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M과 함께하는 리더의 딜레마 해결] 뭘 좀 하려고 하면 빈정대고 가시 돋친 말·욕설하기 일쑤… 조직 성과 30~40% 갉아먹어
능력 뛰어나 내보낼 수 없다면 1단계 : 조용히 불러 지적하라, 2단계 : 대인관계·리더십 교육 3단계 : 적성 맞는 부서로 배치, 4단계 : 혼자 일하게 격리
◇딜레마
입이 하도 거칠어 별명이 '걸레'인 영업팀 박막말 상무. 동료나 부하 직원을 깎아내리는 말은 물론 욕설도 서슴없이 내뱉는다. 주변 사람들은 그런 박 상무 옆에만 있으면 마치 배터리가 방전된 것처럼 기운이 쭉 빠진다. 이에 나답답 사장은 눈 딱 감고 박 상무를 내쫓아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문제는 박 상무가 다른 직원들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실적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해법
이상하게도 함께 있으면 있던 힘마저 쭉쭉 빠지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를테면 말끝마다 가시 돋친 말을 내뱉는다든지, 뭘 좀 해보자고 하면 냉소적으로 빈정대면서 반대부터 한다든지, 매사에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모욕감을 주는 행동을 한다든지 등 그 유형도 다양하다. 이들은 마치 흡혈귀처럼 상대방의 에너지를 쪽쪽 빨아먹는다고 해서 '에너지 뱀파이어'라고 불린다.
이들의 공격을 한번 받으면 마음에 깊은 상처를 받아 무기력해지거나 일할 흥미조차 잃어버리기 쉽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에너지 뱀파이어'들이 섞여 있는 팀은 그렇지 않은 팀보다 성과가 30~40% 정도 더 낮다고 한다.
자, 이쯤 되면 이들을 몰아내는 게 회사에 훨씬 이득이지 않을까? 그런데, 만약 이들이 우리 회사에 꼭 필요한 핵심 기술을 갖고 있다거나, 다른 직원들과 비교도 안 될 만큼 실적이 좋은 인재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보내는 것도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악영향을 막는 단계별 접근을 시도해 보자.
1단계는 1대1 코칭
사실 에너지 뱀파이어 본인은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주변 사람들을 맥 풀리게 하고 좌절시키는지 의외로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평소에도 별생각 없이 다른 사람의 힘을 쏙 빼놓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리더는 에너지 뱀파이어의 행동이 주변 사람들을 얼마나 지치게 하는지를 솔직하게 알려줘야 한다. 가령, 문제 상황에서 봤던 영업팀 박 상무는 팀원들에게 자주 욕설을 하며 실적을 올리라고 압박을 한다. 이에 팀원들은 자주 상처를 받고 기운이 빠진다. 이럴 때, 박 상무의 상사는 그를 따로 불러 이렇게 피드백할 수 있을 것이다. "박 상무, 자네의 거친 말들 때문에 팀원들이 생각보다 많은 상처를 받고 있는 것 같네. 자네도 실적에 대한 압박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 모양인데, 아래 직원들은 가끔 칭찬도 해 줘야 의욕이 더 생긴다네." 먼저 자신의 문제를 자각하게 만들어야 에너지 뱀파이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2단계는 교육 훈련
리더가 직접 코칭을 했는데도 여전히 변화가 없다면, 에너지 뱀파이어 혼자서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모르기 때문일 수 있다. 또는 근본적인 성격의 문제일 수도 있다.
가령 영업팀 박 상무는 리더의 코칭을 받은 다음부터 더 이상 욕을 안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그 뒤에도 그의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박 상무는 욕만 안 할 뿐이지 여전히 다른 방식으로 팀원들을 무시하고 억압했다.
이럴 경우 박 상무에게는 더 근본적인 교육, 즉 팀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이라든지, 존경받는 리더십을 키우는 법이라든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과 같은 교육을 받게 해야 한다. 교육을 통해 좋은 리더의 지향점과 구체적인 방법을 접하면, 박 상무는 보다 근본적인 관점에서 자신의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자, 그렇다면 리더가 코칭도 해주고, 회사에서 교육도 시켰는데 여전히 변화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3단계로 '배치전환'을 생각해 보자
자신이 뭘 고쳐야 할지 알고 있는데도 쉽게 태도가 변하지 않는 이유는, 현 부서의 사람들과 유난히 코드가 맞지 않는다거나, 해당 업무가 자신과 잘 맞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자신과 맞지 않는 일이나 사람과 함께하면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직원들에게도 더욱 신경질적으로 대하게 되는 것이다. 이럴 땐 에너지 뱀파이어의 적성과 성향에 맞아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팀으로 보내주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했는데도 변화가 없는 경우이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마지막 4단계는 '격리'
회사가 감옥도 아니고 무슨 격리냐고 하겠지만, 실제로 많은 기업이 이런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의 미드웨스트항공사에는 비행기의 안전상태를 잘 진단하기로 유명한 고참 엔지니어가 있었다. 그는 경쟁사들이 탐내는 실력자였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독설을 쉴 새 없이 내뱉는 에너지 뱀파이어였다. 그렇다고 해서 이 뛰어난 엔지니어를 내보내자니 회사에 손해가 될 것 같았다. 이에 미드웨스트항공사는 그에게 혼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독립적인 사무실을 하나 내줬다.
결과는 어땠을까? 이 뛰어난 엔지니어는 동료들에게 독설을 할 일이 줄어들었고, 덕분에 다른 직원들은 상처를 덜 받고 일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회사 입장에선 이 뛰어난 엔지니어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실력이 좋아서 어쩌지 못하는 에너지 뱀파이어가 회사에 있는가? 그렇다면 지금까지 말한, '1대1 코칭', '교육 훈련', '배치전환', '격리'에 이르는 4단계 스텝을 밟아보라. 조직의 에너지를 갉아먹는 뱀파이어들 때문에 감당해야 할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