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에든버러大, 윤보선 前 대통령 기념 심포지엄 매년 열기로

해위(海葦) 윤보선(1897~1990) 전 대통령 이름을 딴 한국학 심포지엄이 3월 5일 영국 에든버러대 주최로 대학 내 플레이페어 도서관 홀에서 열린다. 서구 명문대학이 한국 전직 대통령을 기념한 심포지엄을 매년 개최하겠다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1582년 설립된 에든버러대는 철학자 데이비드 흄, 진화론을 내세운 찰스 다윈, 소설가 코넌 도일, 전화기를 발명한 그레이엄 벨 등 쟁쟁한 졸업생을 배출한 유명 대학이다.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도 이 학교 출신이고,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롤링은 2004년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윤보선 대통령은 상해 임시정부에서 최연소 의정원 의원으로 활동하다 독립운동가 신규식의 권유에 따라 영국에 유학, 1924년 이 대학 고고학과에 들어가 학사·석사학위를 받았다.

3월 4일 저녁 리셉션에 이어 5일 열리는 심포지엄에는 티모시 오셰아(O'Shea) 에든버러대 총장이 인사말을 하고, 박석환 주영대사와 스콧 와이트먼 주한 영국대사가 기념사를 하는 등 양국 주요 인사들이 참가한다. 학계에서는 김학준 해위 학술연구원 원장이 기조 강연을 하고, 마이클 신 케임브리지대 교수, 셰필드대 김승영 박사, 로빈 윌리암스 에든버러대 교수, 제임스 호어 초대 북한 주재 대리대사가 발표한다. 에든버러대는 윤보선 심포지엄을 연례화하고 심포지엄 경비도 상당 부분 부담하면서 한국학 연구를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해위 윤보선은 일제 강점기 상해 임정에 참여했으며, 해방 후엔 한국민주당 창당에 나섰고 서울시장·상공부장관을 지냈다. 4·19 직후, 제2공화국 대통령에 취임했다가 5·16 쿠데타로 1년 7개월 만인 1962년 3월 사임했다. 1970년대엔 민청학련 사건 배후로 지목돼 징역 15년을 구형받는 등 민주화운동 대부로 한국 현대사에 굵직한 궤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