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잘나가는 덴마크 '머스크(세계 최대 해운社)'

국내 주요 선사(船社)는 막대한 적자로 신음하고 있지만, 세계 최대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Maersk line)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4분기에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매출 65억2200만달러(약 7조2000억원), 영업이익 2억8400만달러(약 3100억원)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 매출(69억6200만달러)과 영업이익(5억4700만달러)보다는 줄었다. 하지만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에 비해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실적이라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박무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머스크가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친(親)환경 선박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0년 전부터 친환경 선박에 대대적으로 투자한 덕분에 연료 효율성을 높여 운송 원가를 낮출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선박의 연료인 벙커C유 가격은 1990년대 1t당 90달러대에서 최근 600달러대로 올랐다. 선박 연비가 10% 높아지면 연료비를 1년에 20만달러 안팎 줄일 수 있다. 머스크는 이르면 오는 5월부터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1만8000TEU급 초대형 '트리플 E' 컨테이너선 20척을 순차적으로 인도받을 예정이다. 이 선박은 기존 1만5500TEU급 컨테이너선보다 적재량이 16% 많지만 연료 효율이 최저 20%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연구원은 "국내 선사도 상황이 좋지 않다고 움츠러들기보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친환경 선박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