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의 반격, 스마트폰에 도전장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고 스마트폰 사양이 높아지면서, 이로 인해 위축되는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지키기 위한 업체들의 대응이 한층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엔 스마트폰에 고화질 카메라가 장착되거나 스마트폰용 다양한 카메라 지원 앱(응용프로그램)들이 나오면서 웬만한 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맞서 디지털카메라업체들은 더 고화질의 카메라를 내놓거나, 스마트폰 못지않은 통신 기능을 갖추거나, 촬영한 사진 즉시 편집 등 다양한 부가 기능을 내놓으며 스마트폰과의 맞대결에 나서고 있다.

◇카메라 본연의 힘, 화소·렌즈로 승부한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혹은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의 화질을 결정하는 요소는 화소다. 휴대폰 카메라는 1999년 11만 화소로 시작했지만, 2004년 300만 화소, 2005년 500만 화소, 2008년에는 800만 화소 모델이 처음 등장하는 등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요즘은 시중에 1300만 화소 스마트폰까지 많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카메라는 이에 맞서 최근 2000만 화소를 넘어서는 화소와 최고급 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를 출시하며 대응하고 있다. 본래 1000만 화소를 넘어서면 조그만 사이즈의 종이 사진을 인화하는 데는 큰 화질 차이가 없다는 평가가 많았으나, 사진을 크게 인화하기도 하고 다른 용도로도 활용하면서 전반적으로 고화질 카메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소니의 고성능 콤팩트 카메라 'RX100'은 세계 최초로 2020만 고화소에 '엑스모어 CMOS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제품이다. 기존 콤팩트 카메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고감도·고화질의 사진 촬영이 가능한 제품이다. 일반 콤팩트 카메라에 사용되는 센서보다 4배가량 큰 이미지 센서와 '칼 자이스 바리오 조나 T 코팅 렌즈'를 채택해 콤팩트 카메라임에도 불구하고 DSLR방식 카메라 못지않은 고품질의 해상도 사진과 풀HD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파나소닉에서 출시한 '루믹스 LX7'도 기존 밝기 렌즈보다 4배가량 더 밝은 렌즈를 탑재했다.

◇사진을 재밌게 즐기는 다양한 사진 효과 기능

스마트폰의 카메라 관련 앱들은 디지털 카메라를 위협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카메라 업계는 이에 맞서 다양한 사진 촬영 효과 기능을 탑재한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효과는 물론이고 일러스트레이션 같은 촬영 기법도 구현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나중에 사진을 따로 보정하거나 편집하지 않아도 되며, 초보자도 그저 간단하게 버튼을 조작하는 것만으로도 개성 넘치는 사진을 촬영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게 업체들의 목표다.

니콘 '쿨픽스 S01'은 흔들림 방지 기능과 12명 얼굴 인식 기능, 다채로운 특수 효과 및 필터 효과 등을 통해 이용자가 사진 찍는 재미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크린 터치 방식으로 기능 조작이 가능하고, 광학 3배줌의 '니코 렌즈'를 사용해 와이드부터 망원까지 다양한 촬영이 가능하다. '토이 카메라' '미니어처 효과' '비비드 컬러' 기능 등을 쓰면 사진을 아기자기하게 만들거나 분위기 있게 연출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사진의 감성을 풍부하게 표현해주기 위한 후 보정 작업 기능들도 크게 보강됐다. 올림푸스의 '펜 E-PL5'는 자체 내장된 12개의 아트 필터 기능을 통해 사진을 느낌 있는 작품처럼 만들어준다. 하나하나 원하는 느낌의 필터를 선택해 촬영할 수 있다. 소니 '사이버샷 DSC-WX50'은 웹툰 효과를 낼 수 있는 '일러스트레이션' 모드 등을 갖추고 있다.

◇어떤 환경에서도 찍힌다

카메라 업계가 스마트폰 카메라의 공세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시도하는 트랙 중 하나가 바로 아웃도어 카메라다. 등산·캠핑 등 아웃도어 열풍과 함께 익스트림 레포츠를 즐기는 인구 또한 급증하면서 물속에서, 영하의 추위 속에서, 혹은 스키나 산악자전거 등의 레포츠를 즐기면서 사용할 수 있는 아웃도어 카메라에 업체들은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한계를 뛰어넘는 강력한 방수, 방한, 방진 등의 기능성과 내구성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한 제품이다.

올림푸스의 '스타일러스 TG-2'는 이중 구조의 금속 보디 내부에 충격 흡수재를 사용해 설계됐다. 수중 15m까지 견디는 뛰어난 방수 능력과 영하 10도의 극한에서도 촬영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하중 100㎏까지 견딜 정도로 견고하게 설계되고 2m 높이에서 떨어져도 안전하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사막의 모래 바람에서도 촬영이 가능한 방진 기능까지 갖춘 아웃도어 카메라다. 소니 '사이버샷 TX20'은 물속에서도 풀HD 동영상 및 스틸 이미지 촬영이 가능한 방수 디지털 카메라다.

한편 디지털 카메라업체들은 셀프 촬영이 가능한 180도 회전 플립 LCD 등으로 촬영의 편의성을 높여주며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 못지않은 통신 기능

카메라의 기능적인 측면만 놓고 비교했을 때, 스마트폰 카메라가 디지털 카메라를 위협하는 큰 요인은 '커넥티비티(Connectivity, 연결성)'이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인터넷에 바로 올려 많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은 SNS 활동에 적응된 사용자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한편, 디지털 카메라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디지털 카메라는 이런 상황에 맞춰 와이파이 등의 통신 기능을 장착한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덕분에 고성능의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고해상도의 사진과 영상도 스마트폰처럼 간편하게 인터넷에 올리고 많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카메라'가 대표적이다. 안드로이드 4.1(젤리빈) 운영체제(OS)를 탑재했으며 와이파이나 3세대(G) 이동통신, LTE(4세대 이동통신)를 통해 촬영한 사진을 곧바로 모바일 인터넷 환경에서 공유할 수 있다. 소니의 '사이버샷 DSC-WX80'도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