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뉴스따라잡기] 주가 하락에도 웃는 金대리… 알고보니 청개구리 펀드에 돈 넣었네

北리스크에 코스피 3개월 만에 최저<조선일보 4월 6일자 A12면>

북한 리스크와 엔저(低) 가속으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주가와 원화 가치가 동반 하락했다.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6% 떨어진 1927에 마감했다. 이는 작년 11월 28일(1912) 이후 3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는 3.8% 하락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평균 2.8%의 손실을 봤다. 지수가 하락하면 대부분의 주식형 상품은 보통 손해를 보지만, 지수가 떨어질 때 오히려 수익을 내는 이른바 '청개구리 펀드'도 있다. 바로 리버스펀드나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얘기다.

◇주가 내려야 웃는 청개구리 펀드

리버스펀드와 인버스ETF는 선물이나 옵션 등 주가가 하락하는 상품에 돈을 투자해 주가가 내려가면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최근 북한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주식시장은 흔들렸지만 리버스 펀드는 쏠쏠한 수익을 냈다.

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청개구리 펀드는 평균 3.9~4.5%가량 수익을 냈다. 설정액 규모가 가장 큰 삼성KODEX인버스상장지수펀드는 4.4% 수익을 올렸다. 올 초부터 수익률을 따져보면 청개구리 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은 5.4%. 최근 일주일 새 대부분의 수익을 낸 셈이다. 청개구리 펀드를 잘 이용하면 하락장을 맞이했을 때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반 주식형펀드에 100만원을, 리버스펀드에 30만원을 넣은 투자자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최근 주가가 하락해 100만원 중 일부를 손실 봤다고 할지라도 리버스펀드에 넣은 30만원에서 주가가 하락한 만큼 수익을 냈기 때문에 손실액을 줄일 수 있다.

최근 기관이 인버스ETF를 많이 매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달 들어 기관투자자들은 삼성KODEX인버스를 987억원가량 매수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최근 기관에서 인버스ETF를 매수하겠다는 주문이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전체 자금의 일부만 투자를

청개구리 상품에 투자할 땐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리버스펀드나 인버스ETF는 지수가 하락하는 데 베팅하는 펀드기 때문에 지수가 상승할 경우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때문에 대다수 전문가는 손실을 일부 회피하는 차원에서 접근하라고 권한다. 큰 수익을 보기 위해 투자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는 것.

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 관계자는 "기관투자가나 투자 전문가들도 위험 회피 차원에서 전체 투자 자금의 일부만 리버스펀드나 인버스ETF에 넣는다"면서 "투자 금액이 많지 않은 개인투자자들이 하락장에 돈을 벌려고 투자금 전부를 넣는다면 갑자기 시장 분위기가 바뀔 때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투자자들이 리버스펀드나 인버스ETF의 매수 시점과 매도 시점을 쉽게 알 수 없다는 점도 투자 위험 요소 중 하나다. 올 들어 리버스펀드에서는 87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인버스ETF의 순자산도 지난해 말 5484억원에서 3628억원으로 감소했다.

기존 투자자들이 올 들어 본격적으로 환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는 올 초 증시 전문가들이 미국 경제가 좋아지고 중국 경제도 서서히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국내 주식시장을 낙관한 투자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은경 제로인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의 변화에 따라 발 빠르게 대처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증시 전망이 틀릴 경우도 잦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