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Issue] 해외 증시 상장된 ETF 투자, 환율 오를수록 돈 더 들어오네

요즘 발 빠른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해외 주식 투자 열풍이 거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국내 증시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액은 58억8000만달러(약 6조3916억원)로 전 분기보다 40%가량 늘었다. 특히 미국 주식 투자액은 12억3800만달러(약 1조3460억원)로 전 분기보다 195% 증가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 종목에 직접 투자하거나 해외 주식형 펀드를 찾는 대신, 상장지수펀드(ETF)를 애용하고 있다. 실제로 1분기에 미국 시장에 투자한 국내 투자 자금의 42%가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ISHARES CORE S&P500 ETF'에 몰렸다. 미국 S&P500지수 움직임에 연동하는 인덱스형 ETF다. 올 들어서만 10.5%의 수익률을 올려 성과도 좋다(7일 기준). 머니섹션 M플러스가 삼성증권 전문가와 함께 해외 ETF 시장을 살펴봤다.

◇해외 ETF 3500여개…실시간 거래·분산투자가 장점

ETF는 주식처럼 상장돼 있어 실시간으로 거래하면서도 다양한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해외에서도 ETF 투자가 인기다. 시장조사업체인 인덱스유니버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미국에 상장된 ETF 투자 자금은 1조490억달러(약 1140조263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ETF 시장이 자금을 끌어모으는 이유는 다양한 전략을 바탕으로 한 상품을 입맛대로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ETF 종류는 120개에 불과하지만, 미국은 1500개 ETF가 거래되고 있다. 전 세계 ETF 시장의 상품 종류는 3500개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절세 효과를 겨냥한 해외 ETF 투자가 늘고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 ETF에는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되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그러나 해외 증시에 상장된 ETF 투자의 경우엔 거래로 발생한 매매차익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만 내면 된다.

◇증시 등락폭 베팅부터 헤지펀드 따라 하기까지

해외 ETF 중에는 별난 투자 전략을 선택한 상품도 많다. 대표적인 예로 증시 등락폭에 베팅하는 '변동성 지수' ETF를 들 수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만든 시장 변동성 지수 'VIX'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ETF로, 주식시장 상황이 불안할수록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좀 더 안전한 투자를 원한다면 선진국 연기금이나 부유층의 투자 전략을 따라갈 수도 있다. 헤지펀드에 직접 투자하지 못하는 투자자가 헤지펀드 전략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는 '헤지펀드 ETF'도 나와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상품 중 하나인 'IQ Hedge Multi-strategy Tracker'는 헤지펀드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전략을 반영한 지수를 좇아가는 ETF다. 그 밖에 조지 소로스의 퀀텀펀드가 사용한 '글로벌 매크로' 전략을 따라가는 ETF, 기업 인수·합병에 대한 가치평가를 반영하는 ETF 상품도 나와 있다.

테마주처럼 '클라우드 컴퓨팅'에 투자하는 상품도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사용자가 여러 정보를 인터넷 공간에 저장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대표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ETF인 'SKYY ETF'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관련된 소프트웨어·플랫폼·인프라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미국 고배당주 지수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고배당 ETF, 재정위기로 늘 좌불안석인 유럽 국가별로 투자할 수 있는 유럽 ETF 등도 있다.

◇환율 변동 따라 성과 달라질 수 있어

해외에 상장된 ETF 투자는 해외 주식 매매처럼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해 할 수 있다. 해외 주식 중개를 하는 증권사에서 해외 주식 거래 계좌를 개설하고, 온라인으로 거래하면 된다. 해외 ETF를 사고팔 때에는 환율 상황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해외 ETF 가격이 오르고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오르면(원화 가치 하락) 수익이 더 늘어나지만, 환율이 내려가면 오히려 수익이 줄거나 손실을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