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利 역주행 끝냈다" 금융시장·기업들 반색
입력 : 2013.05.09 22:06
[韓銀 기준금리 인하… 시장 반응과 저금리 시대 재테크]
-주가·환율 동반 상승
경기에 민감한 주식들 급등… 조선·금융주 모처럼 활짝
中企·소상공인들도 기대감 "시중금리 인하로 이어져야"
-1%대 정기예금 등장할 수도
이자 생활하는 은퇴자는 울상, 집 담보대출 받은 사람은 숨통
싼 이자로 대출 갈아타고 재형저축 등 절세 상품 활용을
"늦었지만 그나마 대세에 동참해 다행입니다."
9일 한국은행이 예상을 깨고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자 금융시장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좀 더 일찍 금리를 내리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이제라도 금리 인하를 통한 양적 완화(금융시장에 돈을 푸는 것)와 경기 부양이라는 세계적 트렌드와 정반대로 한국만 '나 홀로 역주행'하는 데서 비롯되는 각종 위험을 줄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 인하로 인해 투자자들의 '내 돈 지키기'는 더 어려워졌다. 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빼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상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대출을 가진 사람들은 금리 인하로 인해 매달 내야 할 이자가 줄어들 전망이다.
9일 한국은행이 예상을 깨고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자 금융시장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좀 더 일찍 금리를 내리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이제라도 금리 인하를 통한 양적 완화(금융시장에 돈을 푸는 것)와 경기 부양이라는 세계적 트렌드와 정반대로 한국만 '나 홀로 역주행'하는 데서 비롯되는 각종 위험을 줄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 인하로 인해 투자자들의 '내 돈 지키기'는 더 어려워졌다. 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빼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상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대출을 가진 사람들은 금리 인하로 인해 매달 내야 할 이자가 줄어들 전망이다.
◇주가와 환율 상승…기업들 반색
금리 인하를 가장 반긴 것은 증시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3포인트(1.18%) 오른 1979.45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기준 금리 인하 발표가 나오자 단번에 1%포인트 이상 상승해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인식을 반영했다. 특히 건설·조선·금융 등 경기 흐름에 민감한 주식들이 크게 올랐다.
외환시장에서는 하락으로 출발했던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4.5원 급등하면서 109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영향으로 8일 4년8개월여 만에 100엔당 1100원을 밑돌았던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반등해 100엔당 1100원을 다시 웃돌았다. 하지만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금리 인하 효과로 이날 환율이 반짝 상승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안전 자산인) 달러를 팔고 위험 자산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커지고 있어 앞으로 원화 가치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선 금리 인하 소식에 오전 채권 금리가 0.08~0.10%포인트 내렸지만(채권 값은 상승), 오후 들어 채권 투자자들 사이에 '앞으로 추가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라는 경계 심리가 확산하면서 결국 보합세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과 동일한 2.55%에 마감됐다.
기업들도 금리 인하를 반겼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금리 인하가 이뤄져 다행"이라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해 기준 금리 인하가 시중금리 인하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금융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밝혔다. 그동안 기 내리더라도 중소기업의 대출금리는 내리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금리 1%대 정기예금 등장할 수도
금리 인하로 예금자들의 재테크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1년짜리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이미 연 2%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일부 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2.2~2.3%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앞으로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사상 초유의 '1%대 정기예금 금리'가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은 이르면 다음 주 중 예금 금리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예금 금리가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자 시중은행 창구에는 금리가 조금이라도 더 높을 때 정기예금에 가입하려는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강지현 하나은행 강북골드클럽센터장은 "은퇴해서 이자로 생활하던 어르신들이 금리 인하 소식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믿었던 이자소득이 줄어들자 원금을 깨서 살아야 하는 건 아닌지 매우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반면 은행에서 돈을 많이 빌려 집을 산 대출자들은 금리 인하로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됐다. 김도현 삼성증권 주식영업팀장은 "저금리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한국이 저성장·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생겨나는 구조적인 현상"이라며 "다시 금리가 오르길 기다리며 불투명한 상황에 매달리지 말고, 만성적인 저금리를 돌파할 수 있는 신(新)투자 지도를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절세 상품 활용… 대출 갈아타기 고려
저금리 시대엔 자금을 불려나가기가 쉽지 않다. 연 2.7%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에 1억원을 넣어놔도 1년 뒤에 이자소득세를 떼고 나면 손에 남는 이자는 228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5년 전만 해도 똑같은 금액을 예금에 맡기면 세금을 떼이고도 1년에 50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장준영 외환은행 PB팀장은 “워낙 금리가 낮다 보니 예금 만기가 돌아와도 재연장해야 할지 망설이는 고객들이 많다”면서 “원금은 100% 보장되면서 플러스 알파 수익을 챙길 수 있는 파생결합증권(DLS)이나 주가지수연동예금(ELD)과 같은 상품을 대안으로 삼아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돈 벌기가 어려운 저금리 시대엔 새나가는 돈을 막는 전략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최승현 신한은행 PB팀장은 “생계형 저축이나 재형저축 등 정부가 절세 혜택을 주는 이른바 관제(官製) 상품을 적극 활용하고, 연말에 받는 소득공제 혜택을 깐깐하게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있다면 좀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기회를 엿보는 게 좋다.
