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분양시장 모처럼 대목 맞을듯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일대에서는 벌써부터 봄 분양 시장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오는 28일 7개 건설사가 모델하우스 문을 열고 아파트 6200여가구를 한꺼번에 분양한다. 지난해 1·2차에 이어 이번이 3차 분양이다. 모델하우스로 이어지는 도로 곳곳에는 3차 분양을 알리는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다. 이번에 1348가구의 최대 물량을 공급하는 대우건설은 지난 17일 내부 공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손님 맞이 준비에 들어갔다. 최영훈 분양소장은 "워낙 수도권 주택 경기가 부진해 청약을 미루는 소비자가 많은 것 같아 걱정"이라면서도 "불황에도 지난해 동탄2신도시는 선방한 지역인 만큼 기대감도 크다"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아파트 분양 시장의 문도 활짝 열린다. 다음 달 분양 시장에는 전국 49개 단지에서 새 아파트 3만3340가구가 쏟아지면서 모처럼 대목을 맞을 전망이다. 작년 3월에 비해 공급물량이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에는 경기 침체 여파 등으로 건설사들이 분양을 꺼렸던 영향이 크다.

그동안 움츠렸던 수도권이 3월 분양 시장의 중심에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 수도권 분양 물량은 22개 단지, 1만6703가구 규모로 작년 같은 달보다 가구 수 기준으로 3배가량 늘었다. 지방은 세종특별자치시, 지방 혁신도시 등에서 1만6637가구가 공급된다.

수도권 분양 시장은 동탄2신도시가 가장 관심을 끈다. 서울은 공급량이 1000가구에도 못 미친다. 동탄2신도시에서는 3차 동시분양 6200여가구가 공급되고 뒤이어 포스코건설과 반도건설이 1700여가구를 더 내놓는다. 3월에만 8000가구 정도 나오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동탄2신도시를 올해 주택 시장 전망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로 지목한다. 올봄 분양 시장의 첫 단추를 끼는 데다 물량도 많아 소비자들의 심리를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수도권 분양 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장기 침체에 빠져있다. 동탄2신도시를 제외하면 지난해 수도권에서는 순위 내 마감을 기록한 사업장이 많지 않았다.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는 3만2500여가구로 2001년 첫 조사 이후 최대 수준으로 쌓여있다. 곳곳에서 할인 판매에 들어가는 곳도 많아 공급이 과잉됐다는 인식을 주는 것도 부담이다. 전체적인 집값도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만큼 새 아파트가 소비자 관심을 끌기 어렵다는 뜻이다.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 전문위원은 "동탄2신도시를 비롯한 수도권에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건설사의 분양가 인하와 신(新)평면 개발이 더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봄 분양 시장에서는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로 새 정부가 내놓는 부동산 정책이 꼽힌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 직후 다양한 경기 활성화 정책들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 정상화에 걸림돌로 꼽혔던 각종 규제 폐지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초대 장관 후보자인 서승환 연세대 교수도 불필요한 부동산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폐지가 유력한 규제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분양가 상한제'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국회에 계류 중이다. 주택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고 민간의 주택 공급도 더욱 활성화하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올 6월 말까지 주택 취득세 감면 혜택이 연장된 만큼 각종 규제 폐지가 이 기간 맞물리면 주택 시장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침체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더 높아져 봄부터 분양 시장은 한층 더 실수요자 위주로 움직일 것"이라며 "브랜드 아파트나 입지가 좋은 곳 위주로 지역적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