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빵 그리고 땅 잘 나눌 수 있을까

작년 11월 시진핑 정부가 출범한 이후 중국 증시가 강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홍콩 주식에 이어 외국인이 중국 본토 주식을 직접 살 수 있는 B주식이 크게 올랐고, 이어 A주식(내국인 투자 전용)도 상승했다. 부동산과 금융, 소비재 주가 상승 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시진핑 정부의 분배 개혁과 도시화를 통한 성장 정책을 중국 증시가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사회주의 중국은 자본주의보다 부(富)가 더 불평등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중국의 도농(都農) 간 소득 격차는 3.5배, 업종 간은 10배, 내륙과 연안 지역 간의 차이는 23배나 된다. 이런 양극화 문제를 완화하지 않고는 또 한 단계의 도약이 어렵다. 이런 맥락에서 시진핑 정부의 최대 과제는 '빵 나누기'와 '땅 나누기'다.

◇임금 인상 통해 '빵 나누기' 추진

중국은 달러벌이 목적으로 수출 기업 위주 정책을 쓴 바람에 지난 10년간 노동분배율(전체 국민소득 중 근로자에게 배분된 소득 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현재 중국의 노동분배율은 41% 선인데 자본주의 대표국인 미국의 60%에 비하면 크게 낮은 것이다. 중국 정부는 분배 문제에서 노동자의 불만이 높아지자 먼저 2005년에 800위안(약 14만원)이던 소득세 면세점(免稅點)을 1600위안으로 올렸고 다시 2011년에 화끈하게 3500위안으로 올렸지만 세금 감면만으로는 노동자 불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중국은 임금을 올리는 방법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재정수입에서 기업 소득세(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16%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임금 인상으로 기업 이익이 줄면 국가가 받아가는 세금도 감소해 국가 재정이 줄어드는 영향을 받지만, 정도는 그리 심각하지 않다. 또 기업 소득세의 절반을 담당하는 국유 기업의 경우 이익은 결국 국고로 환수되기 때문에 임금 인상을 통해 기업이 번 돈을 국민에게 돌려주거나 아니면 나중에 국고에 들어온 돈을 다시 재정지출로 국민에게 돌려주거나, 정부 입장에서 보면 결과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세금 감면이 아니라 임금 인상 전략으로 돌아선 것이다. 매년 최저임금을 15% 이상 올려 5년 내 임금을 지금의 두 배 수준으로 올리는 정책을 발표했다.

◇땅 재분배로 신도시화 추진

중국의 '빵 나누기'는 그런대로 쉬운 편인 반면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중국에서 '땅 나누기'는 매우 풀기 어려운 문제다. 같은 중국인이지만 땅값 비싼 도시에 태어난 사람과 싼 농촌에서 태어난 사람은 처음부터 부의 수준이 달라진다. 그래서 농민이 도시로 진입해도 집과 땅이 없으면 영원히 도시 빈민이다. 그래서 급속한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는 중국에선 땅의 재분배 문제는 핫 이슈다.

중국의 도시화율은 현재 51%이지만 호적이 등기된 인구는 35%에 불과하다. 나머지 16%에 해당하는 2억2000만명이 몸은 도시에 살지만, 호적은 시골에 있는 반(半)도시인, 즉 농민공(農民工·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일하는 빈곤층)들이다. 이들은 집과 땅을 시골에 두고 왔기 때문에 도시의 주택, 의료, 교육, 사회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다. 농민공들이 중국 사회의 가장 큰 불만 세력으로 등장함에 따라, 시진핑 정부는 이들을 달래고 불만을 잠재우는 해법으로 '신도시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우선 도시화에 필요한 농민의 토지수용 가격을 시장가격의 30% 정도로 올려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시장가격의 3%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농민의 토지를 수용하고 있다. 연간 십수만건의 시위 중 상당 부분이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농민의 토지를 수용해서 발생하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또 농민공들에게도 도시호적을 부여함으로써 의료 등 사회보장의 수혜를 받도록 할 예정이다. 중국의 사회보장비 지출 비중은 2003년 11%에서 2011년에 28%로 높아졌지만 미국의 52%, 일본의 63%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