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자체브랜드, 일반상품보다 평균 23% 싸
입력 : 2012.12.27 21:40
[4년전보다 가격차 3%P 커져]
대기업 등 기존 제조업체들 제품 가격 올리는 동안 中企 PB제품 값은 덜 올라
소비자들 가계 부담 덜지만 PB제품 86%는 中企 제품… 과도한 단가인하 압력 우려도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 즉석밥 'CJ햇반'(210g·3개) 가격을 3650원에서 3980원으로 9% 인상했다. CJ햇반은 전체 즉석밥 시장에서 점유율 1위다. 반면 이마트 매장에서만 파는 즉석밥인 '왕후의 밥'(210g·6개)은 3650원으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 제품은 이마트가 동원F&B에 의뢰해 생산한 PB〈키워드〉 제품이다.
삼양식품은 8월 삼양라면(120g·5개) 가격을 11% 올렸다. 이 회사가 만들어 롯데마트에 납품하는 '롯데라면 매운맛'은 가격이 그대로다. 가격 인상 전에는 롯데라면이 삼양라면보다 4% 쌌지만 이제는 가격 차가 13%로 벌어졌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제품 품질은 비슷하지만 영업·마케팅 비용과 재고 부담을 롯데마트가 지는 구조 때문에 가격을 낮게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회용품 81%가 PB 제품
대형마트가 기획·생산하는 PB 제품과 기존 제조업체 제품의 가격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대기업 등 기존 제조업체들이 원가·관리비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는 동안 중소기업이 만든 PB 제품의 가격은 덜 올랐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같은 질에 값싼 제품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소업체에 대한 유통업체의 단가 인하 압력도 커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앙대 이정희 교수(경제학)가 지식경제부 용역을 받아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주요 매장의 PB 제품 실태를 조사한 결과, 'PB 제품이 일반 제품보다 평균 23% 싼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한국유통학회가 한 조사 때보다 가격 차가 3%포인트 정도 더 벌어졌다.
2008년 조사에서 김치는 PB 제품이 CJ, 대상 등 대형 식품업체가 만드는 제품에 비해 10% 정도 저렴했지만 4년이 지난 이번 조사에서는 18% 싼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형마트가 집중적으로 PB 제품을 내놓은 음료 분야에서도 가격 차가 8%포인트 벌어졌다. 제조업체 간의 경쟁이 심해져 가격 인상이 억제된 커피의 경우 일반 제품과 PB 제품의 가격 차가 4년 새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PB 제품이 30% 가까이 싼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PB 제품은 '틈새 상품'에서 유통업체의 주력 제품으로 성장했다. 나무젓가락 등 일회용품의 경우 전체 상품의 81%가 PB 제품이었다. 욕실용품(64%), 사무용품(63%) 등에서 PB 제품이 월등히 많았다. 식품 가운데서는 차(茶) 제품(49%), 조미료(46%), 냉동식품(40%) 순이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품목 가운데는 37%가 PB 상품이었다.
삼양식품은 8월 삼양라면(120g·5개) 가격을 11% 올렸다. 이 회사가 만들어 롯데마트에 납품하는 '롯데라면 매운맛'은 가격이 그대로다. 가격 인상 전에는 롯데라면이 삼양라면보다 4% 쌌지만 이제는 가격 차가 13%로 벌어졌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제품 품질은 비슷하지만 영업·마케팅 비용과 재고 부담을 롯데마트가 지는 구조 때문에 가격을 낮게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회용품 81%가 PB 제품
대형마트가 기획·생산하는 PB 제품과 기존 제조업체 제품의 가격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대기업 등 기존 제조업체들이 원가·관리비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는 동안 중소기업이 만든 PB 제품의 가격은 덜 올랐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같은 질에 값싼 제품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소업체에 대한 유통업체의 단가 인하 압력도 커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앙대 이정희 교수(경제학)가 지식경제부 용역을 받아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주요 매장의 PB 제품 실태를 조사한 결과, 'PB 제품이 일반 제품보다 평균 23% 싼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한국유통학회가 한 조사 때보다 가격 차가 3%포인트 정도 더 벌어졌다.
