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야 놀~자] 연금이란 무엇이고 어떤 종류가 있나요?

국민 10명 중 4명, 연금 하나도 없어 <조선일보 2013년 4월 29일자 A12면>

우리 국민 10명 중 4명은 어떤 형태의 연금에도 가입하지 않은 ‘노후 무방비’ 상태란 분석이 나왔다. 국민연금연구원은 ‘다층노후소득보장연구’란 연구 결과에서 “조사 대상 가운데 41.9%가 공적이든 사적이든 어떤 연금도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한국이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연금 등 노후 대비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내가 받는 (또는 앞으로 받을) 연금은 누구의 돈일까요? 연금을 지급하는 조직들은 돈이 어디서 나서 연금을 지급할 수 있을까요? 내가 받는 연금은 내가 낸 돈, 아니면 우리가 낸 돈에서 나옵니다. 답은 쉽지만 내 돈인가 우리 돈인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내가 낸 돈에서 받을 때와는 달리 연금이 우리 돈에서 나올 때는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생깁니다.

내가 받는 연금이 내 돈에서 나오는지 아니면 나를 포함한 우리 돈에서 나오는지는 연금제도를 처음 만들 때 어떤 구조로 만들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연금 종류에 따라 그 연금이 누구의 돈에서 나오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연금 자금 마련은 어떤 식으로 하나요?

우선 연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합니다. 이 돈을 조달하는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현재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돈을 모아, 현재 퇴직한 사람들에게 주는 방식으로 부과 방식이라고 합니다. 또 한 가지는 현재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돈을 모아 놓았다가 퇴직한 후에 그 돈을 조금씩 찾아 쓰는 방식으로 적립 방식이라고 합니다. 부과 방식을 사용한 연금제도에서는 내가 일할 때 낸 돈은 이미 퇴직한 사람들에게 지급되고, 내가 퇴직해서 받는 연금은 그 시점에서 일하고 있는 후세대가 낸 돈입니다. 우리가 낸 돈에서 연금을 받는 셈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같은 세대뿐만 아니라 같은 사회에서 사는 앞 세대와 뒤 세대를 포함합니다. 이러한 부과 방식은 주로 정부에서 운영하는 공적 연금에서 많이 사용되지만, 사적 연금에서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연금에도 세금처럼 소득재분배 기능이 있나요?

연금의 기본 기능은 일할 수 있을 때 얻은 소득을 나이 들어 일할 수 없을 때로 옮겨 놓는 것입니다. 내가 연금 기관에 냈던 돈을 나중에 찾는 저축의 일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는 평생 소득이 적어서, 충분한 돈을 쌓아 놓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자기가 낸 돈만으로는 퇴직 후에 충분한 연금을 받지 못하며, 보통 사람보다 매우 가난한 상태에 빠지게 되므로 자신이 낸 돈보다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도록 연금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받는 연금의 일부는 자신이 낸 돈이 아닌 우리, 즉 다른 사람이 낸 돈에서 나옵니다. 이러한 것을 연금을 통한 소득재분배라고 하는데, 국민연금 같은 공적 연금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물론 사적 연금을 통해서도 가능하겠지만, 내가 낸 돈의 일부가 다른 사람들에게 가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나 공공 기관 같은 신뢰할 만한 연금 기관이 아니면 유지하기 어려운 방식입니다.


◇연금 종류에 따라 보험료와 연금의 관계가 달라지나요?

연금은 퇴직 후에 정기적으로 받는 돈입니다. 연금은 누가 관리하느냐에 따라 공적 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이를 세 기둥 연금 체계(three-pillar pension systems)라고 부릅니다. 공적 연금은 국민연금, 기초 노령연금 등으로 정부 기관이 관리합니다. 퇴직연금은 기업이 관리자의 역할을 합니다. 개인연금은 개인이 자발적으로 금융회사에 가입하는 연금 저축 등을 가리킵니다.

