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제2의 新경영'… 서비스 업종에서 나오나

삼성그룹이 최근 서비스 업종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업 계열사인 삼성서울병원·삼성에버랜드·호텔신라 등이 기존 시설들을 중축하거나 개보수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삼성의 이 시도는 올해가 이건희 회장이 "자식과 마누라 빼고 다 바꾸라"고 했던 '신경영 선언 20주년'이라는 점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앞으로는 하드웨어적인 경쟁력보다는 소프트웨어적인 경쟁력에 의해 세계 일류(一流) 기업과 이류(二流) 기업이 결정된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업종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서비스 업종인 만큼, 이 분야에서 '제2의 신경영 선언'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규모 업그레이드 공사 끝낸 삼성에버랜드·호텔신라

삼성그룹의 대표 서비스업 계열사인 삼성에버랜드는 최근 대규모 공사를 끝냈다.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놀이공원에는 기존 사파리 옆에 생태형 사파리인 로스트밸리를 만들어 지난달 20일 문 열었다. 이 사파리는 2년 동안 500억원을 들여 새로 만든 것이다. 수륙양용차를 타고 백사자·기린·코뿔소 등 20종 150여 마리의 동물을 가까이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 12일에는 1년 4개월간의 공사를 마치고 골프장을 다시 문 열었다. 국내 최고 골프장으로 꼽히는 안양베네스트가 1968년 개장 당시 이름인 안양컨트리클럽으로 개명하고 재개장한 것이다. 500여억원을 들여 4개 홀 코스를 바꾸고 클럽 하우스를 새로 지었다.

지난 1월부터 객실 보수에 들어간 호텔신라는 오는 8월 1일 다시 문을 열 계획이다. 서울 장충동에 있는 호텔신라는 건물 외관은 바꾸지 않은 채 30여년 동안 사용해온 객실 전체를 새롭게 단장할 계획이다.

◇의료 서비스·금융 서비스도 업그레이드 중

삼성서울병원도 지난 2월부터 응급실에 대한 '대수술'에 들어갔다. 그동안 다양한 환자들이 뒤섞여 혼잡했던 응급실을 외상존(zone)·내과존·소아존·암환자존 등으로 구역을 나누기로 했다.

스마트 키오스크(무인 정보시스템 단말기)를 마련해 환자들이 자신의 치료 과정과 내용을 상세히 알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키오스크에는 검사 대기 시간, 검사 항목, 담당 의사 이름, 입원 대기 예상 시간 등이 담길 예정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치료 효율성과 편의성을 위해 진료존을 구분하고, 진료 프로세스를 개선해 대기 시간을 크게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 서비스업도 업그레이드에 나서고 있다. 생명보험회사의 경우 고객 불만이 가장 많은 분야가 사고 보험금 지급이다.

삼성생명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내부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제도 개선에 나섰다. 덕분에 지난해 초 20% 중반이던 '보험금 청구 후 24시간(만 하루) 이내 지급률'이 지난 연말 52%까지 높아졌다. 올해 말까지는 80%까지 높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