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高성장… 롯데·신세계 곳곳서 '아웃렛(교외형 프리미엄 아웃렛) 전쟁'

경기도 파주에 있는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이 11일 확대 오픈했다. 2011년 3월 처음 문을 연 지 2년 만이다. 확대 오픈한 파주 신세계 아울렛 매장 면적은 4만182㎡(1만2155평). 국내 최대 규모다. 지금까지 최대 규모 타이틀은 롯데 파주점(3만5000㎡)이 갖고 있었다.

하지만 신세계의 최대 규모 타이틀도 오래가지 못한다. 오는 6월 롯데 김해점이 개점 5년 만에 증축, 규모를 4만6280㎡로 키우면서 1등 타이틀을 가져가게 된다. 양대 유통 라이벌이 아웃렛 규모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면서 순위가 몇 개월 단위로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이다.

두 회사는 출점 브랜드 수를 놓고도 "우리가 더 많다"고 주장하며 경쟁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교외에 위치한 아웃렛 특성상 매장 면적과 입점 브랜드가 많을수록 고객이 몰리기 때문에 업체마다 '최대 규모' 타이틀에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점점 거세지는 아웃렛 전쟁

롯데와 신세계의 아웃렛 전쟁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두 회사의 아웃렛 경쟁은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첫 싸움은 합작을 위해 미국 부동산 개발회사인 '사이먼 프로퍼티 그룹'을 잡는 것이었다. 당시 국내엔 프리미엄 아웃렛이란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명품 브랜드의 아웃렛 물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이먼의 도움이 절실했다. 승리는 신세계 차지였다.

최근 두 회사는 비슷한 자리에 경쟁적으로 매장을 열면서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신세계 1호점인 여주 인근에는 오는 10월 롯데 이천점이 입점한다. 롯데 1호점이 있는 부산에는 오는 9월 신세계 기장점이 들어설 예정이다. 충청권에서는 지난해 11월 문을 연 롯데 청주점 인근에 신세계가 대전점을 계획하고 있다.

비슷한 지역에서 맞대결을 펼치다 보니 땅 확보를 놓고 감정싸움을 벌이는 경우도 많다. 2000년대 말 롯데가 장기 임차계약을 맺었던 경기 파주 통일동산 땅을 신세계가 더 비싼 값에 사 버린 것이다. 화가 난 롯데는 6㎞ 떨어진 곳에 새로 땅을 사고 아웃렛을 열었다.

매장별 매출 규모를 놓고 벌이는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 5년간은 신세계 여주점이 1위였지만, 지난해는 롯데 파주점이 306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작년 신세계 여주점 매출은 3030억원, 신세계 파주점은 2530억원이었다. 강명구 신세계사이먼 대표는 "명품 브랜드의 입점을 통한 브랜드의 차별화와 질 좋은 물건 확보를 통해 빼앗긴 1위 자리를 다시 찾겠다"고 말했다.

◇왜 아웃렛 경쟁을 하나

유통 맞수가 아웃렛 시장에서 치열하게 붙는 것은 최근 불황으로 저성장에 허덕이는 다른 유통업과 달리 유일하게 아웃렛은 두 자릿수 이상의 고성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 유통산업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 성장률은 각각 4.9%, 1.4%였지만, 교외형 프리미엄 아웃렛은 41.3%였다. 올해 역시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 성장률은 각각 4.9%와 2.7%로 예상되지만, 아웃렛은 31%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웃렛 시장은 앞으로도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신세계는 5년 이내 교외형 프리미엄 아웃렛 시장이 4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2020년까지 총 8개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는 2015년까지 도심형 아웃렛을 포함해 10개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다. 한국이 이젠 아웃렛 대국(大國)이 되가고 있는 상황이며, 해외관광객에 대한 마케팅도 강화될 전망이다.

☞아웃렛

보통 도시 외곽에 있는 대규모 재고 전문 판매점을 말한다. 백화점이나 제조업체에서 판매하고 남은 재고 상품이나 기획 상품을 정상가보다 최고 50% 이상 싸게 판매한다. 최근에는 도심형 아웃렛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