2008년 조사에서 김치는 PB 제품이 CJ, 대상 등 대형 식품업체가 만드는 제품에 비해 10% 정도 저렴했지만 4년이 지난 이번 조사에서는 18% 싼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형마트가 집중적으로 PB 제품을 내놓은 음료 분야에서도 가격 차가 8%포인트 벌어졌다. 제조업체 간의 경쟁이 심해져 가격 인상이 억제된 커피의 경우 일반 제품과 PB 제품의 가격 차가 4년 새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PB 제품이 30% 가까이 싼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PB 제품은 '틈새 상품'에서 유통업체의 주력 제품으로 성장했다. 나무젓가락 등 일회용품의 경우 전체 상품의 81%가 PB 제품이었다. 욕실용품(64%), 사무용품(63%) 등에서 PB 제품이 월등히 많았다. 식품 가운데서는 차(茶) 제품(49%), 조미료(46%), 냉동식품(40%) 순이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품목 가운데는 37%가 PB 상품이었다.
PB 제품과 가격 차이가 나면서 기존 제조업체들은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등의 판촉행사를 늘린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나타났다. 일반 제조업체가 만든 식품류 가운데 판촉 행사를 하는 비율은 2008년에는 11%였지만 올해는 18%로 늘어났다. PB 제품의 경우 6.5%에서 4.3%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가격 인하 압력에 시달리는 중소 제조업체
PB 제품은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가 중견 커피업체인 쟈뎅과 함께 내놓은 원두커피 2종은 이마트 전체 매장에서 판매되는 100여 종의 원두커피 가운데 매출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마트 구매 담당자가 브라질과 콜롬비아 커피농장을 방문해 커피 원두를 확보하고, 쟈뎅이 가공해서 기존 제품보다 20~50% 저렴하다. 이마트 노병간 과장(커피 담당)은 "똑같은 브라질 세라도 지역 원두의 경우 커피빈에서 파는 제품보다 76% 싸다"며 "내년 2종류 이상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격 인하 압력에 시달리는 중소 제조업체
PB 제품은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가 중견 커피업체인 쟈뎅과 함께 내놓은 원두커피 2종은 이마트 전체 매장에서 판매되는 100여 종의 원두커피 가운데 매출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마트 구매 담당자가 브라질과 콜롬비아 커피농장을 방문해 커피 원두를 확보하고, 쟈뎅이 가공해서 기존 제품보다 20~50% 저렴하다. 이마트 노병간 과장(커피 담당)은 "똑같은 브라질 세라도 지역 원두의 경우 커피빈에서 파는 제품보다 76% 싸다"며 "내년 2종류 이상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PB 제품은 주로 중소기업들이 만들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PB 제품의 86%를 중소기업이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PB 제조업체들은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소비자에게 제품을 팔 수 있어 좋다"면서도 "대형마트의 가격 인하 압력 때문에 제품 개발 여력이 줄어들어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선택 폭이 좁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정희 교수는 "선진국처럼 우리나라도 PB 제품의 종류와 질을 다양화해야 한다"며 "다만 질 좋은 PB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대형 유통업체도 제조업체에 과도한 납품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등 바잉 파워(buying power)를 남용하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PB(Private Brand)
대형 유통업체가 국내외 업체에 주문 생산해 자기 매장에서만 싸게 파는 제품. PL(Private Label)로도 불린다. 일반 제조업체가 생산해 여러 유통업체를 통해 파는 제품(NB·National Brand)과 반대되는 말이다.
이정희 교수는 "선진국처럼 우리나라도 PB 제품의 종류와 질을 다양화해야 한다"며 "다만 질 좋은 PB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대형 유통업체도 제조업체에 과도한 납품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등 바잉 파워(buying power)를 남용하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PB(Private Brand)
대형 유통업체가 국내외 업체에 주문 생산해 자기 매장에서만 싸게 파는 제품. PL(Private Label)로도 불린다. 일반 제조업체가 생산해 여러 유통업체를 통해 파는 제품(NB·National Brand)과 반대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