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View] "가치株 찾아 제 값 받을 때까지 기다릴 뿐… 요즘은 타이어에 주목"
입력 : 2013.04.04 16:25
부자들 몰리는 'VIP투자자문' 김민국·최준철 공동대표
10년간 연평균 복리 수익률 19%… 누적순이익 순위 자문업계 1위
10여년 동안 과도한 욕심 부려서… 주식으로 성공한 사람 본 적 없어
패기 넘치는 20대 젊은이 두 명이 합심해 세운 국내 최초 대학생 금융 벤처인 'VIP투자자문'. 거액 자산가들의 자금 운용을 조언하거나 일임해 맡아서 위탁 운용해주고 수익을 올려주는 투자 자문사다. 온갖 시행착오를 거치다가 결국엔 공중분해 될 것이란 주변의 예상을 보기 좋게 뒤엎고,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2003년 VIP투자자문과 함께 출사표를 내던진 수많은 자문사가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친구끼리 하는 공동 창업은 성공 확률이 높지도 않다는데, 서울대 주식 투자 동아리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인 김민국·최준철 공동대표는 회사를 업계 상위권으로 키워냈다.
김·최 대표가 이끄는 VIP투자자문은 이달 계약 규모가 9500억원을 넘어서면서 계약금액 기준으로 자문업계 7위(금융감독원 2월 집계 결과)로 올라섰다. 작년 4~12월 누적 순이익 순위론 업계 1위, 자산 순위론 업계 2위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복리 수익률은 19%.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린다는 소문이 나면서 올 들어서만 큰손들의 자금이 2000억원 유입됐다. '수퍼 리치'들은 어떤 매력에 이끌려 이들에게 돈을 맡기는 걸까. 머니섹션 M이 지난 1일 서울 반포동에 있는 VIP투자자문 사무실을 찾아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자문사를 처음 세우고 10년이 지났다.
"출범 당시 100억원 규모의 VIP사모펀드를 시작했는데 지금 누적 수익률이 410%를 넘는다. 10년 전 출범할 때 투자했으면 현재 원금의 다섯 배 정도가 된 것이다. 연 복리로 따지면 매년 19%씩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2008년 금융 위기 때는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졌고 2009년에도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는 성과가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그런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 전후를 제외하고는 늘 목표 수익률을 달성해 왔다.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된 가치주를 찾아 제값을 받을 때까지 진득하게 기다리는 전략이어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온 것이다."
―최근 성과는 어떠한가.
"작년 코스피는 9% 올랐는데 우리는 15~20%의 수익을 올렸다. 절대적인 수익률이나 상대적인 수익률 모두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딱히 비법은 없었다. 우리가 한 것이라곤 그저 제자리에 서 있었던 것뿐이다. 거시경제 상황과 상관없이 우리 기준에 맞는 좋은 종목들을 찾아 기다리는 작업을 했을 뿐이었는데 성과가 좋았다. 좋은 주식은 매일 시세를 쳐다보지 않더라도 결국엔 기업 가치를 좇아 올라가게 된다."
―어떤 주식을 골라 기다리는가.
"장기간에 걸쳐 주주(株主)들에게 돈을 벌어주는 기업을 택한다. 또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소비에 기반을 두고 있는 기업이어야 한다. 돈을 많이 벌면 파리떼같이 경쟁 기업들이 꼬여서 이익이 감소하게 되는데, 경쟁자가 함부로 진입하지 못하는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으면 이런 리스크도 줄어든다. 그런데 이들 기업 주식은 늘 비싼 가격에만 거래되는 건 아니다. 어떤 오해나 계기 때문에 싸게 거래될 때가 있는데, 이를 포착해내서 거래하는 것이다. 일종의 '헤드라인 리스크'다. 예컨대 본래 성장하는 산업인데 사람들이 내용을 잘 몰라서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성급한 판단에서 빚어지는 오해들을 벗겨 내는 데에(물론 오해가 사실일 수도 있겠지만) 리서치를 집중하고 투자한다."
―요즘 관심 갖는 업종은 무엇인가.
