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人 "뜻깊은 賞에 영어연설로 화답… 7분 스피치 위해 2주간 골프 연습하듯 준비"

시즌 첫 골프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11~14일)를 앞두고 최경주(43)는 지난 2주 동안 골프 연습 못지않게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마스터스를 하루 앞둔 10일 오후(현지 시각) 미국골프기자협회(GWAA)에서 주는 '찰리 바틀렛상'을 받고 7분 동안 영어로 수상 소감 연설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경주가 공식 석상에서 영어로 연설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미국골프기자협회는 1971년부터 매년 사회 공헌과 자선 활동을 펼친 프로골퍼에게 찰리 바틀렛(협회 초대 사무총장의 이름)상을 주고 있다. 타이거 우즈(2007)와 그레그 노먼(2008년), 잭 니클라우스(2009), 어니 엘스(2010), 로레나 오초아(2011) 등 재단을 만들어 꾸준히 자선 활동을 한 세계적인 골퍼들이 그동안 이 상을 받았다.

최경주는 "저의 '콩글리시'를 드러내는 순간이어서 떨리기도 하지만 이렇게 뜻깊은 상을 받는 자리에서 직접 진심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완도에서 아무것도 없이 골프를 시작해 주변의 격려와 도움을 받으며 PGA 투어 선수로 성장한 과정을 연설문에 담았다고 했다.

2000년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해 8승을 거둔 최경주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회봉사 활동으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 201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나서 20만달러를 미국 남동부 지역 토네이도 피해자들에게 기부했고, 고향 완도의 태풍과 일본 쓰나미 피해자 돕기를 위한 성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2007년 최경주재단을 설립해 국내외 불우 청소년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최경주는 "아이를 낳아서 키워보니 불우한 어린이들의 사정이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졌고, 태풍으로 집이 없어진 분들의 처지를 바꿔서 생각해보니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을 뿐"이라고 했다. 최경주는 앞으로 국내 젊은 선수들이 마음 놓고 골프 연습을 할 수 있는 연습 시설을 마련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