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라, 스마트 패션을 입어라
입력 : 2013.01.04 03:06 | 수정 : 2013.01.04 15:12
휴대폰 충전은 재킷으로… 길 잃으면 등산복이 반짝반짝… 파티에선 드레스가 자체발광
3년 안에 2000억달러 시장으로… 스마트 의류, 스피드 성장
최첨단 IT기술과 만나서 발전… 저가 공세 中 이길 새로운 수단
세탁 어렵고 비싼 가격이 단점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본다. 몸에 착 달라붙는 내복 위로 평균 심장박동과 혈압 수치를 알려주는 표시가 반짝거린다. 오후 미팅을 위해 은은한 향기가 나는 재킷을 고른다. 식사량이 많을 것 같은 점심 약속에 대비해 허리 사이즈가 자동 조절되는 바지를 입는다. 귀가가 늦어질 것 같으면 내 위치를 가족에게 알려주는 GPS(위치정보시스템)가 부착된 하이힐을 신는다.
공상과학(SF) 영화에나 나올 만한 스마트 의류의 쓰임새다. 급격하게 발전하는 IT(정보기술)는 스마트 의류를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일부는 이미 상용화된 것도 있다. 김태경 섬유IT융합전문가협의회 위원장은 "IT와 패션이 결합된 세계 스마트 의류 시장은 2015년까지 2000억달러(212조원)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커지는 스마트 의류 산업
의류 업계는 IT산업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부터 스마트 의류 산업이 시작됐다고 본다. 처음엔 군인이나 환자들을 위한 자동 발열(發熱) 의류 등 군사·의료를 목적으로 개발됐다.
2000년대 들어 스마트 의류는 점차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패션 영역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21세기 가장 혁신적인 디자이너'로 불리는 후세인 샬라얀(Chal ayan)이 선구자다. 그는 2000년 콜렉션에서 '리모트 컨트롤 드레스'를 선보여 관객에게 충격을 던졌다. 리모트 컨트롤을 조작하자, 모델이 입고 있는 드레스 뒷자락이 마치 비행기 꼬리 부분처럼 위로 들리면서 안에 있던 핑크색 속치마가 살짝 드러난 것. 샬라얀은 2008년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섬유가 번쩍번쩍 빛을 내는 '레이저 드레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공상과학(SF) 영화에나 나올 만한 스마트 의류의 쓰임새다. 급격하게 발전하는 IT(정보기술)는 스마트 의류를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일부는 이미 상용화된 것도 있다. 김태경 섬유IT융합전문가협의회 위원장은 "IT와 패션이 결합된 세계 스마트 의류 시장은 2015년까지 2000억달러(212조원)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커지는 스마트 의류 산업
의류 업계는 IT산업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부터 스마트 의류 산업이 시작됐다고 본다. 처음엔 군인이나 환자들을 위한 자동 발열(發熱) 의류 등 군사·의료를 목적으로 개발됐다.
2000년대 들어 스마트 의류는 점차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패션 영역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21세기 가장 혁신적인 디자이너'로 불리는 후세인 샬라얀(Chal ayan)이 선구자다. 그는 2000년 콜렉션에서 '리모트 컨트롤 드레스'를 선보여 관객에게 충격을 던졌다. 리모트 컨트롤을 조작하자, 모델이 입고 있는 드레스 뒷자락이 마치 비행기 꼬리 부분처럼 위로 들리면서 안에 있던 핑크색 속치마가 살짝 드러난 것. 샬라얀은 2008년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섬유가 번쩍번쩍 빛을 내는 '레이저 드레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애플의 아이팟·아이폰은 스마트 의류 상용화를 앞당긴 일등 공신이다. 여기에 패션을 결합한 스마트 의류가 속속 생겨난 것이다. 2007년 막스앤스펜서(Marks & Spencer)는 '아이팟 남성 수트'를 출시했다. 옷깃 안쪽에 MP3 볼륨 조절과 음악 선택이 가능한 제어판을 부착한 의류였다. 다른 업체들도 이와 비슷한 제품을 줄줄이 쏟아냈다.