"타이어 업종에 주목하고 있다. 타이어 자체가 지속 반복되는 소비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타이어를 한 번 샀다고 해서 영원히 쓸 순 없지 않은가. 지금 우리나라는 자동차 보급이 포화 상태이지만 다른 나라들은 그렇지 않다. 자동차를 사면 2~3년 뒤에 타이어를 교체하려는 수요가 생긴다. 자동차는 1년치 판매 대수로 실적을 따져야 하지만 타이어 시장은 자동차 누적 판매 대수로 따져야 한다. 차가 많이 팔린다는 건 곧 타이어를 갈 사람들이 계속 늘어난다는 얘기다. 신문 시장에 비유한다면 한글을 깨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신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유독 한국 증시만 지지부진하다.
"우리나라 코스피지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수출주다. 수출주는 아무래도 환율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엔저(低) 원고(高)' 상황에선 수출주들이 당장 빛을 보긴 어렵다. 더구나 중국이라는 거대한 성장 엔진이 서서히 속도를 줄이면서 우리나라 산업도 저성장 트랩(덫)에 빠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선 수출 대형주를 갖고선 돈을 벌기 어렵다. 하지만 기업 규모가 중간 이하로 내려가면 환율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들이 있다. 이런 시기엔 성장을 하는 종목을 찾아서 수익률에서는 '플러스 알파'를 만들어내야 한다."
―해외 가치주 펀드도 그런 고민에서 나왔나.
"처음 회사를 세울 때만 해도 국내 주식시장엔 황당할 정도로 저평가된 기업들이 수두룩했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이 많이 스마트해져서 그런 종목을 찾기 어렵다. 예전엔 20~30개 종목을 뒤지면 1개 정도 괜찮은 게 나왔는데, 지금은 200개 정도 뒤지면 1개 정도 나온다.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찾다가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됐다. 가령 카지노 업종이라고 하면 국내 증시엔 서너개 종목밖에 없지만 홍콩·마카오만 가도 수십개 업체들이 상장돼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이렇게 저평가된 보석 같은 기업들이 많다. 작년 7월에 사모펀드 형태로 출시해 현재 250억원의 자금을 모았는데 작년 7월 출시 이후 환율로 손해 본 부분을 감안해도 26%의 수익률을 올렸다."
―어떤 사람들이 돈을 맡기나.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돈은 절대 잃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한편으론 '돈을 잘 굴려 수익을 올리고 싶다'는 사람들이다. 이런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들이 돈을 맡긴다. 뭔가 궁합이 맞지 않는 원칙 같지만 '가치 투자'라는 연결 고리가 있으면 꿰어낼 수 있다. 최저 가입액이 2억원이어서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은 편이다."
― VIP투자자문의 투자 철학은?
"한때 투자는 인텔리전스 게임(두뇌 싸움)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똑똑한 사람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10여년 넘게 증시에 몸담아오면서 돌아보니 투자는 기질의 문제 내지는 욕심을 제어할 수 있는가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욕심을 과하게 부려서 주식으로 성공한 사람은 없다. 정말 싸고 좋은 기업을 찾고 싶다는 것은 건전한 욕심이다. 과도한 욕심을 절제하게 되면 긴 안목을 갖게 되고 충분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출범 당시 100억원 규모의 VIP사모펀드를 시작했는데 지금 누적 수익률이 410%를 넘는다. 10년 전 출범할 때 투자했으면 현재 원금의 다섯 배 정도가 된 것이다. 연 복리로 따지면 매년 19%씩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2008년 금융 위기 때는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졌고 2009년에도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는 성과가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그런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 전후를 제외하고는 늘 목표 수익률을 달성해 왔다.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된 가치주를 찾아 제값을 받을 때까지 진득하게 기다리는 전략이어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온 것이다."
―최근 성과는 어떠한가.
"작년 코스피는 9% 올랐는데 우리는 15~20%의 수익을 올렸다. 절대적인 수익률이나 상대적인 수익률 모두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딱히 비법은 없었다. 우리가 한 것이라곤 그저 제자리에 서 있었던 것뿐이다. 거시경제 상황과 상관없이 우리 기준에 맞는 좋은 종목들을 찾아 기다리는 작업을 했을 뿐이었는데 성과가 좋았다. 좋은 주식은 매일 시세를 쳐다보지 않더라도 결국엔 기업 가치를 좇아 올라가게 된다."
