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하는 독도 사랑? 실천을 해야죠"

이대영(54·李大寧) 서울 서초고 교장은 교장 부임을 나흘 앞둔 지난 2월 28일 집 근처 동사무소로 달려갔다. 동사무소 직원에게 "독도로 등록기준지(본적)를 옮기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직원은 이 교장을 이상하게 쳐다봤다. 결국 동사무소 직원이 구청에 문의한 뒤 관련 서류를 받아 이 교장에게 전해주며 말했다. "이 '등록기준지 변경 신고서'를 써서 인감증명서랑 같이 울릉군 울릉읍사무소에 보내시면 된다네요."

며칠 후 이 교장의 본적은 태어나고 자란 '강원도 원주시 호저면 광격리 839번지'에서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이사부길 63번지'로 바뀌었다. "다들 말로만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하는데 그건 별 소용이 없더라고요. 나도 1급 공무원 출신이지만, 사회 지도층들은 뭐라도 실천해야지 않겠어요? 일본은 총리까지 나서서 난린데."

'독도로 본적 옮기기'를 실행한 이 교장은 이주호 장관 시절 교육부 대변인을 거쳐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을 역임했다. 과거 교사 시절에는 EBS 스타 생물 강사로 이름을 날린 적도 있다.

이 교장은 "올해 13년 만에 학교 현장으로 돌아가면서 애들에게 뭔가 할 말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독도로 본적을 옮겼다"고 했다. "요즘 아이들은 '주권(主權)'에 별 관심이 없어요. 심지어 '독도가 우리 땅이 아니면 뭐 어떠냐'는 아이들도 있어요. 이 아이들에게 '애국심'을 가르치려면 교장인 나도 뭔가 실천에 옮기는 게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야 애들에게 '나라 사랑하라'고 말할 명분이 있지 않겠어요."

이 교장처럼 본적을 독도로 옮긴 사람이 현재까지 2852명에 이른다. '독도 지킴이'로 유명한 가수 김장훈도 지난달 30일 독도로 본적을 옮겼다. 정부는 독도에 건물이 있는 세 곳 정도를 본적지로 할 수 있도록 정했다. 등대가 있는 이사부길 63번지, 어민 숙소가 있는 안용복길 3번지 등이 대표적이다.

이 교장은 요즘 교장실 서랍에 '등록기준지 변경 신고서'를 100여장 넣어두고 만나는 사람마다 서류를 건네며 "독도로 본적을 옮기시는 게 어떠냐"고 권유한다. "우리 국민 수만 명이 조용히 독도로 본적을 옮기면 일본도 두려워하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