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은퇴이야기] '아무르'로 본 노후와 웰다잉
입력 : 2013.04.04 16:00
치매란 현실도, 사랑도 버겁다… 마음만은 건강하게 살 수 없을까
치매로 반신불수된 아내 간호하는 남편, 점점 병세 악화되자 몸도 마음도 지쳐가… 웰다잉 준비 첫 단계는 유언장 미리 쓰기, 자기 삶 돌아볼 기회… 재산 분쟁도 방지, 인위적 연명 싫으면 사전의료의향서 쓰길… 상조 들어두면 경제적 부담 줄일 수 있어
영화 '아무르(Amour·프랑스어로 사랑이라는 뜻)'의 주인공 안느와 조르주는 나름 성공한 음악인 부부로, 서로를 잘 챙겨주는 잉꼬부부다. 행복한 노후를 보내던 이 부부의 삶은 어느 날 갑자기 아내 안느가 치매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극적으로 달라진다. 수술 후 휠체어를 타고 집에 돌아온 안느는 후유증으로 한쪽 몸을 못쓰게 된 것이다. 하지만 다시는 병원에 입원시키지 말아달라는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조르주는 직접 병 수발을 시작한다. 영화 '아무르'를 통해 부부가 제2의 인생을 준비할 때 필요한 은퇴 키워드를 살펴봤다.
◇나이가 들수록 부부가 최고
"당신 오늘 유난히 예뻤다고 내가 말했던가?" 영화 초반 제자의 피아노 연주회에 다녀와서 조르주가 안느에게 건네는 말이다. 일상의 이러한 소소한 대화는 오랜 세월을 함께한 이 노부부의 잔잔한 애정을 느끼게 한다.
미국 워싱턴 대학의 토머스 홈스 박사가 개발한 '스트레스 진단표'에 의하면, 인간이 겪는 일 중 스트레스 강도가 가장 높은 사건이 '배우자의 사망'이라고 한다. 자신이 늙어가는 모습을 끝까지 함께 지켜봐 줄 배우자의 존재는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은퇴 후에는 부부가 함께할 시간이 훨씬 많아진다. 따라서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 원만한 부부 관계는 더 없이 중요하다. 둘 다 음악을 하는 조르주와 안느처럼 공통된 관심사와 취미는 좋은 부부 관계 유지에 많은 도움이 된다. 안느가 몸이 불편해진 뒤 조르주는 음식과 설거지 같은 집안일을 자연스럽게 도맡아 한다. 평소 조르주가 자주 음식을 해 봤을 거라는 짐작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감독은 영화의 상당 부분을 조르주가 아내 안느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하는 부분에 할애한다. 미안해하는 아내에게 조르주는 "만약 내가 당신 입장이라면 당신도 나처럼 하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한다. 여기서 관객은 '나이가 들수록 결국 챙겨줄 사람은 배우자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조르주의 헌신적 간호에도 안느의 상태는 점점 더 악화돼 의사소통도 어려워 진다.
만약 먼 훗날 사랑하는 배우자가 치매에 걸려 자신을 못 알아보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될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치매 노인 수는 약 60만 명으로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꼴로 추정된다. 치매와 관련한 조기검진은 고령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귀담아들어야 할 내용이다.
◇웰다잉을 위한 3가지 준비
최근 들어 '건강한 생의 마감'을 뜻하는 웰다잉(well-dying)이 화두가 되고 있다. 누구나 일정 시점에 가서 생을 마감하는 순간이 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한 해 사망자 수는 2012년 26만명에서 2030년이면 45만명, 2060년이면 75만명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이처럼 사망자 수가 급증하는 이유는 베이비부머로 대표되는 인구 구조의 허리 세대가 사망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생을 마감하기 전 유언장을 미리 써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유언장에는 재산과 관련한 내용뿐 아니라 자신의 삶의 가치와 지혜를 나눠주는 말도 남겨주면 스스로의 삶을 돌아볼 기회도 되고, 자녀들에게는 좀 더 의미 있는 유언이 될 수 있어 좋다. 특히 사전에 작성해 둔 정확한 유언장은 자식 간 있을지 모를 불필요한 재산 다툼도 막을 수 있다.
사전의료의향서(事前醫療意向書)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이는 본인 스스로 불필요한 연명치료는 거부하겠다는 의사의 표시로 의료인은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 인공호흡기나 인위적 영양공급 등의 의료행위를 하지 않게 된다.