―어떤 주식을 골라 기다리는가.
"장기간에 걸쳐 주주(株主)들에게 돈을 벌어주는 기업을 택한다. 또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소비에 기반을 두고 있는 기업이어야 한다. 돈을 많이 벌면 파리떼같이 경쟁 기업들이 꼬여서 이익이 감소하게 되는데, 경쟁자가 함부로 진입하지 못하는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으면 이런 리스크도 줄어든다. 그런데 이들 기업 주식은 늘 비싼 가격에만 거래되는 건 아니다. 어떤 오해나 계기 때문에 싸게 거래될 때가 있는데, 이를 포착해내서 거래하는 것이다. 일종의 '헤드라인 리스크'다. 예컨대 본래 성장하는 산업인데 사람들이 내용을 잘 몰라서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성급한 판단에서 빚어지는 오해들을 벗겨 내는 데에(물론 오해가 사실일 수도 있겠지만) 리서치를 집중하고 투자한다."
―요즘 관심 갖는 업종은 무엇인가.
"타이어 업종에 주목하고 있다. 타이어 자체가 지속 반복되는 소비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타이어를 한 번 샀다고 해서 영원히 쓸 순 없지 않은가. 지금 우리나라는 자동차 보급이 포화 상태이지만 다른 나라들은 그렇지 않다. 자동차를 사면 2~3년 뒤에 타이어를 교체하려는 수요가 생긴다. 자동차는 1년치 판매 대수로 실적을 따져야 하지만 타이어 시장은 자동차 누적 판매 대수로 따져야 한다. 차가 많이 팔린다는 건 곧 타이어를 갈 사람들이 계속 늘어난다는 얘기다. 신문 시장에 비유한다면 한글을 깨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신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유독 한국 증시만 지지부진하다.
"우리나라 코스피지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수출주다. 수출주는 아무래도 환율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엔저(低) 원고(高)' 상황에선 수출주들이 당장 빛을 보긴 어렵다. 더구나 중국이라는 거대한 성장 엔진이 서서히 속도를 줄이면서 우리나라 산업도 저성장 트랩(덫)에 빠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선 수출 대형주를 갖고선 돈을 벌기 어렵다. 하지만 기업 규모가 중간 이하로 내려가면 환율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들이 있다. 이런 시기엔 성장을 하는 종목을 찾아서 수익률에서는 '플러스 알파'를 만들어내야 한다."
―해외 가치주 펀드도 그런 고민에서 나왔나.
"처음 회사를 세울 때만 해도 국내 주식시장엔 황당할 정도로 저평가된 기업들이 수두룩했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이 많이 스마트해져서 그런 종목을 찾기 어렵다. 예전엔 20~30개 종목을 뒤지면 1개 정도 괜찮은 게 나왔는데, 지금은 200개 정도 뒤지면 1개 정도 나온다.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찾다가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됐다. 가령 카지노 업종이라고 하면 국내 증시엔 서너개 종목밖에 없지만 홍콩·마카오만 가도 수십개 업체들이 상장돼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이렇게 저평가된 보석 같은 기업들이 많다. 작년 7월에 사모펀드 형태로 출시해 현재 250억원의 자금을 모았는데 작년 7월 출시 이후 환율로 손해 본 부분을 감안해도 26%의 수익률을 올렸다."
―어떤 사람들이 돈을 맡기나.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돈은 절대 잃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한편으론 '돈을 잘 굴려 수익을 올리고 싶다'는 사람들이다. 이런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들이 돈을 맡긴다. 뭔가 궁합이 맞지 않는 원칙 같지만 '가치 투자'라는 연결 고리가 있으면 꿰어낼 수 있다. 최저 가입액이 2억원이어서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은 편이다."
― VIP투자자문의 투자 철학은?
"한때 투자는 인텔리전스 게임(두뇌 싸움)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똑똑한 사람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10여년 넘게 증시에 몸담아오면서 돌아보니 투자는 기질의 문제 내지는 욕심을 제어할 수 있는가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욕심을 과하게 부려서 주식으로 성공한 사람은 없다. 정말 싸고 좋은 기업을 찾고 싶다는 것은 건전한 욕심이다. 과도한 욕심을 절제하게 되면 긴 안목을 갖게 되고 충분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