금리 인하를 가장 반긴 것은 증시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3포인트(1.18%) 오른 1979.45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기준 금리 인하 발표가 나오자 단번에 1%포인트 이상 상승해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인식을 반영했다. 특히 건설·조선·금융 등 경기 흐름에 민감한 주식들이 크게 올랐다.
외환시장에서는 하락으로 출발했던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4.5원 급등하면서 109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영향으로 8일 4년8개월여 만에 100엔당 1100원을 밑돌았던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반등해 100엔당 1100원을 다시 웃돌았다. 하지만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금리 인하 효과로 이날 환율이 반짝 상승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안전 자산인) 달러를 팔고 위험 자산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커지고 있어 앞으로 원화 가치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선 금리 인하 소식에 오전 채권 금리가 0.08~0.10%포인트 내렸지만(채권 값은 상승), 오후 들어 채권 투자자들 사이에 '앞으로 추가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라는 경계 심리가 확산하면서 결국 보합세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과 동일한 2.55%에 마감됐다.
기업들도 금리 인하를 반겼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금리 인하가 이뤄져 다행"이라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해 기준 금리 인하가 시중금리 인하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금융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밝혔다. 그동안 기 내리더라도 중소기업의 대출금리는 내리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금리 1%대 정기예금 등장할 수도
금리 인하로 예금자들의 재테크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1년짜리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이미 연 2%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일부 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2.2~2.3%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앞으로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사상 초유의 '1%대 정기예금 금리'가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은 이르면 다음 주 중 예금 금리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예금 금리가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자 시중은행 창구에는 금리가 조금이라도 더 높을 때 정기예금에 가입하려는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강지현 하나은행 강북골드클럽센터장은 "은퇴해서 이자로 생활하던 어르신들이 금리 인하 소식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믿었던 이자소득이 줄어들자 원금을 깨서 살아야 하는 건 아닌지 매우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반면 은행에서 돈을 많이 빌려 집을 산 대출자들은 금리 인하로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됐다. 김도현 삼성증권 주식영업팀장은 "저금리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한국이 저성장·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생겨나는 구조적인 현상"이라며 "다시 금리가 오르길 기다리며 불투명한 상황에 매달리지 말고, 만성적인 저금리를 돌파할 수 있는 신(新)투자 지도를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절세 상품 활용… 대출 갈아타기 고려
저금리 시대엔 자금을 불려나가기가 쉽지 않다. 연 2.7%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에 1억원을 넣어놔도 1년 뒤에 이자소득세를 떼고 나면 손에 남는 이자는 228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5년 전만 해도 똑같은 금액을 예금에 맡기면 세금을 떼이고도 1년에 50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장준영 외환은행 PB팀장은 “워낙 금리가 낮다 보니 예금 만기가 돌아와도 재연장해야 할지 망설이는 고객들이 많다”면서 “원금은 100% 보장되면서 플러스 알파 수익을 챙길 수 있는 파생결합증권(DLS)이나 주가지수연동예금(ELD)과 같은 상품을 대안으로 삼아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돈 벌기가 어려운 저금리 시대엔 새나가는 돈을 막는 전략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최승현 신한은행 PB팀장은 “생계형 저축이나 재형저축 등 정부가 절세 혜택을 주는 이른바 관제(官製) 상품을 적극 활용하고, 연말에 받는 소득공제 혜택을 깐깐하게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있다면 좀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기회를 엿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