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다시 수도권이다

"다시 수도권이다."

올해 아파트 분양 시장의 무게 중심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으로 집중될 전망이다. '수도권은 불황, 지방은 호황'이던 지난해 분양 시장과는 정반대다.

올해는 전체 분양 예정 물량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건설사들이 위험을 줄이려고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검증된 수도권에 전력할 전망이다. 수도권은 주택 대기 수요자들이 많고 서울 중심으로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택지지구에 대한 선호도 역시 높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지난해 분양실적 100위권 건설업체의 올해 공급량을 조사한 결과 48개 건설사가 올해 전국 238곳에서 19만5955가구(주상복합 포함)를 분양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서울·수도권이 10만9735가구(56%)로 절반이 넘는다. 지방 5대 광역시가 3만6774가구(18.8%), 지방 중소도시에서 4만9446가구(25.2%)가 각각 공급될 전망이다.

지난해 공급량 가운데 서울·수도권 비중이 27%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분양 시장의 중심축이 확실하게 옮겨진 셈이다.

서울의 경우 도심 내 재개발·재건축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 대치청실' 아파트, 논현동 '경복 e편한세상', 왕십리뉴타운 1·3구역, 가재울뉴타운 4구역 등에서 아파트 공급이 예정돼 있다.

수도권에서는 위례와 동탄2신도시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 송파구와 경기 하남·성남시 일대에 조성되는 위례신도시에서는 3390가구가 분양될 전망이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 브랜드를 앞세운 대형 건설사가 분양을 준비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수도권 최대 인기 지역 중 하나였던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는 8384가구가 공급된다. 다음 달 말 7개 건설사가 동시분양으로 6000여 가구를 공급한다. 포스코건설과 반도건설도 4월쯤 1700여 가구를 분양한다. 두 단지는 KTX(고속철도) 동탄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마지막 분양 물량이다.

최근 2~3년간 뜨거웠던 지방 분양 시장의 열기는 올해 다소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장 침체의 그늘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남하(南下)할 조짐도 곳곳에서 보인다.

다만 세종특별자치시나 지방 10곳에 조성 중인 혁신도시는 개발 호재가 올해도 이어지는 곳이 많아 청약 1순위로 꼽힌다. 세종시에서는 올해 새 아파트가 9064가구 공급될 예정이다. 지방 혁신도시에서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 5296가구 등 약 2만 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종시와 혁신도시는 지방에서도 가장 검증된 지역이라는 점에서 실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청약해볼 만하다고 평가한다.

다만 불황기일수록 아파트 청약에 나서기 전 반드시 주변의 기존 아파트 시세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최근 새 아파트도 시세와 비슷하거나 더 싸게 분양가를 책정하는 단지가 많다. 그러나 바로 입주할 수 있고 기반시설도 이미 갖춰져 있다는 측면에서 기존 아파트가 더 유리할 경우도 있다. 수도권 일대에는 미분양 아파트가 쌓여 있어 가격 할인을 하는 곳이 많다는 것도 소비자들이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철도나 지하철 연장 등 교통 호재는 반드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면서 "지금은 침체기여서 집값에 잘 반영되지 않지만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 입주할 때쯤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내 집 마련을 검토하고 있는 실수요자라면 새 정부가 발표할 부동산 정책을 감안해서 청약 전략을 짜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