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 아끼고 환경 지키고… 항공기 샤워 이유 있었네
입력 : 2013.04.23 21:54
항공기 100대 물청소하면 연간 최대 30억원 연료 절감… 탄소 배출 감축 효과는 덤
선박 바닥에 붙는 해양 생물도 연료 소모율 50%까지 증가시켜 특수 페인트로 못 달라붙게 해
항공사와 해운사들이 '미세 먼지', '따개비'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항공기 엔진에 낀 미세 먼지, 배 표면에 달라붙은 따개비 같은 해양 생물을 제거해 연료비를 한 푼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다.
항공사들이 한 해 연료비로 쏟아붓는 금액은 전체 비용의 30%에 이른다. 해운사도 비용의 40% 이상이 기름값이다. 탄소 배출 감축뿐 아니라 경비 감축은 이 두 업계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큰 기업들도 단 몇 억원이라도 줄이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항공기 때 빼고 광내면 연료비 줄어
대한항공이 보유한 차세대 항공기 A380도 이달 초 물 세척을 했다. 무려 20t이 넘는 물을 사용하고 세척 작업에만 4~5시간이 걸린다. 항공기 찌든 때를 벗겨 내기 위한 것도 있지만 기름값을 줄이기 위한 숨은 뜻이 있다.
A380처럼 한 번에 많은 인원과 화물을 옮기는 대형 항공기 도입을 늘리면서 항공사들은 기름값 충당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A380은 자체 무게만 292t, 승객 349명과 화물 45t을 합치면 300t이 넘어간다. 여기에 항공기 기름 200t을 실으면 비행기 무게는 500t을 훌쩍 넘긴다.
항공사들이 한 해 연료비로 쏟아붓는 금액은 전체 비용의 30%에 이른다. 해운사도 비용의 40% 이상이 기름값이다. 탄소 배출 감축뿐 아니라 경비 감축은 이 두 업계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큰 기업들도 단 몇 억원이라도 줄이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항공기 때 빼고 광내면 연료비 줄어
대한항공이 보유한 차세대 항공기 A380도 이달 초 물 세척을 했다. 무려 20t이 넘는 물을 사용하고 세척 작업에만 4~5시간이 걸린다. 항공기 찌든 때를 벗겨 내기 위한 것도 있지만 기름값을 줄이기 위한 숨은 뜻이 있다.
A380처럼 한 번에 많은 인원과 화물을 옮기는 대형 항공기 도입을 늘리면서 항공사들은 기름값 충당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A380은 자체 무게만 292t, 승객 349명과 화물 45t을 합치면 300t이 넘어간다. 여기에 항공기 기름 200t을 실으면 비행기 무게는 500t을 훌쩍 넘긴다.
항공사들은 연료 소모에 영향을 주는 무게를 줄이고 기름을 덜 쓰는 최단 거리 운항 계획을 세우는 등 노력을 기울여왔다. 불필요한 음식이나 연료를 덜 싣는 것은 물론 항공기를 칠하는 페인트도 가벼운 제품을 썼다. 기내식을 싣고 다니는 카트 무게도 3분의 1가량 줄였다.
하지만 무게를 계속해서 줄이는 데도 한계가 있다. 항공사들이 항공기 엔진 세척으로 연료비 절감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엔진 내부를 고압의 물로 세척하면 엔진 수명을 늘릴 뿐 아니라 연료 소모를 줄여 엔진 성능이 향상된다"고 말했다. 엔진 내부에는 압축공기가 흐르는데 이 통로에 낀 미세 먼지를 닦아내면 엔진 출력이 최적 상태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항공사들은 2005년부터 1년에 한 차례씩 엔진 물청소를 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약 100대를 닦았을 때 연간 연료 절감 효과가 28억~30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만 그런 건 아니다. 미국 공군도 공중급유기인 KC-135와 대형 수송기 C-5의 엔진을 주기적으로 닦는다. 유럽 항공사인 에어프랑스와 KLM, 독일 루프트한자도 엔진 물 세척으로 연료비를 연간 수백만달러 절감하고 있다.
제트엔진에 압축공기를 불어넣는 블레이드(날개)를 깨끗하게 닦아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외부에서 이물질이 잘 끼는 엔진 블레이드 표면에 광(光)을 내는 것만으로도 공기 저항을 줄일 수 있다.
◇따개비와 전쟁 벌이는 해운사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해운업계도 유류비 감축을 위해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국내 해운사들은 경제적인 16~18노트(시속 28.8~32.4㎞)로 운항하거나, 싱가포르항이나 로테르담항처럼 벙커C유 가격이 싼 항구에서 연료를 최대한 공급받는 등 연료 절감에 나서고 있다.
