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대책 이후 부동산 오랜만에 기지개

"이제 국회 법 통과만 기다리고 있어요.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혜단지라는 내용의 현수막까지 만들어서 대기 중입니다."

충남 천안시에서 대림산업이 공급하는 'e편한세상 스마일시티' 아파트 이야기다. 이 단지 길승진 분양소장은 "실수요자에게 인기 있는 전용면적 85㎡ 미분양 물량이 조금 남아있는데, 4·1 대책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바로 마케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관련법이 확정되지 않아 수요자들은 관망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책 효과가 충분히 시장에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이다.

4·1 부동산대책 이후 주택 시장에서는 기대감이 크다. 수년간 시장 침체에 시달려왔던 건설사와 소비자들은 "예상보다 더 센 대책"이라며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과연 이번 대책은 주택 시장의 오랜 침체를 딛고 거래량 회복과 집값 반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국토연구원도 4·1 대책 발표 이후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서민층의 주택 구입 기회를 늘려 실수요자의 주택 수요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락세였던 집값도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전보다 전국 평균 2~2.2%포인트 더 오르고, 주택 거래량도 11만~12만가구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청와대 등 정부에서도 주택 거래량이 15% 안팎 늘고, 집값도 하락세를 멈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4·1 대책의 핵심은 세제 혜택이다. 그런데 이 혜택은 주택 수요를 늘리기 위해 올해 한시적으로 적용될 방침이어서, 집을 살지 말지 망설였던 사람들은 이번 기회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만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원래 대책보다 적용 범위가 일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투자 수요도 늘어날 수 있지만, 내 집 마련을 준비해 온 실수요자들이 세제 혜택을 감안해 시장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집값의 60~70%에 육박했던 높은 전세금에 시달리던 사람들이나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들이 대표적이다.

4·1 대책에 따르면 올해 기본적으로 9억원 이하 신규 분양이나 기존 미분양 아파트, 기존 주택 중에서는 1가구 1주택자가 보유한 전용면적 85㎡ 이하이면서 9억원 이하 집은 모두 5년간 양도세 면제 대상이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의 경우 부부 합산 연소득이 6000만원 이하라면 세제 혜택을 이중으로 받는 것도 가능하다. 조건에 따라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도 있고, 전용면적 85㎡이하이면서 6억원 이하의 주택을 구입할 때는 취득세도 내지 않는다.

아직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곳곳에서 변화가 감지된다. 우선 경기 침체로 위축됐던 분양시장에서는 건설사들이 각종 마케팅 활동과 공급계획을 짜면서 기회를 노리고 있다.

취득세·양도세 혜택을 얼마나 누릴 수 있는지가 소비자들의 주택 선택 기준이 된 상태여서 건설사들은 이번 대책의 수혜 단지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경매 시장에서도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대책 발표 이후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 일대에서 아파트 경매 관련 지표가 호전되기 시작했다.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진행된 경매에선 29건 중 17건이 낙찰돼 낙찰률이 58.6%였다. 올 1분기(1~3월) 강남3구 낙찰률 평균(34.8%)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1~5일까지의 감정가 대비 낙찰 가격 비율도 78.9%로, 1분기 평균(74.8%)보다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