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데이터센터가 핀란드에 있는 까닭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미국 중서부 와이오밍주(州)에 550만달러(약 60억원)를 들여 300㎾(킬로와트)급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각종 데이터(정보)를 모아두는 시설로 서버(대형 컴퓨터)를 적게는 수백 대, 많게는 수만 대 동시에 운영한다. 전기 사용량이 많은 데다 계속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전기 먹는 하마'라고 한다.

MS는 와이오밍 데이터센터를 지으면서 일반 전력회사에서 전기를 공급받는 대신 연료전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쓰기로 했다. 연료전지 발전소는 주변 폐수(廢水)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biogas)로 전기를 생산,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바이오가스는 가스 상태 연료의 일종으로 미생물을 이용해 만든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환경 유해(有害) 시설이란 인식을 없애기 위한 작업이다. 최근 건설하는 데이터센터에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설계 단계부터 갖가지 아이디어와 기술이 동원되고 있다. 핵심 장비인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추운 지역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기업도 늘고 있다.

◇태양광으로 전기 조달하는 IT 기업

전 세계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기량은 300억W(와트)로 원자력발전소 30개에서 생산하는 전기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모바일 기기,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활성화로 데이터가 폭증함에 따라 데이터센터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산업혁명 시대에 공장들이 공해 문제를 일으켰다면 디지털 시대에는 늘어나는 데이터로 부작용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애플은 지난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메이든에 20㎿(메가와트)급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면서 청정 에너지를 활용하기로 했다. 센터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60%는 인근에 구축한 태양광 설비와 연료전지에서 가져오고, 나머지 40%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IT 기업들도 데이터센터에 전기 생산 시설을 갖추거나 건물 내부 온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K C&C는 작년 7월 대전광역시 원촌동에 있는 대덕데이터센터 옥상에 태양전지판 220장을 설치했다. 태양전지에서 만들어지는 전기는 하루 250Kwh 수준. 일반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전기로 환산하면 약 25가구가 쓸 수 있는 양이다. SK C&C는 태양광에서 얻은 전기로 건물 내부 조명을 밝히고 있다.

LG CNS는 작년 말 1차 완공된 부산데이터센터에 굴뚝을 만들어 서버에서 배출되는 열을 밖으로 내보내고 있다. 특허 출원한 자체 기술인 '빌트업 공조' 방식으로 설계한 것이다. 건물 좌우 측면에서 외부 공기를 끌어들여 전산실 냉각에 적합한 서늘한 공기를 만들어 공급한다. 1년에 8개월은 전산실 냉각을 위한 설비를 가동하지 않아도 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날씨 추운 북유럽으로 이전

연중 서늘한 기후인 북유럽 국가들은 데이터센터 전산실 냉각을 위한 입지로 적합하다. 바깥 기온이 낮으면 전산실 내부 온도를 낮추는 데 필요한 에너지양도 줄어든다. 이 때문에 유럽이나 인근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IT 기업은 가급적 북쪽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대표적으로 구글은 핀란드에, 페이스북은 스웨덴에 각각 데이터센터를 갖고 있거나 구축 중이다. 구글의 핀란드 센터는 건물 냉각을 위해 차가운 바닷물을 사용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스웨덴 센터에 외부 공기를 끌어와 서버를 냉각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유럽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신재생에너지를 생산, 데이터센터에서 필요할 때 공급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컨설팅 회사인 쿠시맨 앤드 웨이크필드는 유럽 내에서 데이터센터의 최고 입지로 영국·독일과 함께 아이슬란드·핀란드·노르웨이를 꼽았다. 리서치 회사인 포레스터의 수석 애널리스트 레이철 다인스는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데 가장 많은 지출은 '전력'"이라며 "비용을 줄이고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기업이 북유럽으로 향하고 있다"고 했다.

☞ 데이터센터(Data Center)

온라인 사업에 필수적인 설비를 제공하며, 고객과 기업 정보를 보관하는 시설. 막대한 전기가 필요해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