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4.30 09:38

MONEY

은퇴 후 매월 꼬박꼬박 들어오는 임대수익만 한 효자가 있을까. 바로 수익형 부동산 얘기다. 하지만 최근 경기불황에 공급 과잉 현상까지 겹치면서 투자에 실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어떻게 투자하는 게 현명할까.

‘부동산 불패신화’가 굳건했던 2000년대 중반만 해도 부동산 시장에서 임대수익은 관심 밖의 일이었다. 아파트를 사서 묵혀두기만 하면 값이 오르는 시기였으니 그럴 만도 하다. 혹자는 말했다. 홈런을 칠 수 있는데 굳이 안타를 여러 번 칠 필요가 있을까?

그러나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후 분위기는 반전됐다. 부동산 시장이 다운사이클로 접어들며 부동산 불패신화에는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아파트 가격은 더 이상 오르지 않았다. 부동산을 통한 시세차익을 기대하기가 어렵게 된 것이다. 그 대안으로 상가나 오피스텔 같은 중소형 빌딩을 통째로 혹은 한 층, 한 실씩 구매해 임대수익을 거둬들이는 방식으로 투자의 형태가 바뀌어갔다. 리스크 관리에 훨씬 용이하다는 판단에서였다. 2010년 말을 즈음해 수익형 부동산은 부동산 시장의 핵심 투자처로 급부상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큰 변화 없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전체 부동산 시장의 활기는 다소 떨어졌지만 매달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보장하는 수익형 부동산만은 여전히 인기다. 최근 각광받는 수익형 부동산은 4가지 정도로 간추릴 수 있다. 이들 각각의 투자 포인트를 짚어보자.

1. 오피스텔(원룸)

수익형 부동산 가운데 가장 전통적인 투자처라 할 수 있는 오피스텔은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매우 유망한 투자처였다. 그러나 지금은 공급이 초과된 상태. 초창기에는 연 8~9% 이상의 높은 임대수익률을 얻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평균 5%대로 떨어졌다. 때문에 무엇보다 수요가 뒷받침되는 곳을 선점하는 게 관건이다. 서울시내 역세권에 위치한 빌딩이 최선의 투자처. 이곳을 벗어나면 수요층에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수도권이나 지방 소도시의 경우 부동산을 다시 현금화할 때도 곤란을 겪기 마련.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땅값까지 떨어진다면 더욱 난감한 지경에 빠질 수 있다. 그러므로 반드시 현금화가 유연한 서울 도심 속 수익형 부동산을 구매해야 한다. 서울시내 역세권이 아니라면 근처 업무지구가 형성된 곳, 즉 수요가 확보된 곳으로 정해야 한다.

2. 상가형 주택

상가형 주택의 한 층, 혹은 한 실을 구매하고자 한다면 대형 프랜차이즈가 입점해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그만큼 믿을 만한 업체이므로 임대수익에 대한 리스크가 없다. 프랜차이즈가 입점해 있다는 것은 그만한 상권이 형성돼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신축 빌딩은 위험하다. 임대수익과 직결된 시장조사가 불가능한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대형상가에 큰 기대를 걸기도 한다. 대형상가의 경우 지역의 랜드마크로 성장함에 따라 임대수익과 함께 시세차익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여기는 것. 그러나 대형상가라고 해서 무조건 수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시내 중심지의 업무지구에 위치한 대형상가에도 공실이 허다한 상황. 때문에 철저한 시장조사가 필요하다. 요사이 상가형 주택의 수익률은 5%대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맴돌고 있다.

