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의 왕’ 하면 떠오르는 이름, 바로 해리 윈스턴(Harry Winston)이다. 100년이란 시간 동안 3대에 걸쳐 해리 윈스턴이 이룩한 주얼리 브랜드로서의 명성은 이제 시계에까지 고스란히 이어졌다.
시작은 1932년 뉴욕. 다이아몬드 수집가인 해리 윈스턴은 자신의 이름을 딴 주얼리 브랜드를 설립한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보석과 시간을 초월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단숨에 정상에 오른 해리 윈스턴은 미국 주얼리 브랜드로서는 최초로 유럽에 진출하는 등 남다른 기량을 발휘했다. 세계적인 다이아몬드 기업으로 명성을 알린 해리 윈스턴이 시계로 영역을 확장한 것은 1980년대, 해리 윈스턴이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아들 로널드 윈스턴이 회사를 물려받으면서부터다. 로널드 윈스턴은 주얼리 장인이자 시계 마니아였다. 그는 1984년 사내에 독립적인 시계 사업부를 꾸리고 1989년 본격 생산에 나선다.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해리 윈스턴 메뉴팩처.
새로운 도전을 감행한 로널드 윈스턴이 가장 강조한 가치는 희소성. ‘레어 타임피스(Rare Timepiece)’라는 멋진 하우스 모토는 바로 여기서 생겨난 것이다. 해리 윈스턴은 시계 하나를 완성하는 데 자그마치 1년 이상의 시간을 소요한다. 작은 부품 하나에도 장인의 정성이 깃들어 있다고 할 만하다. 시계의 모든 부품은 스위스에서 제작하고 무브먼트는 100% 수제다. 해리 윈스턴 시계는 ‘혁신’과도 밀접히 연관되는데, 단단하고 세공하기 까다로운 소재인 플래티넘과 잘리움을 이용해 만든 주얼리 시계를 세계 최초로 탄생시키며 시계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해리 윈스턴은 각계의 셀러브리티가 사랑하는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뉴욕 살롱의 주요 고객으로는 벤 에플렉, 마돈나, 기네스 팰트로, 제니퍼 로페즈 등이 있다. 최근에는 미국 시트콤 <가십걸>의 주인공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공식 행사에 ‘시그니처 세븐 다이아몬드 워치’를 착용하고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리 윈스턴의 오랜 팬들은 말한다. 아름다운 보석과 디자인, 혁신적인 기술이 어우러진 해리 윈스턴의 시계는 하나의 예술품 그 자체라고.
Ocean Tourbillon Big Date 오션 뚜르비옹 빅 데이트
하이클래스의 컴플리케이션 워치들 가운데 가장 정확한 시간을 보여주는 제품. 지난해 스위스 바젤 페어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였다. 전통적 뚜르비옹(오토매틱 무브먼트 시계에 중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시간 오차를 보정하는 장치)이 플레이트 위에 장착되어 한 각도에서만 볼 수 있었다면, 해리 윈스턴의 오션 뚜르비옹 빅 데이트는 ‘떠 있는 뚜르비옹(floating tourbillion)’이란 새로운 개념의 뚜르비옹을 탑재했다. 뚜르비옹 캐리지와 레귤레이팅 기관들이 공간에 자유롭게 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무브먼트의 나머지 부분들의 기계적 커넥션까지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해리 윈스턴의 시그니처인 두 개의 엑센티드 다이얼 역시 돋보인다.
Project Z 6 프로젝트 지 6
해리 윈스턴 시계의 기술적 혁신을 논함에 있어 결코 빠뜨릴 수 없는 프로젝트 지 시리즈. 해리 윈스턴은 잘리움이라는 신소재를 이 시계 제작에 사용했다. 잘리움은 주로 항공공학에 사용되는 금속으로, 부식되지 않고 피부에 닿았을 때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다. 청회색을 띠는 희귀 금속 잘리움은 해리 윈스턴 시계에서만 볼 수 있다. 지난 2010년에는 프로젝트 지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 ‘프로젝트 지 6(Project Z 6)’가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에는 24시간 알람시계 무브먼트가 탑재됐다. 케이스 위로 보이는 해머는 알람이 울리는 것을 청각뿐만 아니라 시각으로도 확인할 수 있게 고안되었다. 프로젝트 지 6는 300개 한정 생산된 제품이다.
Midnight Moon Phase 미드나잇 문 페이즈
기존의 클래식한 미드나잇 컬렉션에서 시적인 감성을 한층 극대화한 제품. 얇은 인그레이빙으로 새겨진 나뭇가지 뒤에 숨은 달로 표현된 문페이즈 기능(날짜에 따라 달의 모양이 변하는 시각적 효과)이 더해졌다. 이는 밤하늘과 달의 조화를 오묘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즈골드와 화이트골드 색상이 어우러진 케이스에는 브릴리언트컷 다이아몬드가 세팅되어 있다. 39㎜의 커다란 케이스 안에 섬세하게 새겨진 나뭇가지와 숨은 듯 모습을 드러내는 문 페이즈는 극상의 아름다움을 제공한다. 지난해 출시된 이 시계는 12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워치 월드 어워즈(Watch World Awards)’에서 ‘올해의 패션시계’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