 소득 없이 버텨야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미국 경제의 ‘재정절벽(Fiscal Cliff)’에 빗대어 소득절벽(Income Cliff)이라고 부를 수 있을 듯하다. 세금이 크게 늘어나거나 재정지출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에 큰 충격을 가져온다고 해서 재정절벽이다. 소득절벽은 은퇴와 함께 소득이 제로로 곤두박질친다는 점에서 더 심각한 상황이다. 하지만 소득절벽 앞에서 미리 준비해놓은 낙하산을 가지고 있다면 두려움이 덜하지 않을까? 이때 좋은 낙하산은 연금, 그중에서도 가교연금을 말한다.
‘가교연금’은 은퇴 후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더 많은 연금을 받도록 고안된 상품으로,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면 연금 수령액이 줄어드는 맞춤형이다. 은퇴와 동시에 미리 계획된 일정한 현금흐름(Cash Flow Smoothing)을 만들어줌으로써 은퇴자들의 연착륙(軟着陸), 즉 노후 생활 안정에 도움을 준다. 아직 은퇴가 상당 기간 남은 40대의 경우 적립식 가교연금, 50대는 거치식 또는 3~5년 적립식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박형수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소장
물가상승 주목하고 유동성 확보에 나서라
시니어 자산관리의 주목할 만한 키워드는 물가상승 대비와 유동성 확보로 정리할 수 있다. 최근 연 2%대의 예금상품이 출시되는 등 저금리 상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도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정기예금 같은 안정형 자산만으로는 장기간 물가상승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100세 시대 같은 장수 리스크까지 고려한다면 금융 투자상품을 활용한 투자활동을 동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증권사의 금융 투자상품이라고 하면 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여기기 쉬운데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이나 해외 채권형 펀드와 같이 시중금리 대비 추가 수익을 추구하면서 상대적으로 변동성 위험은 낮춘 중위험·중수익 상품들도 있다. 이를 이용해 연 2~3%의 수익률을 낸다면 장기간 준비해야 하는 노후 자산관리에 효과적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유동성 확보, 즉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이다. 은퇴 후 월급 대신 필요한 생활비를 규칙적으로 공급해줄 연금 지급 상품은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선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을 활용하는 것은 기본이고 좀 더 여유 있는 생활을 위해서는 월 지급식 ELS나 월 지급식 펀드와 같은 연금형 금융 투자상품에 눈을 돌려볼 것을 권한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되는 고액 자산가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즉시연금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RESOURCE·시니어파트너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