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뉴스 따라잡기] 엔저 덕에 '일본 펀드' 고공행진… 환헤지형이 수익률 더 높아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일본 닛케이지수는 32% 급등했다. 1980년대 일본의 '거품 경제'를 연상시킬 정도다. 같은 기간 미국의 다우존스산업지수가 11% 오른 것을 감안하면 일본 주가 상승률은 독보적인 수준이다. 일본은 지난 3개월간 세계에서 가장 좋은 실적을 낸 주식시장이 됐다."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의 엔화 약세 정책으로 일본 증시가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지난 6일 1만1463으로 마감해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덕분에 일본펀드는 승승장구해 올해 9.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3.5%)보다 2배 이상 높고,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3.3%)과도 큰 차이가 난다.

발 빠른 투자자들은 일본펀드에 돈을 넣기 시작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선 올해 5300억원이 빠져나갔지만, 일본펀드로는 214억원의 돈이 들어왔다.

◇엔화 약세로 일본펀드 고공행진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가장 수익률이 좋은 펀드는 11일 기준으로 신한BNPPTOPs일본대표기업펀드(14%)였다. 이 펀드는 주로 일본의 자동차주를 사들였다. 도요타를 5% 이상 펀드에 편입했고, 혼다와 닛산도 2%가량 사들였다. 일본의 자동차 업체는 최근 엔화 약세 바람을 타고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상승했다. 도요타는 올 들어 52%, 혼다와 닛산은 각각 12.7%, 17.1% 상승했다.

그 외 신한BNPP봉쥬르일본알파자(H)펀드(13.0%), 피델리티재팬펀드(12.5%),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전환펀드(11.9%), 한화재팬코아펀드(11.7%)도 모두 두 자릿대 수익률을 올렸다.

◇환헤지한 펀드가 수익률 좋아

똑같이 일본에 투자한 펀드라고 해도 환헤지(미래의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는 것) 여부가 수익률 희비를 갈랐다. 환헤지를 한 일본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0.2%였지만, 그렇지 않은 펀드는 5.7%를 기록했다.

가령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전환펀드'는 똑같은 포트폴리오이지만, 하나는 환헤지형, 하나는 환노출형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환헤지를 한 펀드는 11.9%의 수익률이 난 반면, 환에 노출된 펀드는 6%의 수익에 그쳤다.

이는 엔화 약세 때문이다. 해외펀드의 경우 국내 원화를 해당 국가의 통화로 바꿔 돈을 넣고 펀드를 환매할 때에도 환전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환헤지 여부에 따라 펀드의 수익률이 달라지게 된다. 예를 들어 환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에 투자해 일본 증시에서 100엔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면 과거엔 원화로 1300원의 수익을 낼 수 있었는데, 최근엔 엔화 약세로 1100원 이익밖에 내지 못하는 셈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환헤지형 상품은 해당 국가의 주식 상승률만 이익으로 챙길 때 유리하다"면서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환차익을 기대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환노출형 펀드에 가입하면 되는데, 일본펀드는 엔화 약세가 예상되고 있는 만큼 환헤지형 펀드에 가입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2008년 1달러당 110엔을 기록하던 엔화는 아베 총리의 양적 완화 정책에 따라 최근 1달러당 90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엔화 환율이 90엔대가 된 것은 2년여 만이다.

세금을 따로 내지 않는 국내 주식형 펀드와 달리, 일본펀드와 같은 해외 주식형 펀드는 세금(15.4%)을 내야 한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도 포함되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둬야 한다. 만약 투자했다 손해만 봤다면 세금은 내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