의류에 MP3 등 기기를 부착하는 것은 1세대에 속한다. 2010년 전후로 스마트 의류는 2세대로 접어들었다. 태양광을 이용해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내거나, 자체 발광하는 섬유로 옷을 만들게 된 것이다.
영국 큐트서킷(CuteCircuit)은 '허그(hug) 셔츠'를 출시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 셔츠를 입고 두 팔로 자신의 몸을 감싸 안으면 포옹 강도, 체온, 심장박동 수 같은 정보가 연인의 휴대전화로 전송된다. '원격 포옹'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영국 타임지(誌)는 허그셔츠를 '최고 발명품'으로 꼽기도 했다.
나이키의 '나이키 플러스(Nike +)' 러닝화는 일종의 스마트 패션 제품으로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했다. 러닝화에 장착한 장비에서 사용자가 달린 속도와 거리, 소모한 칼로리를 계산해 아이팟으로 전송해주는 기능이 특징이다. 그날 얼마나 운동했는지 운동량을 정확히 알려준다.
의류에 MP3 등 기기를 부착하는 것은 1세대에 속한다. 2010년 전후로 스마트 의류는 2세대로 접어들었다. 태양광을 이용해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내거나, 자체 발광하는 섬유로 옷을 만들게 된 것이다.
영국 큐트서킷(CuteCircuit)은 '허그(hug) 셔츠'를 출시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 셔츠를 입고 두 팔로 자신의 몸을 감싸 안으면 포옹 강도, 체온, 심장박동 수 같은 정보가 연인의 휴대전화로 전송된다. '원격 포옹'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영국 타임지(誌)는 허그셔츠를 '최고 발명품'으로 꼽기도 했다.
나이키의 '나이키 플러스(Nike +)' 러닝화는 일종의 스마트 패션 제품으로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했다. 러닝화에 장착한 장비에서 사용자가 달린 속도와 거리, 소모한 칼로리를 계산해 아이팟으로 전송해주는 기능이 특징이다. 그날 얼마나 운동했는지 운동량을 정확히 알려준다.
국내에서도 아웃도어 제품을 중심으로 2세대 스마트 의류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코오롱스포츠가 출시한 '라이프텍 재킷'은 불의의 사고로 조난을 당했을 때 유용한 기능을 갖췄다. 이 제품은 양쪽 소매 윗부분에 광(光)섬유가 삽입돼 있다. 사고를 당했을 때 옷에서 나오는 빛을 보고 구조대가 먼 거리에서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옷 소재인 첨단 섬유 '히텍스(HeaTex)'는 두께가 0.24㎜에 불과해 열을 잘 전도한다. 소형 배터리팩을 장착하면 2분 안에 35~40도까지 온도를 올려준다.
제일모직 '빈폴 아웃도어'의 '솔라백(Solar bag)'은 가방에 태양전지판이 부착돼 있다. 자체적으로 전기에너지를 만들어 휴대폰 등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비싼 가격 등 한계 극복해야
업계는 스마트 의류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보고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호주 국립과학기술연구원은 사람 몸에서 나는 에너지를 모아서 열과 빛을 내는 섬유를 개발 중이다. 섬유업체 맨텍 김우정 대표는 "스마트 의류 산업은 우리나라가 저가 물량 공세를 벌이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제일모직 '빈폴 아웃도어'의 '솔라백(Solar bag)'은 가방에 태양전지판이 부착돼 있다. 자체적으로 전기에너지를 만들어 휴대폰 등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비싼 가격 등 한계 극복해야
업계는 스마트 의류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보고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호주 국립과학기술연구원은 사람 몸에서 나는 에너지를 모아서 열과 빛을 내는 섬유를 개발 중이다. 섬유업체 맨텍 김우정 대표는 "스마트 의류 산업은 우리나라가 저가 물량 공세를 벌이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의류가 대중화하기까지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일반 의류보다 가격이 비싼 게 흠이다. '첨단 기능 섬유'가 의류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 김홍재 본부장은 "IT 기능이 들어간 첨단 섬유는 관리하기 어려운 것이 단점"이라며 "일반 면처럼 빨기 좋은 형태로 개선해야 소비자들도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