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IOR CARE
김모 씨는 매일 저녁 일을 마친 후 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을 찾았다. 아버지의 건강이 크게 나빠졌기 때문이다. 다른 형제가 없는 그녀는 모든 짐을 혼자 짊어져야만 했다.
김모(45) 씨의 책임은 막중했다. 회사 일과 집안 살림, 그리고 병간호까지 모두 혼자 소화하기란 결코 녹록지 않았다. 석 달 정도 지난 후 아버지는 다행히 퇴원을 했지만 그로부터 6개월 동안 그녀는 수시로 아버지 댁을 찾았다. 아버지를 홀로 두기에는 안심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날 많은 이들은 부모를 제대로 부양하지 못하는 점을 안타깝게 여긴다. 마음이야 24시간 부모 곁에 함께하고 싶지만 바쁜 직장 업무 탓에 자주 얼굴을 비치기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다. 특히 김 씨처럼 형제가 많지 않은 경우 이 같은 고민은 더욱 커지기 마련. 가령, 부모를 모시고 병원에 가야 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그때 공교롭게도 회사에 중요한 스케줄이 잡힌다면?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어떨 때는 자녀 양육 문제와 부딪히기도 한다. 부모의 건강이 좋지 않다면 자녀 양육에 온전히 신경을 집중하기가 힘들다. 건강이 좋은 경우라 해도 마찬가지다. 주의 깊은 관찰이 지속되지 않을 경우 부모의 건강 악화를 예방하기가 힘들다. 대부분의 어르신은 자신의 건강 변화를 쉽게 자녀들에게 알리지 않는다. 자녀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다. 그들에게는 항상 곁을 지켜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물론 가족이 함께한다면 가장 좋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가족을 대신할 수 있는 누군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가족 이상의 가족
맞벌이를 하고 있는 박모(42) 씨도 부모 부양 문제로 마음 고생을 크게 했다. 장애를 가진 어머니의 건강 상태가 나날이 나빠지는데도 불구하고 회사 일로 인해 어머니를 돌볼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우울증이 심해져 병원 입원까지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머니를 돌볼 다른 형제도 상황은 마찬가지. 결국 그는 다른 대안을 찾아 나섰다. 어르신 전문 케어기버(caregiver)의 도움을 받기로 한 것이다. 박 씨가 선택한 곳은 시니어 케어 전문 기업 (주)홈인스테드코리아(Home Instead Korea).
홈인스테드코리아는 30대 후반의 여성 케어기버를 박모 씨의 가정에 파견했다. 딸과 비슷한 또래의 케어기버를 파견함으로써 어머니의 거부감을 최소화한 것. 어르신의 경우 통상 낯선 사람의 집안 출입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마련이다. 그러나 케어기버는 이 같은 우려를 단번에 불식시킨다. 홈인스테드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케어기버가 정기적으로 방문하면 어색함은 쉽게 해소된다. 오래지 않아 어르신은 자연히 케어기버를 가족처럼 느끼게 된다. 자녀와 따로 생활하고 있는 어머니로서는 자주 찾아오는 케어기버가 가족 이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고 설명한다. 어머니의 건강 상태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고객의 상태를 철저히 체크해 설계한 ‘케어 플랜’에 따라 어르신이 주기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독려했기 때문이다. 박 씨와 같은 자녀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박 씨는 “서비스 후 어머니의 표정이 많이 달라졌다. 평소보다 자주 웃으시고, 말수도 크게 늘었다. 어머니를 잘 모시지 못한다는 죄책감도 많이 사라졌다”고 말한다. 아울러 맞벌이를 하는 아내의 표정도 많이 밝아졌다고. 다가오는 명절에 어머니를 뵙는 것이 부끄럽지 않을 것 같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부모 부양 문제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모든 책임을 홀로 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회사 업무, 집안 살림, 자녀 양육 등 모든 것을 혼자 처리하고 말겠다는 ‘완벽주의’를 경계하라는 것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유연한 자세다. 본인이 할 수 있는 일과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일을 나누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는 것. 지금 당장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파악하고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도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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