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지도자 양성해 학교폭력 막을 겁니다"

"학교 폭력은 아이들이 남을 배려하지 못하고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지 못해서 생기는 겁니다. 음악 합주를 하면 남을 이해하게 되고, 동시에 자기 내면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음악이 아이들 인성을 기르는 데 효과적입니다."

올 3월 서울대 평생교육원에는 아이들에게 음악을 효과적으로 가르칠 지도자를 기르는 '음악교육 전문지도자 과정'이 문을 연다. 음대를 이미 졸업한 사람들 대상이다. 이 과정을 기획한 김형배(65) 서울대 음대 교수는 음악이 학교 폭력 예방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누차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작년 학교 폭력 심각성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왔고 정부는 인성 교육을 해야 한다며 학교 오케스트라를 늘렸다"면서 "그러나 학교 선생님들은 '바이올린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은데, 좋은 선생님을 찾기 힘들다'고 하소연을 하더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때 '아, 음악 전공자가 그렇게 많은데도 제대로 된 지도자는 찾기 힘들구나' 하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때부터 음악을 대중에 효과적으로 가르칠 지도자를 기르는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강의를 맡길 음악 지도 분야 베테랑들을 끌어모았다. 그중 한 명인 김미례(58) 국제음악예술연구소장은 작년부터 교과부가 위촉한 학교 오케스트라 컨설팅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소장은 "학교에 오케스트라가 많이 생겨났지만 오케스트라를 잘 이끌어갈 지도자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자기 연주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많은 아이를 잘 리드할 지도자 양성이 시급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여자 조홍기(55) 서울종합예술학교 음악예술학부 교수는 재작년부터 소년원, 치료 감호소, 교도소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아카펠라를 가르치고 있다. 조 회장은 "범죄자들이지만 아카펠라를 듣고 직접 부른 후에는 '아, 나도 앞으로 이 음악같이 아름다운 삶을 살아봐야겠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며 "음악이 학교 폭력을 예방하는 역할도 이와 비슷한 원리"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서울대 음악지도자 전문 과정에서도 아카펠라를 가르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정동혁 예술의전당 본부장, 김규희(47) 예원예술대 음악과 학과장, 김주영(43)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 방은영(47) 예원예술대 교수, 권순훤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 이수정(44) 이어트레이닝 대표, 김현수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 심상욱 국악관현악단 지휘자 등도 음악교육 전문 지도자 과정에서 강의를 할 예정이다.

이들이 뭉쳐 만든 서울대 평생교육원 음악교육 전문지도자 과정은 올 3월부터 30주 과정으로 운영된다. 수업은 매주 토요일 진행한다. 1교시는 공통과정으로 교육철학, 교육심리, 경영, 의사소통, 유아발달교육 등을 필수로 배운다. 2교시는 국악부, 성악부, 피아노부, 관현학부로 나눠 전공 수업을 받는다.

김형배 교수는 "학생들 인성을 길러주기 위한 음악교육 수요뿐 아니라, 요즘은 은퇴자나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음악을 배우려는 수요가 굉장히 많다"며 "음악교육 지도자 과정은 음악을 사회적으로 널리 전파하는 사람을 기르는, 기독교로 치면 '선교사'를 양성하는 숭고한 과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