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Issue] 유학자금·해외 여행費… 환율 급등락할수록 관심받는 외화예금

환율이 급등락하면 관심을 받는 금융상품이 있다. 원화를 미 달러화나 일본 엔화 등 외국 돈으로 바꿔 저축하는 '외화예금'이 바로 그 주인공. 외화 가격이 쌀 때 미리 환전해두려는 실수요에 환차익을 챙기려는 투자 자금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이 판매를 시작한 외화 공동구매 예금 상품엔 하루 평균 3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달러·엔·유로…외국 돈으로 저축하는 외화예금

외화예금도 일반 원화예금처럼 목돈을 넣는 거치식과 일정 기간 나눠 넣는 적립식으로 나뉜다. 현재 환율이 충분히 낮다고 판단할 땐 거치식 예금에 가입해 환차익을 노리고, 실제로 외화를 사용할 일이 있을 땐 적립식 상품으로 꾸준히 외화를 저축하는 것이 기본 투자법이다. 외화 거래와 관련된 각종 수수료 감면 혜택도 쏠쏠하다. 외화예금 통장을 갖고 있으면 해당 은행에서 환전 수수료를 30~50% 깎아주고 해외송금수수료 등을 면제해준다. 외화예금의 금리는 통화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연 1% 내외로 낮은 편이다. 가장 수요가 많은 미 달러화는 연 1% 안팎, 일본 엔화나 유로화는 연 0.5~0.7% 수준의 이자가 붙는다. 상품마다 적립할 수 있는 외화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은행별로 가입할 수 있는 통화 종류를 비교해봐야 한다. 돈을 찾을 땐 원화나 해외 통화 중에 선택할 수 있지만, 원화로 찾게 되면 환전 수수료를 이중으로 물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해외여행·유학비 준비는 적립식 외화예금…환율 낮을 때 더 많이 저축

자녀를 외국에서 공부시키는 기러기 부모나 해외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면 적립식 외화예금이 유용하다. 외화를 사는 시점을 분산하면 평균 환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자유적립식으로 가입하면 환율이 낮을 때(외화 가치 하락) 더 많은 외화를 살 수 있다. 외환은행에선 6~24개월 만기로 가입할 수 있는 '더와이드(The wide) 외화적금'을 판매한다. 미 달러화와 유로화, 스위스 프랑 등 8개 통화로 가입할 수 있다. 가입자가 미화 500달러 이상 송금하거나 200달러 이상 환전하면 0.1%포인트씩 최대 0.3%포인트까지 금리를 더 준다. 우리은행은 다음 달 말까지 '환율케어(care) 외화적립예금'을 판매한다. 자동이체일 전날 환율이 이전 3개월 평균보다 낮으면 더 많은 외화를 사들이는 식으로 환율 수준에 따라 적립금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대 36개월까지 월 단위로 가입할 수 있고, 만기를 12개월 이상으로 정하면 가입기간에 따라 0.4%포인트까지 우대금리를 준다. 스웨덴 크로나, 싱가포르 달러, 홍콩 달러 등으로도 가입할 수 있다.

◇환차익 노릴 땐 거치식 외화예금…통화 분산 효과도

큰손들은 환율이 하락했을 때를 노려 통화 분산에 나선다. 금융자산을 원화로만 갖고 있기엔 불안하다는 것이다. 쓰임새가 많은 미 달러가 인기다. 장준영 외환은행 반포퍼스티지WM센터 PB팀장은 "고액 자산가들의 경우엔 본인 기준에서 환율이 많이 하락했다고 판단할 때 달러화 예금에 많이 가입한다"며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듯, 보유한 통화도 원화 외에 다른 나라 돈으로 분산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환차익을 고려해 외화예금에 가입할 땐 '달러당 1060원', '100엔당 1100원' 같은 기준을 세우고 환율이 이 기준에 맞으면 한꺼번에 목돈을 맡기는 전략을 추천한다.

기간 한정으로 가입할 수 있는 공동구매 외화예금은 모인 금액이 많을수록 금리가 높아진다. 외환은행은 '외화공동구매정기예금(13-2차)'을 다음 달 10일까지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9900만달러 한도로 판매한다. 가입기간은 3~12개월 중 월 단위로 선택할 수 있고, 미 달러화·유로화·일본 엔화·영국 파운드화 등 14개 통화 중에 고를 수 있다. 최종 모집금액이 500만달러 미만이면 0.05%포인트, 500만달러 이상이면 0.1%포인트의 금리를 얹어준다. 인터넷으로 가입하면 0.1%포인트 더 우대받을 수 있다.

외화를 아무 때나 넣고 뺄 수 있는 수시입출금식 외화예금도 있다. 기업은행의 '원화·외화 내 맘대로 통장'은 여행 다니면서 남은 외화를 잠깐 넣어두는 데 유용한 상품이다.