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몰래 기부해온 조무제 前 대법관

'딸깍발이 판사'로 불렸던 조무제(趙武濟·72) 전 대법관이 월급을 쪼개 남몰래 장학기금을 전달해온 사실이 알려졌다.

조 전 대법관은 1993년 모교인 동아대에 100만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6000만여원의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2009년부터는 아예 월급에서 쪼개 매달 50만원씩 기부했다. 모두 합하면 8110만원이 된다.

현직을 떠나면 대형 로펌에 입사해 월 억대가 넘는 전관예우를 받는 법조계 관행이 논란이 되고 있지만, 조 전 대법관은 퇴임 후 변호사 개업과 로펌 영입 제의를 마다하고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강단에 섰다. 2009년부터는 부산지법 조정센터장도 맡고 있다. 동아대 관계자에 따르면 조 전 대법관이 받는 석좌교수 연봉은 7000만원 수준. 부산지법 조정센터장으로 받는 월급은 1000만원 전후다. 부산지법 박찬호 공보판사는 "월급이 너무 많다고 사양하셨지만 조정 건수가 많기 때문에 적법하게 지급한다"고 했다.

조 전 대법관은 1993년 공직자 첫 재산공개 당시 25평 아파트 등 총 6434만원을 신고해 고위법관 103명 중 꼴찌를 차지했다. 1998년 대법관이 됐을 때도 7200만원가량을 신고했다. 부득이하게 받은 전별금도 전액 법원 도서관에 기부했고, 대법관 시절에는 전세 보증금 2000만원짜리 원룸에 살면서 비서관을 두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