3. 외국인 임대주택

외국인 임대주택은 최근 가장 급부상하고 있는 투자처. 과거 외국인 임대주택을 이용하는 이들은 주한미군과 같은 특정 계층에 한정됐던 데 비해 지금은 1000만 관광객 시대를 맞아 그 수요 폭이 훨씬 넓어졌다. 하루 기준 숙박료를 100달러(방 1개)로 계산했을 때, 한 달이면 340만 원가량을 손에 쥘 수 있다. 보통은 외국인이 몰리는 한남동 등지에 2층짜리 단독주택(방 3~5개)을 임대해 운영하는데, 홍보수수료나 관리비 등의 고정비용을 제외하고도 일반 수익형 부동산보다 많은 수익을 남긴다. 그러나 외국인 임대주택은 데일리 개념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지속적인 수익에 대한 보장이 없는 것. 국제 정세도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 또, 최근 비즈니스 호텔의 공급이 초과 상태로 접어들었다는 얘기도 슬슬 새어나오고 있는 상태. 마냥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가장 이상적인 방식은 직접 거주하는 집의 1~2개 방을 개조해 운영하는 것. 당장 사업적으로 크게 일을 벌이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4. 비즈니스 호텔

근래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호텔의 객실을 분양받아 임대수익(숙박비)을 얻는 호텔 투자다. 이는 위탁업체가 임대와 관리 업무를 100% 총괄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위탁업체의 신뢰도가 성공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에 하나 위탁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막대한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투자자에게 관리통제권이 없는 탓이다. 또, 하나의 객실을 2~3명이 공동으로 소유할 경우 등기문제도 다소 복잡하게 얽히게 마련. 매각 등의 과정에서 애를 먹기 쉽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호텔이나 레지던스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방식을 매우 위험하게 여기기도 한다. 수익률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연 6~7%대로 다소 높은 편이다.


Tip 김용남 대표가 말하는 투자의 기본

-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하라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에 불어 닥칠 각종 위기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은 결국 투자자 자신의 능력과 직결된다. 그러니 전문 분야에 투자해 경험과 지식을 활용할 것.

- 전문가에게 자문을 요청하라

매매 전 전문가 혹은 전문업체에 의뢰해 자문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공인중개사에게 너무 의존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중개사는 수수료 때문에 석연치 않은 계약을 종용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 시장조사를 철저히 하라

수익률은 좋은데 매물가가 낮다면, 거기에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급매’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그것은 단지 매매를 위한 손쉬운 전략일 뿐. 반드시 ‘실사(임대료 시세 조사 등)’를 해봐야 한다. 주위를 꼼꼼히 둘러보라. 수익률이 높다고 무조건 계약해서는 안 된다.
 
- 소유권 관계를 꼼꼼히 체크하라

서류 정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기존 임차인을 만나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 자산관리에 신경 써라

수익을 극대화하는 핵심은 투자 자체가 아니라 매니지먼트다. 그 구성물에 따라 빌딩의 가치는 달라진다. 가령, 법인 등을 임차인으로 들인다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는 것은 물론 이후 보다 높은 값에 매각할 수도 있다.
 
- 방심하지 말라

누구도 수익을 장담할 수 없는 게 부동산 투자다. 서브프라임 때에도 미국의 부동산 전문가 60~70%가 헛다리를 짚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러니 때로는 투자를 하지 않고 때를 기다리는 게 가장 현명한 투자이기도 하다.


4·1 부동산 종합대책 관련 투자 포인트

얼마 전 발표한 부동산 종합 대책에서 투자의 팁을 찾는다면?

준공한 지 15년이 지난 아파트의 수직증축 허용에 주목!

수직증축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가령 10층짜리 아파트라고 가정해보자. 그 위로 2~3개 층을 추가로 더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2~3개 층을 추가로 지어 분양을 하게 되면 그 분양비를 통해 오래된 아파트의 리모델링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 직접적인 지출 없이 공사를 할 수 있는 셈이다. 리모델링을 통해 18평, 20평 아파트는 복도식이 계단식으로 탈바꿈해 실평수가 늘어나기도 한다. 물론, 리모델링은 안정성이 확보된다는 전제하에 이뤄져야 할 것이다.

수직증축이 허용되면 수혜지는 단연 일산, 분당, 평촌 등의 1기 신도시다. 실제로 4·1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된 후 1기 신도시 아파트가 경매시장에서 핫스팟으로 떠올랐다. 대책 발표 전보다 낙찰률, 경쟁률 등이 일제히 상승했다는 후문이다.

조선일보 조선닷컴

시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