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도와 함께 공수 훈련받은 軍宗장교

8일 충북 청주 공군 정보교육대대 공수훈련장에서 HH-47 치누크 헬기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상공 730m에 도달하자 하사 10여명이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렸다. 함께 헬기에 탄 이건승(38·사진) 대위는 동료들이 강하할 때마다 지그시 눈을 감고 이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했다. 이 대위가 강하할 차례가 됐다. 교관이 이 대위의 허벅다리를 세게 치며 점프 신호를 보내자 이 대위가 뛰어내렸다. 낙하산이 잘 펴질 수 있도록 몸을 'ㄷ'자 모양으로 구부린 이 대위는 1초 간격으로 '천' '이천' '삼천'을 외쳤고 곧이어 낙하산이 활짝 펴졌다.

이 대위는 공군 군종신부다. 지난달 22일부터 8일까지 정보교육대대에서 공군 특수부대인 공정통제사(CCT)와 항공구조사(SART) 하사 10여명과 함께 공수 훈련을 받았다. 공군 군종장교가 정식 공수 훈련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위는 군번줄이 두 개다. 1999년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고 2004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2008년 3사관학교에 입교해 군종장교로 임관했다. 10전투비행단과 18전투비행단에서 복무했으며, 작년부터 공군사관학교 성당에서 시무하고 있다.

공군 군종신부는 공수 훈련을 받을 필요가 없다. 이 대위는 "사관생도들은 3학년 하계 훈련 때 받는 공수 훈련을 가장 힘들게 생각한다"며 "잘 훈련된 생도들도 공중에 올라가면 순간적으로 긴장과 공포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 훈련을 함께하면 생도들과 더 가까워져서 대화나 상담을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