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이 주는 '둥근' 위안

"생활용품인 도자기는 일상과 함께하는 예술입니다. 삭막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제 작품을 관람한 사람들이 '흙'이 주는 편안함에서 위안과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면, 도예가로서 더 바랄 게 없겠지요."

도예가 지당(志堂) 박부원(75)이 다음달 1~31일 서울 일원동 밀알미술관에서 개인전 '불에서 태어난 보석'을 연다. 1960년대 초 도예(陶藝)에 입문해 한국 전통 도자의 맥을 이으며 50여년간 도자기를 구워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해학적인 동물 문양이 새겨진 분청(粉靑), 웅숭깊은 붉은 빛의 주동채이귀편병(朱銅彩二耳扁甁) 등 모두 60여점을 선보인다.

1974년 경기도 광주에 도원요(陶元窯)를 설립한 작가는 한국, 미국, 일본 등에서 수십 차례 전시회를 열며 우리 도자기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려 왔다.

이번 전시 평문(評文)을 맡은 전광식 고신대 교수는 "붉은 주동채병은 청자매병의 고아함을, 설백색 달항아리와 백자각호는 조선백자의 숭고함을, 갯벌 다완·설경다완·황도사발은 분청사발의 처연함을 보여준다"면서 "비움과 채움의 도자이자 질박함과 화려함의 도자이면서 차가움과 따스함의 도자"라 평했다. (02)3412-0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