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중심에 둔 ‘예술’이라는 점에서 자동차는 종종 건축물과 비견된다. 디자인과 기능, 어느 것 하나 미흡한 것을 용납하지 않는 면이 서로 닮았다. 기아자동차의 프리미엄 세단 K9은 앞으로 총 3회에 걸쳐 예술건축을 찾아 나선다. 그 첫 번째 행선지는 파주에 위치한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기존에 없었던 혁신적 조형미로 이름을 떨친 이곳은 한 단계 더 진화한 K9의 진면목을 헤아릴 수 있는 좋은 거울이 된다.
‘건축의 시인’이라 불리는 포르투갈 건축가 알바로 시자는 말했다. “건축물은 발레리나가 무대에 등장하듯 나타나야 한다.” 우리는 이 말을 훌륭한 건축물이란 자신의 공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존재라는 의미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다.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오른 시자의 국내 미술관 프로젝트 중 하나인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바로 이 같은 신념 위에 탄생했다. 그는 다양한 크기의 전시 공간을 하나의 덩어리로 담아낸 독특한 설계로 유명한데, 건물의 재료는 콘크리트와 돌, 흰색 페인트 등 지극히 단순하고 흔한 것들이다. 하지만 그것들로 조합한 공간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미니멀한 것을 활용해 하나의 거대한 결정체를 완성하는 시자의 건축 철학은 K9의 스타일링을 진두지휘한 기아차의 디자인 수장 피터 슈라이어의 감성과 맞닿아 있다. 단순함이 최고의 정밀함이라는 신념에 따라 디자인을 이루는 선과 면의 조화를 명료하게 정리한 것. 단순함과 아름다움, 이것이 K9의 화법이다.
기존 세단과는 차별화된 역동성과 세련미
뛰어난 건축물에서 빠뜨릴 수 없는 한 가지를 꼽으라면 그것은 바로 ‘선(線)’이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을 가만히 살펴보자. 연상되는 동물이 있나? 그것은 다름 아닌 고양이. 뮤지엄 구상 초기, 시자는 조그마한 대지 모형을 받아들고 그 위에 한 마리의 고양이를 그리는 것으로 설계를 시작했다고 한다. 몸을 둥글게 웅크렸다 이내 기지개를 켜며 하품을 하는 고양이는 아니었을까. 그 후로 시자는 여러 마리의 고양이를 그렸고, 그것으로부터 백색의 매혹적인 건축물은 태어났다. 마치 고양이가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듯 서로 다른 높이의 직선과 곡선이 만들어낸 선의 미감.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이 웅장하고 신비로운 작품으로 형상화 될 수 있었던 순간이다. 시자의 작품 앞에 선 K9은 어떤가. 전장 5090㎜, 전폭 1900㎜, 전고 1490㎜의 맵시 있는 차체와 어우러진 범퍼와 후드 디자인은 가히 인상적이다. 후드에서 앞범퍼 하단까지 하나의 면으로 연결되는 ‘원스킨 스타일’로 매끈한 라인을 살린 것. 펜더 가니쉬에서 뒷문까지 연결되는 간결한 사이드 라인도 직선의 시크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차량 전면부의 대형 패밀리룩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가 장착된 안개등 등이 만들어내는 입체감 있는 형태미는 기존 대형 세단과는 차별화된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을 고양이라 한다면, K9은 표범이나 치타에 비하면 좋을 것이다.
최첨단 기술력이 집약된 실내 디자인도 눈여겨볼 만하다. 인테리어는 고급 소재와 감성 조명을 도입한 것이 특징. 크래쉬패드나 센터페시아 가니쉬 등 주요부를 천연가죽으로 감싸고, 콘솔이나 암레스트의 우드 패턴을 유광으로 코팅해 품격 있는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실내 공간 곳곳에 적용된 다양한 감성조명도 K9만의 빛의 철학을 구현하는 요소다. 크래쉬패드에는 좌우대칭형 간접조명을 활용, 마치 크래쉬패드가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냈으며 도어트림에는 세계 최초의 움직이는 조명인 도어 커티쉬 램프를 탑재했다. 이는 공간과 빛의 조화를 늘 염두에 둔 시자의 작업과도 흡사하다. 그는 빛의 밝기를 활용해 공간의 미적인 비주얼을 증진시켰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이 따뜻한 봄볕 아래 조금씩 경쾌한 표정을 드러내듯 K9 역시 빛을 통해 한층 밝은 색채를 뿜어낸다.
최고의 기술력으로 무장한 예술품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을 비롯한 시자 건축물의 또 다른 특징은 자연과 예술, 그리고 첨단기술이 만나 인간에게 감동을 선사한다는 점이다. 최고의 기술력 또한 뛰어난 공간에서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다. K9의 매력 역시 단지 세련된 디자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자동차 안에 사람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최첨단의 신기술이 집약돼 있다. 외형적 화려함 이상으로 공간 내 사람을 배려했던 시자의 장인정신을 K9으로 고스란히 옮겨온 것만 같다. 차량 전면 유리에 다양한 주행 정보를 제공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전 트림에 적용됐는가 하면 차량 외부에 탑재된 카메라로 차량 주변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한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주행 중 차량 후측방 사각지대와 후방 장애물을 사전 감지해 대응하는 후측방 경보 시스템 등을 갖췄다.
성능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람다 V6 3.8 GDi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강력한 동력 성능과 탁월한 연비 효율성을 확보했다. ‘전자제어 에어서스펜션’을 통해 고속 주행 시에는 차고 하향으로 차체 안정성을 향상하는 동시에 연비를 개선하고, 험로 주행 시에는 차고 상향으로 지면과의 충돌을 방지해 K9 특유의 주행 감성을 구현했다.
촬영 모델 K9 3.8, RVIP 사양.
이 같은 K9은 오너드리븐카는 물론, 쇼퍼드리븐카(운전기사를 두고 타는 차)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 쇼퍼드리븐카가 편안한 승차감과 안전성, 뒷좌석의 편의장치에 비중을 둔다면 오너드리븐카는 동력과 연비 등 자동차의 기본 성능을 중시하는 편이다. 그러나 K9은 디자인과 기능을 절묘하게 결합해 이 둘을 만족시키고 있다. 이것이 K9이 이룬 혁신이다. 건축 장인 시자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것을 새롭게 바꾸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것이 그가 믿는 진정한 창조이자 혁신이기 때문일까. 분명한 것은 K9의 지향점도 바로 거기에 있다는 사실. 자동차 그 이상의 가치, 그것이 바로 K9이다.
파주 헤이리 출판단지 내에 위치한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출판사 ‘열린책들’이 운영하는 미술관으로, 지난 2010년 문을 열었다. 만 레이, 앤디 워홀, 장 자크 상페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저서를 발간한 열린책들의 예술 서적 전문 출판사인 ‘미메시스’에서 이름을 땄다. 사진가 김중만, 조각가 박찬용 등의 작품을 전시했던 이곳은 전시물은 물론, 주변 경관과 하나가 된 건축물 자체로 여러 예술 애호가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건축전문가 100인이 뽑은 한국 현대건축 Best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에서 일산·문산 방향으로 자유로를 탄 후 파주출판도시 진입로를 따라 들어가면 곧 바로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