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 위한 무대에 토종 오페라… 가슴 벅차"

"'토종 오페라' 공연을 통해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의 111개국 참가 선수들과 세계인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29일 개막한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축하 오페라 공연을 부산의 그랜드오페라단이 맡았다. 31일 오후 7시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콘서트홀에서 열릴 공연은 출연·제작진 28명의 재능 기부로 진행된다. 공연작은 한국 근대문학의 대표 작가 중 하나인 김유정의 '봄봄'을 모티브로 한 '오페라 봄봄'.

이 오페라단 안지환(58) 단장은 "세계인을 위한 무대에 토종 오페라를 그것도 지방의 오페라단이 올리는 것은 가슴 떨리는 일"이라며 "우리 공연이 이 대회에서 연출될 3190편의 감동 드라마에 또 하나의 '가슴 벅참'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페라 봄봄'은 이건용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가 2001년 작곡한 작품. 1930년대 우리 농촌을 배경으로 시골 남녀의 순박한 사랑과 이들의 결혼을 방해하는 심술궂은 장인의 갈등을 그린 원작(原作)에다 익살스럽고 해학적인 선율을 입혔다. 안 단장은 "원작의 탁월한 언어감각과 극적 구성을 한국적 마당놀이 형식과 서양 오페라 어법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라며 "세계인들이 토속적 무대와 우리 특유의 해학과 풍자를 담은 우리 말 아리아 등을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랜드오페라단의 '오페라 봄봄'은 2010년 부산문화회관에서 초연된 뒤 2011년 서울 예술의전당, 강원도 춘천문화예술회관 공연을 거쳐 작년 해외로 진출했다. 작년 6월 중국 베이징 중국음악대 국음당, 상하이 서희구 주민문화활동센터, 일본 도쿄 한국문화원 한마당홀 등에서 공연됐다. 오는 6월에는 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체코 등 유럽 순회공연에 나선다.

그랜드오페라단은 1996년 창단, 지금까지 정기공연 40여 차례를 비롯해 100여 차례의 크고 작은 공연을 해온 부산의 대표적 오페라단이다. 안 단장은 "시골의 오페라단이 토종 오페라로 K-팝처럼 'K-오페라 신화'를 쓰는 사고를 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