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이 손짓한다 "나를 만지러 와요"

날씨가 풀리면서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파릇파릇해지는 들판을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호기심을 유발하는 다양한 박물관을 둘러보면 더 풍성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가족 나들이에 좋은 전국의 이색 박물관 5곳을 추천했다.

■영월 조선민화박물관

강원도 영월은 박물관 도시다. 2000년대 초부터 하나둘씩 들어서기 시작해 현재 20여개로 늘었다. 조선민화박물관은 서민의 소박한 정서가 담긴 조선시대 민화 3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현대 민화 100여점을 포함해 300여점을 상설 전시한다. 익살맞은 호랑이와 까치를 그린 '작호도', 십장생을 담은 '십장생도', 글자를 화폭에 옮긴 '문자도' 등이 볼거리다. 난고김삿갓문학관·묵산미술박물관·호야지리박물관·동강사진박물관·인도미술박물관·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 등도 같이 둘러보면 좋다.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김삿갓로. (033)370-2037

■포항 로보라이프뮤지엄

일상생활에 이용할 수 있는 첨단 로봇들을 직접 만지고 조작해볼 수 있어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다. 심리 치료용으로 쓰는 물개 로봇 '파로'는 만지거나 머리를 쓰다듬으면 눈을 깜빡이고 고개를 드는 반응을 보인다. 지능형 강아지 로봇 '제니보'는 코끝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주인을 알아보고 재롱을 부리기도 한다. 인간 모습을 한 '로보노바'의 군무(群舞)도 구경할 수 있다. 경북 포항시 남구 지곡로 한국로봇융합연구원 1층. (054)270-2371

■이천 돼지박물관

돼지를 주제로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만든 박물관이다. 18개국에서 가져 온 돼지 인형과 미술품, 돼지 저금통 5000여점을 둘러보고 돼지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살펴본다. 공연장에서는 돼지들이 공을 물어오고, 장애물을 넘고, 골대에 골을 넣는 것을 구경할 수 있다. 돼지에게 먹이를 주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소시지를 만드는 법을 배우고 각종 돼지 요리도 시식한다. 경기도 이천시 율면 임오산로 372번길. (031)644-2937

■진천 종박물관

한국 범종을 연구·수집·보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내 유일의 종 박물관. 전시실에는 중요무형문화재 112호인 주철장(鑄鐵匠) 원광식 선생이 만들어 기증한 범종들이 전시되어 있다. 현존하는 고대 범종 중 가장 큰 성덕대왕신종도 실물 크기로 재현해 놓았다. 한국의 전통 기법인 밀랍 주조 공법으로 종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코너도 있다. 세계의 종 전시실에는 말안장에 장식한 의례용 종, 러시아의 장난감 종, 사람 모양의 종, 유리종 등을 볼 수 있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백곡로. (043)539-3623

■순천 뿌리깊은나무박물관

잡지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 등을 창간한 고 한창기 선생이 모은 유물 800여점을 전시한다.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기와, 옹기, 토기, 청자, 백자, 불교의식 용구, 민속용품 등 다양하다. 서까래를 보호하기 위해 끼우던 서까래막새, 청동기 시대의 별 모양 돌도끼, 한글과 한자가 혼용된 '정순왕후국장반차도' 등 희귀자료도 있다. 박물관 인근에는 낙안읍성이 있다. 성곽을 따라 한 바퀴 돌면 좋은 봄나들이가 된다. 전남 순천시 낙안면 평촌3길. (061)749-4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