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표 가리자" 빅3 호텔, 특급 리모델링 경쟁

지난 1월부터 리모델링 중인 서울신라호텔(서울 장충동)에 이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서울 삼성동)도 오는 5월부터 내년 1월까지 9개월간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개관 25주년을 맞아 전체 외관을 비롯해 로비, 호텔 진입로, 조경, 레스토랑, 연회장까지 확 바꾼다는 계획이다. 작년 9월부터 본관 리모델링을 하고 있는 롯데호텔서울(서울 소공동)도 조만간 신관 객실 디자인을 모두 바꾸는 대대적인 리모델링에 또 들어갈 계획이다.

매출액 기준으로 호텔 업계 1~3위 호텔이 비슷한 기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하는 건 드문 일이다. 작년 매출 성장세를 기록한 주요 호텔들이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한꺼번에 리모델링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어떻게 바뀌나

1988년 문을 연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현대적인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있다. 전체 디자인을 미국의 유명한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인 록웰 그룹에 맡겼다. 록웰 그룹은 미국 워싱턴의 포시즌스 호텔, 뉴욕 W 호텔 등을 디자인했던 회사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리모델링을 통해 면적 1656㎡, 높이 8m인 국내 최대 규모의 대연회장을 만들 예정이다. 로비층에는 '쇼 키친(show kitchen)' 콘셉트의 뷔페 레스토랑을 새로 오픈한다. 쇼 키친은 요리사들이 음식 만드는 과정을 화려하게 쇼처럼 보여주는 것이다. 빵집도 보석 매장처럼 화려하게 꾸미기로 했다. 대런 모리시(Morrish) 인터컨티넨탈 총지배인은 "로비 라운지는 자연 채광을 그대로 살려 한국의 멋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이미지를 확 바꿔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7월 31일 공사가 끝나는 신라호텔은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신라호텔은 전 객실과 야외 수영장, 피트니스 클럽과 귀빈층 라운지, 프렌치 레스토랑 등을 대대적으로 바꾼다. 객실 수를 462개에서 464개로 늘리고, 객실당 면적도 확대한다. 기존 야외 수영장은 해외 유명 럭셔리 리조트급으로 업그레이드하고, 피트니스 클럽은 잭 웰치(Welch)와 조지 소로스(Soros)가 회원인 뉴욕의 '시타라스 피트니스'와 제휴해 만들 계획이다.

호텔 관계자는 "객실 디자인은 마지막까지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작년 9월부터 리모델링 중인 롯데호텔서울은 본관에 다음 달 1일 '피트니스 앤 스파'라는 스파 시설을 오픈할 예정이다.

◇왜 바꾸나

주요 호텔이 경쟁적으로 리모델링에 나선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최근 몇년간 성장을 통해 투자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3~4년간 호텔업계가 호황을 누리면서 현금 보유액이 늘어 투자 여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호텔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지난해 매출액이 3조612억원으로 2011년보다 18% 증가, 개관 이래 처음으로 3조원대를 넘었다. 호텔신라도 지난해 매출액이 2조1897억원으로 전년보다 58% 증가했다.

업계에선 시기적으로도 리모델링이 필요할 때가 됐다고 말한다. 인터컨티넨탈호텔 관계자는 "원래 객실은 5년마다 한 번씩, 전반적으로는 25~30년마다 한 번씩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데 요즘이 그 시기"라고 했다.

지난해 가장 큰 매출 성장세를 보인 신라호텔이 대대적인 리모델링에 나서면서 경쟁 호텔을 자극한 측면도 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원래는 개·보수 정도만 하려고 했는데 신라에서 공격적으로 디자인을 바꾼다는 말에 우리도 대대적으로 공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터컨티넨탈 관계자도 "신라호텔 리모델링을 계기로 우리도 변신을 해보려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