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국 전기 사용 줄여라"… 통신3사 신기술 각축전
입력 : 2013.01.22 22:12
통신량 늘면서 전기 사용도 급증, 세계 이동통신사 年 39조원 들어
KT, 바깥공기 순환 냉방 기술 개발
SKT, 친환경 냉매·스마트 팬 채택
LGU+, 장비 크기 5분의 1로 줄여
각각 전력소비 절반 가까이 감축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지난해 전 세계 이동통신망이 사용한 전력량이 연간 120테라와트시(TWh)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냈다. 서울시 전체가 2년 반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세계 각국의 이동통신 기지국이 내는 전기 요금은 연간 360억달러(39조원)로 추산된다. 기지국은 휴대폰 사용자의 통신 신호를 포착해 통화와 무선 인터넷이 가능하도록 통신망에 연결해주는 장치다. 대형 빌딩 등에 설치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늘면서 이동통신망이 소비하는 전력량도 크게 늘고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전기를 덜 쓰는 친환경 기지국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소도시 한 달 쓸 전기 절약
기지국은 평소 내부 장비의 각종 칩과 부품에서 열이 발생하며 온도가 올라간다. 온도가 너무 올라가면 전자기판의 칩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통신사들은 기지국 실내온도를 낮추기 위해 에어컨과 비슷한 냉방장치를 함께 설치해두고 있다. 냉방장치에는 열을 식히는 물질인 냉매가 들어간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늘면서 이동통신망이 소비하는 전력량도 크게 늘고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전기를 덜 쓰는 친환경 기지국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소도시 한 달 쓸 전기 절약
기지국은 평소 내부 장비의 각종 칩과 부품에서 열이 발생하며 온도가 올라간다. 온도가 너무 올라가면 전자기판의 칩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통신사들은 기지국 실내온도를 낮추기 위해 에어컨과 비슷한 냉방장치를 함께 설치해두고 있다. 냉방장치에는 열을 식히는 물질인 냉매가 들어간다.
KT는 디지털 신호를 처리하는 DU(디지털신호처리부)집중국의 냉방용 전기를 줄이는 기술을 중소기업 엔에스텍과 공동으로 개발했다. 바깥의 찬 공기를 내부로 끌어들여 DU집중국 내부의 열을 식혀준다. 냉방에 필요한 전기를 75% 가까이 줄일 수 있다. KT는 새로운 냉방 기술을 전국 70개 DU집중국에 적용하면 1년에 12~16기가와트시(GWh)의 전기를 절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3만 가구 규모의 중소도시가 한 달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KT는 앞서 기지국을 구성하는 통신 장비에서 DU와 RU(무선신호처리부)를 분리했다. 열이 많이 나는 DU는 별도의 센터(DU집중국)에 모으고, 각 기지국과 광케이블로 연결했다. 각 기지국은 DU가 빠져나가고 RU만 남게 되자 크기가 이전보다 10분의 1로 줄었다. 관리가 쉽고 전력 사용량도 감소했다.
KT는 지난해 하반기 LTE(4세대이동통신)망에 이 기술을 적용해 종전보다 전력 소비를 50% 낮췄다. KT 관계자는 "기지국 한 곳당 나무 200여 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냉매 바꾸고 기능 통합해 전기료 절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친환경 기지국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전국에 설치된 기지국의 냉방장치에 들어가는 냉매를 바꿨다. 에어컨에 프레온계 냉매(R-22)만 사용했던 방식을 개선해, 친환경 냉매(R-134A)를 절반씩 섞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해외 냉방기 업체로부터 두 냉매를 섞었을 때 절약 효과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자체 실험한 결과 반반 섞었을 때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전국 1226개 기지국 중 지난해 600개 기지국의 냉매 방식을 바꿨다.