최근엔 선박 바닥 표면에 붙은 해양 생물을 떼어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선박 표면에는 담치, 따개비, 멍게, 말미잘 등 각종 해양 생물이 잔뜩 붙기 마련이다. 6개월 동안 정박할 경우 제곱미터당 150㎏에 이른다고 한다. 바다를 떠도는 해양 생물관인 셈이다.
하지만 배 밑바닥에 해양 생물이 붙으면 바닷물 저항을 더 받게 돼 선박 운항에 지장을 준다. 바닥에 붙은 해양 생물은 연료 소모율을 50%까지 증가시킨다. 호화 유람선 퀸 엘리자베스 2호는 선체 표면의 마찰이 0.01㎜ 증가하면 0.3~1%가량 연료 소비가 늘어난다고 한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추가 비용만 1억5000만원에 이른다.
해양 생물이 잘 달라붙지 못하도록 처리한 특수 페인트도 개발되고 있다. 네덜란드의 아크조노벨(AkzoNobel)은 물을 밀어내는 물질과 물에 잘 달라붙는 물질을 바둑판 모양으로 번갈아 배열한 고분자 코팅 막으로 해양 생물이 선체에 달라붙지 않도록 했다.
물의 저항을 덜 받는 페인트도 개발되고 있다. 선박용 페인트 전문 회사인 일본의 니폰페인트마린은 2011년 오사카대, 고베대와 공동으로 연비를 10%까지 절감하는 페인트를 개발했다. 이 페인트는 참다랑어 몸 표면을 덮고 있는 점막에서 힌트를 얻어 바닷물 저항을 줄인 것이다. 한진해운도 물의 저항을 줄인 페인트를 선체 표면에 칠해 연료비를 줄이고 있다.
하지만 무게를 계속해서 줄이는 데도 한계가 있다. 항공사들이 항공기 엔진 세척으로 연료비 절감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엔진 내부를 고압의 물로 세척하면 엔진 수명을 늘릴 뿐 아니라 연료 소모를 줄여 엔진 성능이 향상된다"고 말했다. 엔진 내부에는 압축공기가 흐르는데 이 통로에 낀 미세 먼지를 닦아내면 엔진 출력이 최적 상태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항공사들은 2005년부터 1년에 한 차례씩 엔진 물청소를 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약 100대를 닦았을 때 연간 연료 절감 효과가 28억~30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만 그런 건 아니다. 미국 공군도 공중급유기인 KC-135와 대형 수송기 C-5의 엔진을 주기적으로 닦는다. 유럽 항공사인 에어프랑스와 KLM, 독일 루프트한자도 엔진 물 세척으로 연료비를 연간 수백만달러 절감하고 있다.
제트엔진에 압축공기를 불어넣는 블레이드(날개)를 깨끗하게 닦아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외부에서 이물질이 잘 끼는 엔진 블레이드 표면에 광(光)을 내는 것만으로도 공기 저항을 줄일 수 있다.
◇따개비와 전쟁 벌이는 해운사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해운업계도 유류비 감축을 위해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국내 해운사들은 경제적인 16~18노트(시속 28.8~32.4㎞)로 운항하거나, 싱가포르항이나 로테르담항처럼 벙커C유 가격이 싼 항구에서 연료를 최대한 공급받는 등 연료 절감에 나서고 있다.
최근엔 선박 바닥 표면에 붙은 해양 생물을 떼어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선박 표면에는 담치, 따개비, 멍게, 말미잘 등 각종 해양 생물이 잔뜩 붙기 마련이다. 6개월 동안 정박할 경우 제곱미터당 150㎏에 이른다고 한다. 바다를 떠도는 해양 생물관인 셈이다.
하지만 배 밑바닥에 해양 생물이 붙으면 바닷물 저항을 더 받게 돼 선박 운항에 지장을 준다. 바닥에 붙은 해양 생물은 연료 소모율을 50%까지 증가시킨다. 호화 유람선 퀸 엘리자베스 2호는 선체 표면의 마찰이 0.01㎜ 증가하면 0.3~1%가량 연료 소비가 늘어난다고 한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추가 비용만 1억5000만원에 이른다.
해양 생물이 잘 달라붙지 못하도록 처리한 특수 페인트도 개발되고 있다. 네덜란드의 아크조노벨(AkzoNobel)은 물을 밀어내는 물질과 물에 잘 달라붙는 물질을 바둑판 모양으로 번갈아 배열한 고분자 코팅 막으로 해양 생물이 선체에 달라붙지 않도록 했다.
물의 저항을 덜 받는 페인트도 개발되고 있다. 선박용 페인트 전문 회사인 일본의 니폰페인트마린은 2011년 오사카대, 고베대와 공동으로 연비를 10%까지 절감하는 페인트를 개발했다. 이 페인트는 참다랑어 몸 표면을 덮고 있는 점막에서 힌트를 얻어 바닷물 저항을 줄인 것이다. 한진해운도 물의 저항을 줄인 페인트를 선체 표면에 칠해 연료비를 줄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