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 영웅' 석해균 前 선장, 대학생 된다

"성적이나 친구 문제로 뛰어내리는 학생들을 보며 '뛰어내리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까' '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학생들에게 고통을 참고 견뎌낸 제 경험을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60) 전 삼호주얼리호 선장이 대학에 입학한다. 한국방송통신대(이하 방송대)는 석 선장이 이 대학 청소년교육과에 입학한다고 6일 밝혔다. 석 선장은 작년 말 청소년교육과에 지원해 지난달 30일 합격통보를 받았다.

방송대에 따르면, 청소년교육과는 올해 5542명 모집에 8508명이 지원해 전체 학과 중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1.54:1)을 기록했다. 이 학과를 졸업하면 청소년지도사 자격증 2급 필기시험을 면제받는다.

석 선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에 교육자로서 접근해 보고 싶었다"고 지원 동기를 밝혔다. 석 선장은 "강연을 다니며 청소년들을 만날 때마다 '다들 정신적으로 건강하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신문을 펴면 아이들 자살 소식이 줄을 이었다"며 "책으로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는 방송대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체계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석 선장은 해적으로부터 입은 총상을 치료하고 병원에서 퇴원한 뒤 작년부터 '해군 충무공 리더십센터' 안보교육 담당관으로 일하고 있다. 전국 곳곳을 다니며 군 장병들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강연하는 게 주 업무다.

그는 1970년 고등학교 졸업 직후 해군에 입대해 5년4개월의 군 복무를 마치고 하사로 전역했다. 1977년부터 외항선(外航船)을 타기 시작해 '아덴만의 여명' 작전이 있었던 2011년 1월까지 약 40여년 동안 바다에서 살았다. 바다 위에서도 1급 항해사 자격증을 따는 등 공부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았지만 대학에 진학하지는 못했었다.

석 선장은 "방송대에 입학하면 경남 진해의 학습관을 이용해 출석 수업에도 참여하는 등 강연 틈틈이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