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배 빠른 LTE 서비스… 더 빨라진 이동통신사 속도 경쟁

직장인 김성훈(38)씨는 지난해까지 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를 쓰다 최근 4세대 이동통신(4G LTE) 서비스가 되는 휴대전화를 구입했다. 김씨는 3G 스마트폰을 쓸 때는 동영상을 재생하면 '뚝뚝' 끊겼지만 LTE에서는 고화질 영화도 끊김 없이 감상하고 있다. 국내 LTE 가입자는 지난해 말 1500만명에서 올해 3000만명까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LTE를 넘어 올 하반기에는 2배 더 빠른 'LTE 어드밴스드(LTE-A)' 시대가 국내에서 펼쳐진다. LTE 어드밴스드는 기존 LTE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이다. LTE로 빨라진 데이터 고속도로가 '초고속도로'로 업그레이드되는 것이다.

◇SKT, 지난달 스마트폰서 기술 시연…9월 이전 상용화 목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속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3'에서 주파수 결합기술(CA)을 이용, 최대 전송 속도가 150Mbps에 달하는 LTE 어드밴스드를 스마트폰에서 세계 최초로 시연했다. 주파수 결합이란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을 한 대역처럼 묶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CA 기술을 이용하면 전송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현재 이통 3사는 두 대역의 주파수를 보유하고 있으나 LTE 서비스는 한 대역에서만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스웨덴 통신 장비 기업인 에릭슨과 함께 LTE 기지국 경계 지역에서도 속도가 떨어지지 않고 고속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수퍼셀(SUPER Cell)' 기술도 선보였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오는 9월 이전에 LTE 어드밴스드를 상용화하겠다는 전략이다.

◇KT·LG유플러스 "우리도 질 수 없다"

KT는 LTE 어드밴스드를 위해 LTE 워프의 가상화 기지국 단위를 1000개로 확대하고 쿼드(Quad) 안테나 기술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LTE 워프는 최대 144개 기지국을 하나의 가상 기지국처럼 묶어 트래픽 상황이나 가입자 분포에 따라 원하는 지역의 기지국 용량을 소프트웨어(SW)로 조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행사에 인파가 몰리면 기존 기술로는 기지국을 현장에서 직접 조정해야 했다. 그러나 LTE 워프 가상화 기지국을 활용하면 시청 앞 광장을 포함한 서울시 중구 일대 전체를 하나의 가상 기지국으로 묶을 수 있다. 개별 기지국 간 간섭을 최소화하고 간단한 SW 조치로 시청 앞 광장 인근 개별 기지국 용량을 늘릴 수 있는 것이다.

KT는 오는 3분기부터 기지국 가상화 단위를 서울 강남 전체를 아우르는 규모인 1000개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KT는 지난해 11월부터 쿼드 안테나를 상용화했다. 기존 LTE가 하나의 기지국에 있는 2개의 안테나를 통해 데이터를 전송한다면 쿼드 안테나는 2개의 기지국에 있는 총 4개 안테나에서 데이터를 전송한다. 이 때문에 LTE 체감 속도도 최대 2배 증가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LG유플러스도 올 하반기 CA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지난해 7월부터 멀티 캐리어를 구축하고 있다. 멀티 캐리어란 2개 대역 이상의 주파수 중 데이터 전송량이 적은 주파수 대역으로 데이터를 분산시켜 송수신 품질을 높이는 기술이다. 장비 스스로 네트워크 환경을 인식, 항상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고 운영한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실시간 감지하고 자동으로 복구하는 '자가 진단 복구 기술'도 제공한다.

◇진정한 4G 시대 열려…초고화질·초고용량 시대 온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LTE는 엄밀히 따지면 4세대 이동통신이 아닌 3.9세대로 분류된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이동시 100Mbps 이상의 전송 속도를 제공해야 4세대로 정의한다. 그러나 국내 이통 3사가 제공하는 LTE는 최대 75Mbps로 기준치 이하다.

따라서 통신업계에서는 현재 LTE가 과도기 기술이며 LTE 어드밴스드가 진정한 4세대 기술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LTE 어드밴스드가 상용화돼 전송 속도가 150Mbps에 달하는 통신 서비스를 누리게 되면 1.4기가바이트(GB) 고화질 영화 한 편을 단 75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게 된다. 이는 3G보다 10배, LTE보다 2배 빠른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