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특별한 피아트 소형차 한국 시장서 통할 것"

"친퀘첸토는 50만 가지의 액세서리 조합이 가능합니다. '나만의 차'를 만들 수 있지요."

파블로 로쏘(Rosso·43) 신임 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은 5일 서울 광장동 W호텔에서 열린 피아트 브랜드 출시 행사에서 "작고 특별한 차의 수요가 늘고 있는 한국 시장에 딱 들어맞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미국 크라이슬러 본사가 이탈리아 자동차회사 피아트에 2009년 인수됨에 따라 한국 지사도 이달부터 '친퀘첸토'를 시작으로 피아트까지 팔게 됐다.

올해 1월 부임한 로쏘 사장은 피아트 출신이다. 이탈리아계 아르헨티나 이민 가정에서 태어나 1998년 피아트에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그룹 내 자동차 브랜드 알파 로메오와 란치아 영업담당, 피아트-타타자동차 인도 합작사업 등을 맡았다.

이날 발표한 친퀘첸토는 피아트의 대표적 소형차다. 1957년 나온 같은 이름의 클래식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친퀘첸토(cinquecento)는 이탈리아어로 '500'이라는 뜻. 모델 변경 없이 6년째 팔리고 있지만 유럽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인기다.

배기량 1.4L(리터)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102마력을 낸다. 신연비 기준으로 휘발유 1L당 12.4km를 달릴 수 있다. 기본형은 2690만원, 고급형은 2990만원, 천으로 된 지붕이 열리는 컨버터블 모델은 3300만원. 친퀘첸토와 함께 크라이슬러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의 피아트 버전인 '프리몬트'도 출시했다. 2L 디젤 엔진을 얹은 7인승 모델로 4990만원이다.

로쏘 사장은 "'로쏘'가 이탈리아어로 '붉은색(Red)'을 뜻하며 피아트의 상징색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와 한국 국민 모두가 열정적인 기질을 갖고 있어서 이탈리아 자동차의 감성이 한국 소비자에게 잘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은 수입차 시장이 독일차에 편중돼 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수입차 브랜드로 시장이 확대될 것을 확신해요."

이번 '친퀘첸토' 출시는 피아트의 세 번째 한국 시장 공략이다. 1970년대 아시아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피아트의 '124', '132' 모델을 생산·판매했다. 1988년부터는 크로마·판다 등 대표 모델이 수입·판매됐으나 외환 위기 직후인 1998년 판매가 중단됐다.

피아트는 작년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피아트는 1980년대 이탈리아 내수 시장의 70~80%를 독점하다가 2000년대 이후 생산성·서비스가 떨어져 점유율이 20~30%로 급락했다. 작년에도 유럽에서 7억유로(약 10조원) 순손실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