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빅4(건설·철강·화학·해운업)'에도 株價 오른 기업 있다

업종 전체가 부진의 늪에 빠진 '못난이 업종' 안에도 숨은 진주는 있다. 경기에 민감한 건설·철강·화학·해운 업종은 올 들어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나 경쟁사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동안에 여전히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무구조, 실적, 틈새시장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업황 나빠도 독야청청

건설업종지수는 올 들어 17.8% 하락했다. 주택 시장 불황으로 대부분의 건설주가 약세다. '어닝쇼크(실적이 전망치보다 훨씬 나쁜 경우)' 수준의 실적을 발표한 GS건설은 주가가 올해 47.8% 떨어졌다. 해외건설에 발목이 잡힌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47.1% 하락했다. 하지만 중소형 건설사인 한신공영과 태영건설은 올 들어 주가가 각각 34%, 21.7% 올랐다.

철강업종 역시 중국 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각각 8.5%, 20.3% 하락했다. 철강업종지수도 12% 떨어졌다.

반면 세아특수강과 영풍은 각각 38.3%, 25.3% 상승했다. 중국의 더딘 경기 회복이 발목을 잡고 있는 화학업종도 올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대원화성은 올해 주가가 114.2% 올랐다. 흥아해운과 KSS해운은 해운업종이 33.6%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각각 102.8%, 12.3% 올랐다.

◇세 가지 요인에 주목하라

업황이 나빠도 주가가 오르는 기업들은 크게 세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①탄탄한 재무구조

한신공영의 지난 1월 말 기준 보유현금은 시가총액(931억원)보다 많은 1522억원에 달한다. 최근 건설주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저가 수주 등으로 실적이 악화하면서 현금이 부족한 회사가 태반이라는 것인데, 보유 현금이 많기 때문에 이런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②꾸준한 실적

세아특수강은 24일 장 중 2만8000원까지 오르며 올 최고가를 기록했다. 세아특수강의 올해 1분기(1~3월) 제품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5% 증가한 45만t, 매출액은 12.4% 늘어난 7300억원, 영업이익은 44.1% 증가한 4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하고 있다. 흥아해운 역시 올해 실적 호전이 기대되는 회사다.

심원섭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흥아해운의 올해 이익이 작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③틈새시장 공략

대원화성은 틈새시장을 공략한 경우다. 일본 후지보사(社)는 액정표시장치(LCD) 유리기판 제조공정에 쓰이는 필수 소재인 백패드(back pad)를 거의 독점적으로 생산하고 있었다. 대원화성은 10여년간의 연구 개발 끝에 백패드 상용화에 성공, 지난해 4월부터 LG화학에 시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회사 측은 올해 영업이익이 350% 이상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주가가 60.3% 오른 미창석유 역시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 선박용, 자동차용 등 윤활유를 생산, 판매하는 미창석유는 경쟁사들이 대규모 윤활유를 생산하는 것과 달리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