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Tree] 해외채권… '20년 저성장' 日서 인기몰이 해외채권, 저성장·저금리 한국에서도 최근 열풍

글로벌 금융위기, 유로존 재정위기 등 최근 변동성 높은 장세를 겪으면서 투자자들의 재테크 패러다임이 자산 증식에서 인컴(income·소득)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주식 등 고수익을 위한 자본 차익이 투자자들의 주된 관심사였다면 지금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채권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국내는 저성장·고령화에 따른 저금리 현상이 지속하고 있어 고금리 매력이 있는 해외채권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해외채권 전성시대 열렸다

요즘 증권사들은 전통적인 해외채권의 스테디셀러인 브라질 국채에서부터 최근 터키 국채, 멕시코 국채, 우리다시본드(통화선택형 외화표시채권)에 이르기까지 경쟁적으로 해외채권을 출시하고 있다. 해외채권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왜일까? 그 답은 가까운 일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990년부터 잃어버린 20년이라 불리는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은 일본에서는 2000년대 들어 와타나베 부인이라 불리는 개인 투자자가 적극적으로 해외채권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극심한 저금리로 국내 자산 비중을 줄이고 해외자산 비중을 늘렸는데 그 중 대표적으로 해외채권의 투자 비중을 높였다. 초기에는 안정성이 높은 미국·영국 등의 선진국 국채 투자를 많이 했고, 이어 선진국 중 금리 차가 유지된 호주·뉴질랜드 국채가 큰 인기를 얻었다.

금융위기 이후에는 브라질·터키 등 신흥국 국채가 인기를 끌었고 최근에는 우리다시본드(통화선택형 외화표시채권)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신흥국 국채는 장기 투자 수익률에서도 압도적인 성과를 자랑한다. 단기적으로는 수익률 등락이 높지만, 지난 10년간의 투자 수익률 성과를 살펴보면 주식보다도 오히려 높은 수익률을 보인다.

◇신흥국 국채 투자 열풍

최근 국내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해외채권은 브라질·멕시코·터키 등 신흥국 국채다. 이들 국가는 선진국 대비 금리가 높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도 오히려 선진국보다 낮아 안전하다. 신용등급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고, 선진국보다 금리 하락 가능성도 커 자본 차익도 기대할 만하다.

특히 브라질 국채는 한국과 브라질 정부가 맺은 조세협약에 의해 이자 수익이 전액 비과세되기 때문에 절세를 원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선 가입 1순위 상품으로 꼽힌다. 물론 최초 거래 시 투자 원금의 6%를 토빈세로 물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장기로 투자한다면 비용 부분은 만회할 수 있다.

신흥국 국채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신흥국 통화로 발행된 '우리다시본드'도 최근 국내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우리다시본드는 신흥국 통화로 발행되는데, 러시아 루블, 멕시코 페소, 터키 리라, 남아공 랜드 등 다양한 통화여서 포트폴리오를 분산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채권 발행사는 주로 A등급 이상의 정부기구, 국제기구, 금융기관 중심이어서 안정성이 높고 비교적 짧은 만기(2~4년)로도 투자 가능하다. 해당 국가의 국채를 직접 사들이는 것에 비해 우리다시본드는 만기는 짧으면서 수익률은 더 높아 일본에선 인기다.

단, 해외채권은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익, 손실을 모두 투자자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 전에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우선 통화 선택이 중요하다. 신흥국 해외채권은 발행된 국가의 현지 통화로 매입해야 한다.

따라서 원화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하락)하거나 채권 발행 통화의 가치가 상승하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거꾸로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도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선진국의 무제한적인 양적완화로 신흥국 통화가치가 올라가고 있어 향후 환율 변동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인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