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부자들은 지금] 세계 경기 훈풍에 수익률 따지기 시작

"미국 증시는 올해 많이 올랐던데 코스피에 지금 들어가도 될까요?"

"금융상품 세금 부담을 덜려면 어디에 투자하는 게 좋을까요?"

요즘 부자들의 머릿속이 여전히 바삐 움직이고 있다. 세금을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투자자와 저금리에 숨이 막혀 어떻게든 수익률을 높여보려는 투자자들이 한데 뒤섞이면서 은행과 증권사 PB(프라이빗뱅킹)센터는 어느 때보다도 분주하다. 뭉칫돈이 흘러들어 가는 곳은 어디일까.

머니섹션 M이 하나은행 강남PB센터 소속 전문가(정원기 센터장·고재필·김종호·김현규·박미경 팀장)들에게 10억 부자들의 최신 투자 트렌드에 대해 들어봤다.

◇절세 상품은 가입 1순위

―올해부터 금융소득(이자와 배당)에 대한 종합과세 기준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최근 비과세 상품으로 가장 관심이 많은 것은 브라질 채권이다. 브라질 채권은 첫 거래 때 헤알화로 환전하면서 6%의 토빈세(외환거래세)를 내야 하지만 우리나라와 브라질 간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과 매매차익, 환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이 면제된다.

―브라질 채권에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바로 헤알화 가치다. 헤알화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작년 헤알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올해는 상대적으로 환차익을 얻기 유리한 상황이긴 하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브라질 경제가 회복되고 위험자산 선호로 해외 자금이 브라질로 들어가면 헤알화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

―물가연동국채(물가채)는 2015년부터 원금 상승분에 대해서 과세가 결정되면서 수요가 급증해 현재 채권 가격이 많이 올랐다. 당장 물가채에 새로 투자하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가격이 어느 정도 하락하면 하반기 물가 상승에 대비해 투자하려는 수요가 있다.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눈돌려

―미국 등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위험자산인 주식 투자 선호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작년 해외 채권형 펀드에서 만족할 만한 수익을 얻은 투자자들이 서서히 국내 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개별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보다는 주식형 펀드에 적립식으로 가입하거나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분할매수하는 상품에 돈을 넣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세금이 면제되기 때문에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 금융자산 100억원을 가진 50대의 한 사업가는 수익을 낸 해외 채권형 펀드를 환매하고 국내 주식형 펀드에 8억원을 추가로 넣었다.

―아직 주식 투자에 확신을 갖지 못한 투자자들은 인컴펀드를 통해 주식 비중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 인컴펀드는 채권이나 부동산투자신탁(리츠), 고배당주 등에 분산 투자해 이자와 배당을 꾸준히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상품이다. 인컴펀드의 주식 비중은 40% 수준이다. 올 들어 국내에서 판매되는 인컴펀드에는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에프앤가이드 자료). 투자 성향이 공격적이지 않은 은퇴 생활자도 채권형 상품보다 수익률을 높일 상품으로 주식이 포함된 인컴펀드를 찾고 있다.

◇원금 보장되는 중수익 상품으로 옮겨가라

―원금 손실을 극도로 꺼리는 안정 성향 투자자들도 저금리에는 지친 상태다. 원금을 지키면서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얻고 싶은 투자자들이 집어든 상품은 주가연계예금(ELD)이다. ELD는 만기 때 코스피200 지수나 삼성전자 등 개별 종목 주가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 원금이 보장되는 대신 수익이 제로(0%)일 가능성은 감수해야 한다. 코스피200 ELD의 경우 코스피200 지수 등락률에 따라 최고 연 9.2%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최저 수익률은 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