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人] '새로운 조용필' 보여주려 늘 고민했다

"앨범을 내면서 대중보다는 음악 하는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내놓고 보니까, 모든 사람이 다 음악 하는 사람처럼 느껴지네요."

올 상반기 음반 시장과 차트를 잇따라 정복한 가왕(歌王) 조용필은 15일 서울 이태원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벅찬 표정으로 가요계 돌풍 핵에 있는 소감을 말했다. 그의 19집은 발표 20여일 만에 18만장의 판매량(음반 유통사에서 출고된 분량)을 올렸다.

조용필은 힙합과 록, 하우스 댄스 등 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신곡의 돌풍의 원동력으로 '스스로 변하고자 하는 노력'을 꼽았다. "2010년대 들어와서 과거의 조용필이 아닌 새로운 조용필로 태어난 거죠. 과거는 과거대로 남는 것이고 앞으로 제가 어떤 음악을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거예요. 앞으로도 새로운 조용필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더 중요해요. 2003년 18집 앨범을 발표하고 변화에 대한 고민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음질(音質)에 지독하게 집착하는 것으로 유명한 조용필에게 19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런던에서 믹싱과 마스터링 작업을 마쳤는데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 거예요. 미국 스태프를 불러서 쓴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배우게 했고, 똑같은 곡을 많게는 네 번까지 믹싱과 마스터링을 처음부터 다시 했어요."

그는 인디 밴드들에 강한 애정을 보였다. "지금 밴드들이 굉장히 힘들어요. 저희가 초창기에 음악을 하던 60~70년대만 해도 미군 클럽이라는 공간이 있었지만, 지금은 설 무대가 많지 않아요. 밴드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있어야 합니다."

조용필은 K팝을 이끌고 있는 젊은 후배들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워낙 뛰어난 친구가 많아 K팝의 미래는 밝다고 봐요. 하지만 가수의 매력 포인트를 얼마나 빼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죠. 퍼포먼스도 중요하지만, 그 비중이 50%가 넘는다면 음악적 가치는 오히려 깎일 수가 있어요. 전 세계적인 히트곡들을 한번 보세요. 전주가 짧고 간주나 후주는 거의 없어요. 3분 20초 내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해요."

80~90년대 '한류 열풍'을 일찌감치 일으켰던 조용필이 17년 만에 해외에 진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음반 유통사인 유니버설 뮤직은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 본사에서도 조용필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일본 레이블에서 19집 앨범의 일본어 음반을 내자는 제안이 들어와 현재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