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선보일 주요 스마트폰이 일제히 '풀HD(고화질)'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풀HD는 기존 스마트폰 화면보다 2배 이상 선명해진 화면을 말한다.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은 올 1분기부터 더 크고 선명한 '5인치대 풀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줄줄이 내놓고 경쟁에 돌입한다.
◇더 크고 선명하게… 스마트폰의 진화
첫 포문을 여는 회사는 팬택이다. 오는 28일 5.9인치급 풀HD 화면의 스마트폰 '베가R4'(가칭)를 공개하고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스마트폰 중 풀HD를 채택한 것은 이 제품이 최초다. 화면 크기도 제일 크다. 이준우 부사장은 "선명한 화질을 잘 보여주기 위해 6인치에 육박하는 대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고 말했다.
국내 출시는 2월 초로 예정돼 있다. 팬택은 2대 주주인 퀄컴의 투자로 2300만달러(245억원)의 추가 자금을 확보한 데 이어 베가R4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1분기에 '옵티머스G 프로'를 내놓는다. 작년에 출시한 '옵티머스G'에 이은 후속작이다.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한 5.5인치 풀HD 디스플레이와 4개의 프로세서가 탑재된 쿼드코어 응용프로세서(AP), 1300만 화소급 카메라를 탑재한다. 삼성보다 앞서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박종석 부사장은 "미국·일본·캐나다 등 해외에서 옵티머스G의 경쟁력을 인정받은 만큼 후속작도 선전(善戰)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1위 삼성전자는 2분기 중에 '갤럭시S4'(가칭)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4.99인치 풀HD 디스플레이와 두뇌가 8개 달린 '엑시노스5 옥타' 응용프로세서(AP) 등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음 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이동통신 전시회 'MWC(Mobile World Congress)'에는 갤럭시S4 대신 8인치 화면의 태블릿PC '갤럭시노트8'을 공개한다. 애플은 판매가 부진한 '아이폰5'의 후속모델을 올 상반기에 내놓을 것으로 외신들은 보도하고 있다.
◇무섭게 쫓아오는 중국 업체
해외 제조업체들도 연초부터 일제히 시제품을 공개하고,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작년 11월 대만 HTC가 풀HD 스마트폰 '드로이드 DNA'를 첫 출시했다.
소니·화웨이·ZTE 등은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13' 가전 전시회에서 일제히 풀HD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고화질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그동안 '한 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았던 중국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화웨이는 6.1인치 스마트폰 '어센드 메이트'를 공개하며, 삼성 '갤럭시노트2'(5.5인치)와의 경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풀HD 경쟁은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는 거의 모든 해상도와 화면 크기를 지원한다.
시장조사기관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폰 OS는 풀HD 해상도를 지원하지 않는다. 윈도폰 OS가 탑재된 '풀HD 스마트폰'은 현재 만들 수 없단 얘기다.
☞풀HD(Full High-Definition)
이미지를 표현하는 최소 단위인 화소(畵素)가 200만개(가로 1920×세로 1080) 이상 촘촘히 들어 있는 디스플레이. 기존 HD(1280×720)급에 비해 2배 이상 화면이 선명해 '2K'라고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