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부모님을 위한 재테크 설계, 경로우대 상품부터 챙기세요

설 연휴가 다가왔다. 오랜만에 만나는 부모님 이마에 드리운 주름살을 하나라도 펴 드릴 방법을 고민하는 자녀라면, 부모님을 위한 재테크 팁을 연구해 가는 건 어떨까. 일터를 떠난 부모님 세대는 위험을 무릅쓰고 마냥 돈 불리기에 나설 수 없다. 평생 열심히 일해 모아둔 은퇴 자금을 안정적으로 굴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원금 손실 위험이 없는 상품을 찾다 보면 은행권 정기예금에 눈을 돌리기 마련. 그러나 저금리 시대가 계속되는 요즘엔 은행 이자가 연 3%대에 불과하다. 이자소득세(15.4%)를 떼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몇 푼 되지 않는다. 결국 승부는 누가 돈 나가는 구멍을 잘 막아내느냐에서 갈린다. 부모님 세대의 재테크를 위해서는 금융계의 '경로우대 상품'을 꼼꼼하게 따져 돈 샐 구멍을 막는 전략이 필요하다. 올해엔 고액 자산가의 세금 회피를 막기 위해 정부가 여러 개정안을 내놓았기 때문에 바뀐 여러 세제를 숙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경로우대 상품 잡아라… 생계형·세금우대저축

만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경로우대' 혜택은 부모님의 재테크 전략을 짤 때 가장 먼저 챙길 것 중 하나다. 생계형 저축은 만 60세 이상 고령자가 1인당 3000만원 이내 범위로 각종 예·적금을 비롯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때 받을 수 있는 비과세 혜택이다. 이자율로만 따지면 약 1%포인트 높아지는 효과가 있어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엔 꼭 챙기는 게 좋다. 펀드나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가입할 때도 대부분 지정할 수 있다. 다만 국내 주식형 펀드처럼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세금을 물리지 않는 상품에 지정할 땐 큰 절세 효과를 볼 수 없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또 다른 경로우대 상품인 세금우대 종합저축은 만 60세 이상 고령자에게는 1인당 3000만원 한도로 15.4%인 이자소득세를 9.5%로 5.9%포인트 깎아준다. 두 가지 모두 한도를 채웠다면, 상호금융권(농협·수협·신협·새마을금고)의 예금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출자금(약 1만~3만원)을 내고 조합원이 되면 1인당 3000만원까지의 이자소득에 대해선 1.4%의 농어촌 특별세만 내면 된다. 이 혜택은 작년 말로 끝날 예정이었지만 2015년까지 연장됐다.

 

◇즉시연금 2억원까지 비과세 혜택 유지

대표적인 절세 상품 중 하나가 바로 즉시연금이다. 즉시연금은 목돈을 보험회사에 맡겨두고서 이를 연금으로 지급받는 상품. 비과세인 데다, 상속형으로 설정하면 가입자가 사망할 때 원금을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어 인기다. 이달 초 보험사가 내놓은 즉시연금은 비과세 혜택 막차를 타려는 가입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찌감치 매진됐다. 올해 정부가 내놓은 세법 개정안에 따라 이달 중순부터 2억원이 넘는 상속형 즉시연금에 대해선 비과세 혜택이 없어진다. 그러나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다. 세법 개정안이 시행되더라도 2억원 이하 즉시연금 가입자는 전과 같이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부부의 경우, 한 사람 명의로 4억원을 상속형 즉시연금에 넣으면 과세 대상이 된다. 하지만 부부가 2억원씩 나눠 각각 상속형 즉시연금에 가입할 경우엔 세금을 떼지 않는다. 그러므로 즉시연금 판매가 재개되는 시점을 잘 챙겼다가 놓치지 말고 가입하면 된다.

◇병력·나이 안 따지는 무심사 보험

부모님 세대의 고민거리 중 하나는 마땅히 가입할 만한 보험상품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보험사가 젊고 건강한 가입자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망하긴 이르다. 최근 고령화 사회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무(無)심사 보험상품이 늘어나는 추세다. 무심사 보험상품은 2006년 처음 국내 시장에 등장할 때에는 장례비 지원 등 보장 내용이 한정돼 있어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는 건강보험 시장에도 무심사 보험상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60~70대 고령층이 복잡한 심사 없이도 암, 고혈압, 당뇨, 류머티스성 관절염 등을 보장해 주는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마냥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통상 무심사 보험상품의 보험료가 일반 보험에 비해 비싸기 때문이다. 또 보장 내용이 다른 보험상품에 비해 적다는 점도 유념하고 가입할 상품을 골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