2006년 국립암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무의미한 생명연장치료 중단'에 국민 84%가 동의하고 있다. 실제로 생명연장치료를 거부하는 사람들 중심으로 사전의료의향서 작성도 꾸준히 늘고 있다.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상조·장례 비용도 미리 챙겨둬야 한다. 한국소비자보호원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5%가 장례비용 지출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표준 장례 비용으로 약 1000만원을 잡고 있지만 장사(葬事)방식에 따라서는 2000만원 이상 소요되는 경우도 많다. 상조회사에 가입하거나 보험사가 판매하고 있는 상조보험을 들어두면 갑작스러운 임종에도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당신 오늘 유난히 예뻤다고 내가 말했던가?" 영화 초반 제자의 피아노 연주회에 다녀와서 조르주가 안느에게 건네는 말이다. 일상의 이러한 소소한 대화는 오랜 세월을 함께한 이 노부부의 잔잔한 애정을 느끼게 한다.
미국 워싱턴 대학의 토머스 홈스 박사가 개발한 '스트레스 진단표'에 의하면, 인간이 겪는 일 중 스트레스 강도가 가장 높은 사건이 '배우자의 사망'이라고 한다. 자신이 늙어가는 모습을 끝까지 함께 지켜봐 줄 배우자의 존재는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은퇴 후에는 부부가 함께할 시간이 훨씬 많아진다. 따라서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 원만한 부부 관계는 더 없이 중요하다. 둘 다 음악을 하는 조르주와 안느처럼 공통된 관심사와 취미는 좋은 부부 관계 유지에 많은 도움이 된다. 안느가 몸이 불편해진 뒤 조르주는 음식과 설거지 같은 집안일을 자연스럽게 도맡아 한다. 평소 조르주가 자주 음식을 해 봤을 거라는 짐작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감독은 영화의 상당 부분을 조르주가 아내 안느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하는 부분에 할애한다. 미안해하는 아내에게 조르주는 "만약 내가 당신 입장이라면 당신도 나처럼 하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한다. 여기서 관객은 '나이가 들수록 결국 챙겨줄 사람은 배우자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조르주의 헌신적 간호에도 안느의 상태는 점점 더 악화돼 의사소통도 어려워 진다.
만약 먼 훗날 사랑하는 배우자가 치매에 걸려 자신을 못 알아보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될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치매 노인 수는 약 60만 명으로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꼴로 추정된다. 치매와 관련한 조기검진은 고령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귀담아들어야 할 내용이다.
◇웰다잉을 위한 3가지 준비
최근 들어 '건강한 생의 마감'을 뜻하는 웰다잉(well-dying)이 화두가 되고 있다. 누구나 일정 시점에 가서 생을 마감하는 순간이 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한 해 사망자 수는 2012년 26만명에서 2030년이면 45만명, 2060년이면 75만명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이처럼 사망자 수가 급증하는 이유는 베이비부머로 대표되는 인구 구조의 허리 세대가 사망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생을 마감하기 전 유언장을 미리 써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유언장에는 재산과 관련한 내용뿐 아니라 자신의 삶의 가치와 지혜를 나눠주는 말도 남겨주면 스스로의 삶을 돌아볼 기회도 되고, 자녀들에게는 좀 더 의미 있는 유언이 될 수 있어 좋다. 특히 사전에 작성해 둔 정확한 유언장은 자식 간 있을지 모를 불필요한 재산 다툼도 막을 수 있다.
사전의료의향서(事前醫療意向書)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이는 본인 스스로 불필요한 연명치료는 거부하겠다는 의사의 표시로 의료인은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 인공호흡기나 인위적 영양공급 등의 의료행위를 하지 않게 된다.
2006년 국립암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무의미한 생명연장치료 중단'에 국민 84%가 동의하고 있다. 실제로 생명연장치료를 거부하는 사람들 중심으로 사전의료의향서 작성도 꾸준히 늘고 있다.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상조·장례 비용도 미리 챙겨둬야 한다. 한국소비자보호원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5%가 장례비용 지출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표준 장례 비용으로 약 1000만원을 잡고 있지만 장사(葬事)방식에 따라서는 2000만원 이상 소요되는 경우도 많다. 상조회사에 가입하거나 보험사가 판매하고 있는 상조보험을 들어두면 갑작스러운 임종에도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