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Issue] 올 들어 6000억원 몰렸다지만… 인컴펀드, 2% 부족하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윤모(59)씨는 최근 돈 넣을 곳이 마땅치 않아 고민이다. 예금 금리는 많아 봐야 연 3% 수준인데 종합과세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까지 감안하면 손에 남는 것이 별로 없다. 주식에 넣자니 불안하다. 윤씨는 “돈을 더 불릴 마음은 없고 그저 지키고 싶은데 뾰족한 방법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런 윤씨에게 최근 한 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인컴펀드를 추천했다. 생소한 상품에 선뜻 투자하기가 꺼려졌지만 마땅한 대안도 없어 3억원 정도를 인컴펀드에 투자했다.

◇올 들어 6000억원 몰린 인컴펀드

최근 인컴펀드가 자산가들의 대안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컴펀드는 주로 배당주나 채권, 혹은 부동산 임대 수익을 나눠 갖는 리츠에 투자한다. 주식투자로 차익을 보기보다는 이자나 배당을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기대수익률은 연 5% 수준.

올 들어 인컴펀드에 꾸준히 돈이 들어오고 있다. 올해에만 인컴펀드 20여개가 새로 만들어졌고, 자금 6000억원가량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국내외 주식형 펀드에서는 3조1000억원가량이 빠져나갔다. 인컴펀드에 들어온 자금의 절반가량이 슈로더자산운용이 만든 슈로더아시아에셋인컴이었다.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 등이 프라이빗뱅커(PB)를 통해 주로 자산가들에게 많이 판매했다. 프랭클린템플턴미국인컴펀드와 하나UBS글로벌멀티인컴플러스펀드에도 600억~700억원가량이 흘러들어왔다.

◇일부 인컴펀드는 마이너스

뭉칫돈이 몰린 만큼 수익률도 좋았을까. 올 들어 인컴펀드는 평균 2.3%의 수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국내외주식형 펀드는 0.8~3%가량 손실만 봤다. 국내외 채권형 펀드 성적(1.2~2.4%)과는 비슷하거나 높다.

슈로더아시안에셋인컴펀드의 수익률이 좋은 편이었다. 올 들어 5.9% 수익을 냈다. 이 펀드는 아시아 고배당주식에 전체 자산의 54%, 아시아하이일드채권에 42%가량을 투자한다. 슈로더자산운용 관계자는 “호주의 텔스트라 같은 고배당 통신주나 은행주에 주로 돈을 넣었는데 성과가 좋다”고 말했다. 미래에셋하이브리드인컴펀드와 프랭클린템플턴미국인컴펀드도 4%대 수익을 냈다.

물론 손실을 본 펀드도 있었다. 투자한 주식과 채권 값이 떨어진 경우다. ING밸류인컴펀드는 3.0%, 한화인컴플러스30펀드는 0.7% 손해를 봤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인컴펀드의 투자 대상이 주식이나 채권이기 때문에 투자한 자산 가격이 급락하면 손실을 볼 수 있다”면서 “다만 인컴펀드는 국내에 소개된 기간이 짧아 6개월 넘게 운용된 인컴펀드가 적어 수익률을 논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세금 생각하면 2% 아쉬워

단 인컴펀드가 완벽한 대안은 아니다. 세금 문제가 있어서다. 종합과세에 전전긍긍하는 투자자들에겐 다소 아쉽다. 인컴펀드는 주식의 차익으로 돈을 버는 구조가 아니고 배당에 의지한다. 이 때문에 이익에 대한 이자소득세(15.4%)를 내야 한다. 한 증권사 PB는 “세금 문제 때문에 인컴펀드가 투자하는 해외 고배당주에 직접 투자하겠다는 투자자도 종종 있다”면서 “요즘은 해외 주식 투자도 손쉬운 편이라 세금이나 운용 수수료를 생각하는 경우 직접 투자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컴펀드의 운용 보수는 0.64%~1.16%로 다양한 편이다.

이름만 인컴펀드일 수도 있어 포트폴리오도 꼼꼼히 봐야 한다. 주식과 채권 비중을 국내외로 어떻게 분산했는지 살펴야 하고, 리츠를 얼마나 편입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모 운용사 인컴펀드를 두고 이게 채권혼합형 펀드지, 인컴펀드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면서 “리츠를 넣는 이유는 배당 때문이기도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금융시장 방향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편입하는 것인데 어떤 펀드는 채권과 주식을 대충 섞어놓고 인컴펀드라고 파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