이 회사는 얼마 전부터 휴대전화 기지국 내부의 열을 바깥으로 뽑아내는 냉각팬의 운영 방식도 바꿨다. 기존에는 온도에 따라 냉각팬이 켜졌다 꺼지는 방식이었다. 새 방식은 온도가 올라가면 팬이 빨리 돌고 반대로 떨어지면 천천히 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 냉방기 사용 전기료 22억원과 기지국 수리비 1억원 등 운용비 23억원이 줄었다"며 "온실가스와 냉방기 소음까지 줄어들어 '일석이조(一石二鳥)'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통신장비의 크기를 5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하나의 기지국에 2~4세대 통신장비를 설치했다. 그 결과 기지국의 전력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새 기지국의 시간당 평균 소모 전력은 3.22킬로와트(kW). 종전 기지국에 필요한 전력의 45% 수준이다. LG유플러스 강신구 팀장은 "기지국 한 곳당 연간 15t가량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며 "전체 기지국 수를 감안하면 연간 10만t 이상 감축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 기지국'은 세계적 추세
해외 통신사업자들도 전기를 적게 쓰는 '그린 기지국' 설치를 서두르고 있다. GSMA는 이동통신망의 에너지 효율을 현재보다 향상시키기 위한 '어스(EARTH)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전력 소비가 많은 LTE망의 에너지 효율을 지금보다 2.5배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알카텔과 에릭슨, 텔레콤 이탈리아, NTT도코모를 비롯해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대학들이 참여했다.
미국 벨연구소도 탄소 감축에 관심 있는 기업·연구소들과 '그린터치(Green Touch)'라는 컨소시엄을 만들었다. 향후 5년간 이동통신망의 에너지 효율을 1000배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위정호 가톨릭대 교수(환경공학)는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LTE 서비스가 보급되면서 이동통신사들도 소모 전력을 줄이는 기술 개발에 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KT는 앞서 기지국을 구성하는 통신 장비에서 DU와 RU(무선신호처리부)를 분리했다. 열이 많이 나는 DU는 별도의 센터(DU집중국)에 모으고, 각 기지국과 광케이블로 연결했다. 각 기지국은 DU가 빠져나가고 RU만 남게 되자 크기가 이전보다 10분의 1로 줄었다. 관리가 쉽고 전력 사용량도 감소했다.
KT는 지난해 하반기 LTE(4세대이동통신)망에 이 기술을 적용해 종전보다 전력 소비를 50% 낮췄다. KT 관계자는 "기지국 한 곳당 나무 200여 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냉매 바꾸고 기능 통합해 전기료 절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친환경 기지국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전국에 설치된 기지국의 냉방장치에 들어가는 냉매를 바꿨다. 에어컨에 프레온계 냉매(R-22)만 사용했던 방식을 개선해, 친환경 냉매(R-134A)를 절반씩 섞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해외 냉방기 업체로부터 두 냉매를 섞었을 때 절약 효과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자체 실험한 결과 반반 섞었을 때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전국 1226개 기지국 중 지난해 600개 기지국의 냉매 방식을 바꿨다.
이 회사는 얼마 전부터 휴대전화 기지국 내부의 열을 바깥으로 뽑아내는 냉각팬의 운영 방식도 바꿨다. 기존에는 온도에 따라 냉각팬이 켜졌다 꺼지는 방식이었다. 새 방식은 온도가 올라가면 팬이 빨리 돌고 반대로 떨어지면 천천히 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 냉방기 사용 전기료 22억원과 기지국 수리비 1억원 등 운용비 23억원이 줄었다"며 "온실가스와 냉방기 소음까지 줄어들어 '일석이조(一石二鳥)'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통신장비의 크기를 5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하나의 기지국에 2~4세대 통신장비를 설치했다. 그 결과 기지국의 전력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새 기지국의 시간당 평균 소모 전력은 3.22킬로와트(kW). 종전 기지국에 필요한 전력의 45% 수준이다. LG유플러스 강신구 팀장은 "기지국 한 곳당 연간 15t가량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며 "전체 기지국 수를 감안하면 연간 10만t 이상 감축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 기지국'은 세계적 추세
해외 통신사업자들도 전기를 적게 쓰는 '그린 기지국' 설치를 서두르고 있다. GSMA는 이동통신망의 에너지 효율을 현재보다 향상시키기 위한 '어스(EARTH)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전력 소비가 많은 LTE망의 에너지 효율을 지금보다 2.5배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알카텔과 에릭슨, 텔레콤 이탈리아, NTT도코모를 비롯해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대학들이 참여했다.
미국 벨연구소도 탄소 감축에 관심 있는 기업·연구소들과 '그린터치(Green Touch)'라는 컨소시엄을 만들었다. 향후 5년간 이동통신망의 에너지 효율을 1000배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위정호 가톨릭대 교수(환경공학)는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LTE 서비스가 보급되면서 이동통신사들도 소모 전력을 줄이는 기술 개발에 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