세 기둥 연금 체계를 택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정부-기업-개인이 역할과 책임을 나누어 개인의 퇴직 후 소득을 제공하는 연금제도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연금 종류에 따라 내는 돈과 받는 돈의 관계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은 내가 낸 돈을 내가 받는 방식입니다. 이에 비해 국민연금은 조금 성격이 복잡합니다. 국민연금 가입자가 국민연금공단에 연금보험료를 내면 그 돈을 적립금으로 쌓아 놨다가 연금 지급에만 사용합니다. 그렇게 보면 내가 낸 돈을 내가 받는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연금에 납입하는 보험료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소득의 일정 비율로 부과되지만, 나중에 수령하는 연금 액수는 그 사람의 소득수준에 따라 달라집니다. 국민연금은 보험료를 납입한 기간에 따라 생애 평균 소득의 일정 비율을 연금으로 받습니다. 그런데 생애 평균 소득을 계산할 때 자기 자신의 소득과 전체 가입자의 평균 소득을 평균하여 계산합니다. 따라서 저소득자의 생애 평균 소득은 실제 자기 소득보다 높아지고, 고소득자의 생애 평균 소득은 실제 자기 소득보다 낮아집니다. 결과적으로 가입 기간에 따라 생애 평균 소득의 일정한 비율을 연금으로 받아도 저소득자는 평균 소득자나 고소득자보다 자기 소득 대비 높은 비율로 연금을 받게 됩니다. 소득에 관계없이 국민연금공단이 받은 돈은 합쳐서 여러 가지 투자 대상에 투자되기 때문에 돈의 출처에 따라 수익률이 다르지 않지만 소득에 따라 보험료로 낸 돈과 연금으로 받는 돈의 비율이 달라집니다. 즉 국민연금은 재분배 기능을 가지고 있어, 저소득층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국민연금제도를 만들 때부터 보험료보다 연금 액수가 많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현재의 우리가 미래에 연금을 받기 위해서는 현재의 어린 세대가 우리 몫의 보험료를 내야 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한편 공적 연금 중 하나인 기초 노령연금은 완전히 방식이 다릅니다. 기초 노령연금은 만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과 재산이 적은 하위 70%에게 매월 일정액을 지급하는 연금입니다. 연금 수급자 입장에서 보면 낸 돈은 전혀 없지만, 국민 세금으로 연금을 받게 됩니다. 정부는 내년에 기초 노령연금을 확대 개편해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기초 연금으로 바꿀 계획입니다.

따라서 '내 돈을 쌓아 놓았다가 내가 받는다'고 생각하는 국민연금과 '내가 세금을 내서 우리 중의 다른 사람이 받는' 기초 노령연금 또는 기초 연금을 구분하지 않고 연결시키려고 하면 혼선이 생길 수 있습니다. 모든 연금을 내가 내서 내가 받는 방식으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연금이 어떤 성격을 갖는지 분명히 밝히고 성격이 다른 연금을 다룰 때는 그만큼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자본시장연구원·조선일보 공동기획
기사 문의는 (02)3771-0631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


◆ 쉽게 배우는 경제 tip

부과방식, 적립방식

연금을 받기 위한 돈을 조달하는 방법에는 부과 방식과 적립 방식이 있습니다. 부과 방식은 현재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돈을 모아 현재 퇴직한 사람들에게 주는 방식입니다. 적립 방식은 현재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돈을 모아 놓았다가 퇴직한 후에 그 돈을 조금씩 찾아 쓰는 방식입니다. 선진국의 공적 연금은 부과 방식이 대부분입니다만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은 적립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 퀴즈

만 65세 이상의 노인 중에서 소득과 재산이 적은 하위 70%에게 매달 일정액을 지급하는 연금을 ○○○○연금이라고 합니다.

▲응모 요령: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5월 15일(수) 오후 5시 마감, 5월 24일(금) 당첨자 발표. ‘경제 기사야 놀자’는 매주 금요일 조선경제에 게재되는데, 공휴일인 5월 17일은 조선경제가 발행되지 않아 다음 회는 24일 게재될 예정입니다.

▲경품: 이마트 상품권(1만원권) 모바일 교환권(40명, 각 1장)


〈지난 회 정답 : 그림자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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